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Artist

김병호, 인간의 욕망을 디자인하는 작가 _interview

yoo8965 2009. 4. 17. 04:54


작가 김병호는 1974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홍익대 판화과 및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영상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국립고양스튜디오의 입주하여 활발한 작품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인간이 지닌 욕망과 같은 일종의 판타지를 자신의 작품으로서 실체화하고 있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미디어를 개입시켜 새로운 감상을 제공하고 있다.








김병호_ByoungHo Kim

website : www.bitpaste.com

E-mail : kimbyoungho@gmail.com

2008 Assembled Fantasy - 웨이방갤러리, 서울

2006 Their Flowers - 쿤스트독갤러리, 서울

2005 부유하는 설치전 (Magnet Installation) - 한전프라자갤러리, 서울





Q. 판화과 및 영상공학과를 거쳐 현재 작업까지의 과정에 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어릴 적, 관심사가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리는 것보다는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것이 조소, 조각 쪽으로의 막연한 방향이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판화는 그러한 방향과는 조금 다르지만, 이 부분 또한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여 대학원까지 진학을 했는데, 그 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던 거죠. 판화라는 장르는 매력적인 장르임에는 틀림없지만, 공간 속에서 입체적으로 확장시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가 추구했던 방향이 미술, 자체에 관한 것이었기 때문에, 순수 예술을 넘어 미디어와의 결합까지 시도해보고 싶었습니다. 중앙대 대학원에서는 미디어와 영상을 많이 접해보게 되었는데, 국내 미디어를 통한 작업 방향이 큰 부분에서 영상과의 관계 속에서 진행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러나 미디어가 재료로서 예술과의 결합되는 부분은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재료로서 미디어를 잘 파악하고 예술 작업에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이러한 관심사들이 현재의 작업들을 만들게 된 이유 같습니다.



 

Q. 예전 전시에 출품하셨던 <Floating Space>와 같은 작업에서 이후 <Silent Pollen>과 같은 작업들에서 보여주고자 하였던 의미는 어떠한 것입니까?

 

프로젝트 위주의 작업을 진행했던 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 작업에 집중하면서, 이제까지의 실험과 변화의 과정들이 자리 잡혀 가고 있는 상황인 듯 싶습니다. 첫 번째 개인전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반 년 정도 지난 후에 진행한 것이었는데, 그 때는 에너지에 관한 관심으로 시작했었던 것 같습니다. <Floating Space>, <Floating Light>, <Floating Land>이라는 제목으로 에너지가 어떻게 공간 속에서 실체화 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 드리자면, 자석과 전자석을 이용하여 그것이 지닌 두 가지의 성질을 사운드라는 다른 에너지로 청각화하여 보여주었고, 또한 빛의 움직임으로 보여주려고 했었습니다. , <부유하는 공간, , 설치> 공간과 사운드, 빛의 움직임, 중력과 그 반작용을 자석을 이용해서 당기고 미는 힘 사이에 존재하는 날카로운 순간의 에너지들이 산란되는 장면을 미디어로 포착하려고 한 것입니다. 당시 생각에는 예술가가 칼날 위에 서있는 무당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무당과 같이 세상의 안과 밖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면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형상화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두 번째, 세 번째 개인전) ‘증식, 확장에 관한 고민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판타지에 관한 것인데, 사회가 만들어 내는 판타지, 나의 판타지, 당신의 판타지 더 나아가서는 예술의 판타지를 구현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예술은 그 자체로 하나의 판타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현재의 나의 고민은 이러한 판타지를 어떻게 표현하는가하는 것입니다.

 


