interview/Artist

정흥섭,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이미지 탐구 _interview

aliceon 2009. 3. 2. 22:33

우리는 가상과 실재가 혼재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사진은 더 이상 현실의 증거가 아니며 신문과 방송 등의 뉴스들은 같은 사건을 너무나도 다른 시각과 견해로 세상의 일을 전달한다.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수많은 표상 없는 이미지들이 부유하고 있는 이 이미지 세상 속에서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와의 이미지에 대한 문제를 탐구하고 있는 작가 정흥섭을 만나 보았다.

aliceon 현대조형예술작가로서 자신을 소개하고 계십니다.^^ 영상과 디지털 기법을 포함한 (뉴)미디어와 더불어 종이 같은 (올드)미디어를 함께 사용하고 계시는데요, 첫 질문은 역시 작업을 진행해오신 과정에 대한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요. 또한 어떠한 변화와 함께 해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정흥섭 어릴 때부터 그림 보는 것을 무척 좋아했어요. 어머니 등에 업혀 시장이나 가게에 돌아 다니다 액자에 걸린 그림들을 발견하면 한참을 쳐다보고 그러다 서둘러 나올 때면 영락없이 울어버리곤 했다고 어머님으로부터 들었어요. 저에게는 어머니 등이 최초의 미디어이자 리모콘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치원보다 미술학원을 먼저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습관이 하나 생기게 되었어요. 새로운 스케치북이 생기면 항상 스케치북의 첫 페이지에는 스케치북 표지의 그림들을 따라 그리는 습관이었지요. 어쩌면 지금까지 해온 작업에도 이러한 습관들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의 생각을 되짚어 보면 크게 두 가지의 소유욕으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물질적인 소유(똑같이 그린 그림을 가지고 있다는)와 기술적인 소유(똑 같은 그림을 그릴수 있다는)이지요.

예술은 항상 슬픔을 품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술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하고소유하게 되면 동시에 표현대상과 작품은 영영 이별을 하게 되니까요. 인간에게 있어서 이 어쩔 수 없는 이별, 죽음이라는 것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것이 예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그러다 작품을 바라보는 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하는 자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작업들을 진행해 오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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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B 2008 / paper sculpture / 300 x 300 x 60 / Galerie Neuf, Nancy France


aliceon 영문과를 졸업하시고 유럽으로 건너가 대부분의 시간을 그 곳에서 보내시며 교육과 작업 활동을 진행하셨습니다. 자신의 작업에의 길로 그러한 공간과 전공을 선택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예술에 대한 관심은 늘 있었지만 작품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좀 늦었어요.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확실한 결정을 하게 되었지요. 사실 이러한 생각에 이르고 늦었다라는 말 자체가 이상하지만 한국 미술교육의 상황은 현실적으로 그러하잖아요. 재수를 해서 미대에 갈까 하다가 세상은 넓다^^라는 것을 생각하고 외국어를 공부해서 세계를 대상으로 시각예술을 공부해 보기로 결정했지요. 영문과를 들어 가서 영어를 공부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유학은 프랑스로 떠나게 되었어요.

어쩌면 가장 낮 선 곳이 스스로를 잘 이해하게끔 해주는 것 같아요. 한국 남자들은 군대를 가잖아요. 병영 생활 동안 자기를 돌아볼 시간과 여유가 가장 부족한 시간임에도 자기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물론 이러한 이유에서 유학을 결정하고 떠나온 것은 아니지만 9년 동안 이곳에 머무르게 된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 해봅니다. 


aliceon 작가님의 작업을 살펴보면,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계시다기보다는, 우리 주위의 여러 가지 기성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조합하여 작업을 진행하고 계신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어떠한 것을 염두에 두시고 작업의 흐름을 이끌어 가시는 지요.