Q. <Silent Pollen> 시리즈에서는 꽃을 형상화한 구조가 나타납니다. 그러한 메타포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선, 꽃의 생식구조를 생각했습니다. 소리 없이 번식하고 증식하는 그러한 꽃이 지닌 시스템이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코카콜라가 우리 문화에서 우리 자신도 모르게 퍼져있듯이, 사람들 마음 속으로 침투하는 소리 없는 강력한 증식 작용을 보여주고자 한 것입니다. 이러한 판타지에 꽃이라는 생물체가 비유적으로 사용된 것입니다. , 식물()이 지닌 조용하고 강한, 증식작용을 빌려온 것이죠. 여기에 미디어를 프로그래밍하여 꽃의 소리 및 증식작용을 표현하였습니다. 이미지는 사실, 꽃이라기 보다는 나팔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Q. 욕망이란 주제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3회 개인전에서는 지금까지 생각했던 판타지를 욕망이란 부분으로 부각시켜 가시화하였습니다. 판타지가 발생하였을 때, 그러한 판타지를 만들게 된 동인으로서의 욕망의 덩어리, 본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욕망이란 부분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고,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이겠죠. 제가 보는 욕망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하여 설치 작업에 미디어를 개입시켜 사운드를 발생시켰습니다. 다만, 그러한 미디어의 개입을 조절하여, 제목처럼 소리 없는 생식구조 혹은 증식구조가 작은 사운드로 나타나게 만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미디어를 사용한다기 보다는 조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각의 대상이 되는 차가운 존재들을 미디어를 통해 온기를 불어넣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미디어를 사용하는 작업들이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내게 있어 미디어의 개입 여부는 전체 작품의 퍼센트로 보자면 의외로 적습니다. 작품에 들이는 시간으로 보자면, 외형적인 조각 작업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습니다. 다만, 차가운 조각에 사람의 뇌처럼 미디어가 작용하게끔 하는 것이 고민입니다.


 

Q. 미디어가 1%. 조각이 99%라는 비유를 하셨는데, 이에 관한 보충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우선, 그 말은 일종의 비유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시간을 할애하고, 전체적인 구성면에서 보자면 비율 대비가 그러하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미디어의 개입을 줄이려고 합니다. 이는 제가 미디어를 보는 관점 때문일 텐데요. 저는 미디어가 너무 강력한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움직임을 수반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인위적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센 미디어가 작품에 개입하게 되면, 개인적으로 조금 불안합니다. 작품을 느끼기 보다는 무언가 즐기고 이용해야 할 것 같은 느낌들이 제게는 맞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1%라고 할지라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서 제 작업에 개입됩니다. 반어적일지는 모르겠지만, 감추면 감출수록 더 파급력이 있는 것이 미디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논리적 구조를 가지고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미디어를 사용하면서도 이전의 용도와는 조금 다르게 역할 설정을 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미디어아트에서의 상호작용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 개인적으로 강압적 인터렉션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설치가 되어있는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작용 정도를 미디어의 개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설사, 관람객들이 작품과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아도 그것이 자연스럽다면 그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럴 때, 미디어가 자유롭고 가벼워진다는 느낌을 갖게 되거든요.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에서의 설치 작품은 이러한 생각들을 반영한 것입니다. 마치 사찰에 있는 풍경처럼, 환경 혹은 공간과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만들어내고 싶었습니다. 작품이 설치된 남서울 분관이 위치한 사당 역은 도시의 소음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풍경이 제공하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체험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작품 속을 들여다보면, 작업에서 들리는 사운드는 주변음을 컴퓨터를 이용해 주파수 변조 과정을 거쳐 실시간으로 재생산합니다. 소리 자체가 녹음되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경계의 작용처럼 만들려고 했습니다.

 

Q. 김병호 작가의 작업은 기존의 조각 작품과는 조금 느낌이 다른 부분이 있는 듯 합니다. 미디어의 개입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작업의 외형에서 드러나는 차가운 기계적 느낌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따듯한 감성적인 면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작품에 형체 없는 미디어를 실험적으로 사용해 보고 있습니다. 원래 시각적인 예술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미디어와 내 작업은 연결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설치 부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원래 하고 싶었던 조각 작업을 하면서 작은 미디어를 침투시켜 작업의 재미를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업을 만들 때, 미디어의 개입을 생각하게 됩니다. 제 작업이 원래 조소작업을 하는 작가들과는 느낌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그런 이유가 원래 전공이 달랐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미디어의 개입을 생각하는 지점들이 결국 결과물에서의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2008년작 <Assembled Fantasy>에 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작년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작업입니다. 제목처럼, 욕망을 조립하는 기계를 만들어보자고 했던 것이 이 작품의 시작이었습니다.

욕망이 조립되는 순간들이 작품의 부분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는데, 작품 자체가 조립, 분해가 가능합니다. 이는 용접을 통한 과정이 아니라, 조립식 부품처럼, 결합과 해체가 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여러 가지의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욕망들이 하나의 조립체로서 혹은 저마다의 개체를 가지고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당분간은 이렇게 조립과 분해가 가능한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후 계획되는 해외 전시에 출품할때에도, 이러한 형태들이 운송에 유리하기도 하거든요^^;

 

Q. 작품을 보면, 형태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형체를 뽑아내실 때, 여러가지의 모티브가 있을 것 같은데, 작품을 구상하실 때 어떠한 생각을 하시나요?