정흥섭 오늘날은 이미지의 홍수 시대인 것 같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하루에도 수많은 이미지들을 봐야 하는 시대이지요. 그래서 사실 오늘날 ‘본다’라는 행위 안에는 ‘선택한다’라는 의미가 더 많이 부여되는 것 같습니다. 그 선택 속에는 말씀하신 수집, 조합이라는 정신적 행위가 포함 되어 있겠지요. 모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이러한 정신적 행위들을 저는 작업을 통해 물리적 행위로 옮긴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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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2008 2008 / paper sculpture / 500 x 1100 x 150 / altpace LOOP


aliceon <FIFA2008>이나 <CALL OF DUTY2> 등 많은 작품을 살펴보다 보면 외향적으로 비치는 조형적 특성에서 권오상 작가의 작업을 떠올리게 됩니다. 또 한 편으로는 사진 텍스쳐의 밀도 면에서 시각적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 유사점과 차이점에 대해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2차원 이미지에서 3차원으로 변환하는 과정이 보이는 듯 한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어떤 것을 전달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정흥섭 사실 한국에서 전시를 시작하기 전 까지는 권오상작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한국에서 전시 후 많은 분들에게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찾아 보았는데요. 외향적인 부분에서 많이 닮아 있더군요. 2차원의 이미지들로 구성된 3차원 조형물이라는 점에서 말이죠. 하지만 그 접근 방법이 확연히 다른 것 같습니다.

권오상작가의 경우는 현실에 분명히 존재하는 대상으로부터 작업이 시작됩니다. 이 모델을 자신이 직접 사진 촬영을 하여 평면 이미지들을 만들어 낸 뒤 다시 입체조형으로 조합하는 과정을 거치는 시각적인(optic)코드의 작업입니다. 결국 권오상 작가는 2차원 이미지와 3차원 조형물이 공존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었지만 이미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을 사진 찍는 행위를 통해 3차원 공간과 공존할 수 없는 2차원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결국 그의 조형작품은 실존하는 정물이나 인물로부터 떨어져 나온 것(production)이지요.


Error, 권오상, C-prints,mixed media, 138x118x185cm, 2005-2006

저는 어떤 대상으로부터 이미지를 만들어 내지 않고 그 시작 자체가 2차원인 이미지를 선택, 찢어 붙이기 작업을 통해 3차원 조형물로 표현합니다. 피사체가 아예 없거나 이미 시뮬라크르 된 이미지들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결국 떨어져 나온 그 어떤 대상도 없는 순수한 2차원과 그 이미지들로만 구성된 3차원의 공존 즉, 대상자체가 작품이 되는 것(post-production)입니다. 작업에 있어 이 용법적인(usage)코드가 권오상 작가와 다른 부분인 것 같습니다. 생산의 영역이 아닌 활용의 영역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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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OF DUTY2 2008 / installation : paper sculpture, computer_video game'call of duty2 / 600 x 600 x 300 / Altspace LOOP

이러한 개념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는 작품들로 이야기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2004년경의 작업인 <no title>연작은 2차원 이미지들로 구성된 3차원 조형작품들과 반대로 3차원 사물들의 표면에 해당 사물의 2차원 이미지들을 덮어 그리는 작업입니다. 대상과 작품의 또 다른 공존의 모습이지요. 2007년작인 <world trade center>에서는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은 트윈타워의 건축도면들을 총 2450페이지의 A4size로 출력한 뒤 이를 건물 각층의 높이에 일치하게끔 도면들을 쌓아 올려 2차원 평면 이미지들로 구성된 3차원 조형물을 볼 수 있는데요. 이 작품 속에서도 순수한 2차원과 3차원의 공존, 대상자체가 작품이고 작품자체가 대상이 되는 것(post-production)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post-production’_Nicolas Bourriaud 



train 2006 / installation video / Altspace LOOP


aliceon 여러 가지 작업들 중 특히 <train> 이 눈에 띄었습니다. ^^ 처음에는 한 기차 안에서 서로 다른 두 카메라를 통해 같은 시간선상의 동영상이 프로젝션 되는 것 같았는데 유심히 보다 보니 같은 영상이 시간차가 있게 보여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어떠한 점을 전달하고 싶으셨는 지요.

정흥섭 앞에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요즘은 이미지와 함께 영상이미지가 충만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하루가 24시간이라면 하루에도 24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영상물들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지요. 특별히 인터넷 공간이 이를 극대화하는 곳인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을 뒤덮고도 남을만한 엄청난 양에 비해 읽혀지는 영상코드는 굉장히 획일적인 것을 발견했는데요. 공간지각적인 코드입니다. 동영상이라는 말 자체에서도 벌써 움직임을 통해 영상을 판독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현실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뒤로하고 현대사회의 속도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이 분주한 움직임은 현대의 영상 속에서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영상작품에서 이야기 하고자 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도 일상적인 공간지각적 영상판독 코드와 속도감을 되짚어 보자는데 있습니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두 화면상의 영상은 동일한 시간대에 촬영된 다른 공간(2개의 기차 창)의 영상들이 아니고 복제된 동일한 영상이 다른 시간대(1초의 시차)에 읽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판독오류를 가능케 하는 이유는 기차 창 밖 일상의 풍경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과 습관적인 공간지각적 영상판독 코드 때문이지요.
작품 자체가 이야기하는 것은 영상의 ‘디지털 자기복제’를 통한 또 다른 자기자신의 ‘공간확보’입니다.



YOON DOO SEO 2005 / paper sculpture / 300 x 150 x 30 / Altspace LOOP


aliceon 작가님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영상을 사용하며, 가상세계의 물체를 현실세계로 투사, 변형시킨다 등의 지극히 디지털적인 위치에서 작업을 시작하고 진행하고 계십니다. 한편으로는 디지털적인 매체가 아닌 종이 같은 일상적이고 물질적인 재료를 가지고 이를 표현하고 계십니다. 이런 독특한 괴리에 대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정흥섭 종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여 작업을 해 온지도 수년이 지났습니다. 처음 시작은 사실 잠깐 사용하겠지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스쳐 지나간 생각과는 달리 꽤 오랜 시간 종이를 사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종이가 가진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 중 몇 가지만 이야기 하자면 가장 먼저 종이라는 재료는 물질세계와 가상세계라는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해 주는 재료라는 점이지요. 어떤 이미지(문자포함)도 그려지거나, 새겨지거나, 인쇄되어 지지 않은 종이는 지극히 물질적입니다. 동시에 종이 위에 어떠한 이미지(문자포함)라도 그려지거나, 새겨지거나, 인쇄 되면 종이는 지극히 비물질의 공간, 가상과 환영의 공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은 종이의 묶음은 '노트'라 불리 우고 빼곡히 문자가 가득 찬 종이의 묶음은 '책'이라 불리우지요.
두 번째로는 디지털 신호를 가장 먼저 물질화 하는 곳이 종이인 것 같아요. 모니터 상의 데이터가 최초로 물질세계에 발을 딛는 곳이 종이입니다. 또한 이를 통해 물질세계가 가장 먼저 가상화 되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세 번째로는 종이의 역사성인데요. 종이 위에는 인간의 세기는 행위, 그리는 행위, 쓰는 행위, 찍어내는 행위, 복사하는 행위, 출력하는 행위가 공존합니다. 또한 접는 행위의 대상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점들이 말씀하신 종이와 디지털기술, 가상세계 사물들과의 독특한 괴리들을 잘 설명해 주리라 생각합니다.


aliceon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미디어'media에 대한 이야기 부탁 드립니다. 

정흥섭 궁극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미디어는 무언가를 연결해주는 동시에 나누기도 하는 매체인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 생각과 생각……시각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좀 더 구체적으로 ‘미디어’란 현실과 가상을 나누어 주는 표면, 사람의 피부와도 같은 것이죠. 피부를 통해 자신이라는 존재와 공간을 나누고 연결하는 것처럼요.

요즘 ‘미디어 아트’라는 용어가 참 애매하게 쓰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런 것이 아직 생긴지 오래 되지 않아서 단어가 먼저 생겨나고 그 의미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기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이해하는 미디어 아트는 사진이나 영상. 인터렉티브 이러한 작품장르에 따른 구분이 아니라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흐름에 있어서 ‘매체’라는 요소가 두드러지는 작품들을 일컫는 말인 것 같습니다. 비슷한 예로 작품의 전체적 흐름에 있어 ‘컨셉’이라는 요소가 두각 된 작품들을 일컬어 컨셉츄얼 아트라고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왜냐하면 사실 ‘미디어’, ‘컨셉’이라는 요소는 존재하는 모든 작품들 속에 필수적이니까요.


WORLD TRADE CENTER 2007 / installation : paper sculpture, video'world trade center' / 10th international istanbul biennial / Altspace LOOP, Seoul Korea


aliceon 전에 이야기가 나왔듯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시며 전시와 작업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역시 한국에서의 전시 경험도 가지고 계시는데요 전시를 진행하며, 각자의 공간에서 작업을 하시며 느끼신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흥섭 일단 해외와 한국에서의 경험을 비교할 만큼 한국에서의 경험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기회 되는 데로 한국에서의 전시에 참여해야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겸손하게 이야기 한다면, ‘작업을 한다’, ‘전시를 한다’라는 것에 대해 유럽보다는 한국에서 조금은 과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현상일수도 있지만요 어찌 보면 아직 그 만큼 이러한 활동들이 아직 자연스러워 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좀 더 우리의 일상으로 이러한 예술행위들이 스며들어야겠구나 생각해 봅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 하지 않아도 다들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역사 가운데에서의 단절, 낯선 것들로 다시 시작되는 과정 속에서의 과도기라 생각하고요. 앞으로 많은 시간과 담론들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aliceon 다소 통속적인 질문이겠지만 한편으로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것 같아요. 미술이라는 분야에 대한 교육에 대한 느낌차이는 어떠한가요?

정흥섭 프랑스 미술교육의 시작은 굉장히 자유롭습니다. 일부의 예술학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예술학교에 분과(회화, 조소, 사진, 영상….)의 개념이 없고 조형예술 하나로 통합되어 있습니다. 그 자유가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어색하고 불안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자유로움은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는, 어떤 의미에서는 무언가를 표현 해야만 하는 재료가 저에게 먼저 주어 진 것이 아니라 모든 재료에 앞서 작업 주제가 먼저 저에게 주어졌던 것이지요. 
반면, 프랑스의 미술교육은 개념적인 교육에 조금 치우쳐 있다는 점을 발견했어요. 지금은 다 그러하지는 않지만 한국의 미술교육처럼 분과 위주의 교육방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제를 통한 표현재료의 선택이라는 개념적인 접근과 함께 표현재료를 통한 작업 주제와 소재로의 파고듦 역시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은 항상 손과 머리를 통해 나오는 것 같습니다. 


aliceon 앞으로의 작업에 관한 계획과 일정을 알고 싶습니다.

정흥섭 지금은 구상과 작업에 거의 모든 시간을 할애 하고 있어요. 늘 아마추어 같이 구상하고 프로처럼 작업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조금씩 반대로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프로같이 구상하고 아마추어처럼 작업하는…ㅎㅎ 작가로서의 활동과 경험이 늘어 갈수록 어쩌면 점점 힘들어 지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아이러니하게도 말이죠. 요즘은 이러한 생각과 습관들을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하는 중이에요.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은 디지털 가상 공간 속에서의 시각 역할에 대한 작업입니다. 아직 가상성은 지극히 시각적인 경험을 위주로 하고 있죠. 이 시각을 통해 다른 감각과 상황들을 은유하고 풀어나가는 부분에 대한 작업들입니다.


  Windows vista 2009 / paper sculpture / edition photo 21 x 27cm / JUNG Heung-sup


또 ‘디지털 화석’이라는 진행중인 연작 작업이 있습니다. 장구한 시간 속에 육중한 지층과 섬세한 화석을 만들어내는 현실과 달리 장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디지털 가상공간, 버리면 정말 사라져 버리는, 현실 속에서의 사라짐과는 다른 그 ‘사라짐’이 만들어 내는 디지털 공간과 시간 속의 화석은 어떠한 모습일까 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작업들입니다.

아직 한국에 잡힌 일정이나 전시는 없지만요 기회 되는 데로 찾아 뵙고 좋은 작품들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aliceon 여러가지 질문에 성심껏 답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업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