 

저는 세상에 없는 형상을 만들어보려고 시도합니다. 물론, 그러한 시도들도 과거의 제 경험과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일지 모르지만, 형태가 기능에 대한 예상을 어렵게 만들 때, 오히려 주제를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여 욕망의 판타지라는 부분에서도 판타지 자체가 형체가 없는 것이기에, 만약 그러한 개념들이 형체화 된다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우선, 5월에 현재 입주하고 있는 국립고양스튜디오의 오픈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또한, 그와 동시에 귀국보고전이 진행됩니다. 지난 2008 12월에서부터 2009 2월까지, 국제교환프로그램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의 문화부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곳에서 작업한 작품들과 몇몇 작업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그보다 먼저 진행되는 서울시립미술관의 新오감도전에 설치 작품을 한 점 전시할 예정입니다.

 

Q.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Interviewer. 유원준(앨리스온 편집장) /  photograph. 허대찬(앨리스온 에디터)

 

 

_Profile

 

Name : ByoungHo Kim

Born in 1974

Nationality : South Korea

Mobile : 0082-10-4499-9944

Personal website : www.bitpaste.com

E-mail : kimbyoungho@gmail.com

Address : 112-302, Doosan Apt., Geumho-dong, Seoungdong-gu, Seoul 133-751, South Korea

 

Selected Solo Exhibitions

2009 Two Silences, Gastatelier der Stadt Frankfurt am Main, Germany

2008 Assembled Fantasy, Weibang Gallery, Seoul, Korea

2006 Their Flowers, Gallery KunstDoc, Seoul, Korea

2005 Magnet Installation, KEPCO Plaza Gallery, Seoul, Korea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09 Artists in Residence - Jahresausstellung der Frankfurter Gastkunstler, Frankfurt, Germany

2009 Polarity - The opening exhibition of Melanie Rio Gallery, Melanie Rio Gallery, Nantes, France

2009 Home & Away, The National Art Studio Goyang, Korea

2009 Art and Synesthesia,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2009 INTRO, The National Art Studio Goyang, Korea

2008 Seoul Design Olympiad 'Design is Air', Olympic Main Stadium, Seoul, Korea

2008 30th Special Exhibition, Kwanhoon Gallery, Seoul, Korea

2008 5th Changwon Asia Art Festival, Seongsan Arts Halls, Changwon, Korea

2008 Asia Art Network, KEPCO Plaza Gallery, Seoul, Korea

2008 Special Exhibition of Seoul Living Design Fair 2008 ‘Salon de Living’, COEX, Seoul, Korea

2007 Mixed and Matched, Bitforms gallery, Seoul, Korea

2006 4th Seoul International Media Art Biennale - Media Scene in Seoul "Merz's Room",

         Nam Seoul Anes building of the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2006 Posco Steel Art Award, Posco Art Museum, Seoul, Korea

2006 Magic Garden, Young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Gwangju, Korea

2006 Who’s who, Hyundai Department Store Sky Dome, Seoul, Korea

2006 Space in Motion, Gallery THE SPACE, Seoul, Korea

2005 Sewoon Plaza Project, Sewoon Plaza, Seoul, Korea

2005 DigiScape, Gallery THE SPACE, Seoul, Korea

2004 STREAM, Kyunggi Cultural Foundation Gallery, Suwon, Korea

2003 Crystallization of Time, Dukwon Gallery, Seoul, Korea

2003 Beyonds Images, Dukwon Gallery, Seoul, Korea

2003 Video on Demand, Gallerie PICI, Seoul, Korea

2003 New Frontier, Taegu Culture and Arts Center, Taegu, Korea

2002 Capturing Nine Colores, Young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Gwangju, Korea

2000 Vision of 15 Minutes, Back-sang Gallery, Seoul, Korea

1999 Another World, Hanwon Museum, Seoul, Korea

 

Performance (with 'Assembled Fantasy')

2009 Continuum, The National Art Studio Goyang, Korea (Performer : Yang, Tae Seok & HwaHwa))

2008 Flower Fire, club Oi, Seoul, Korea (Performer : HwaHwa)

2008 Industrial Music Performance, Seoul, Korea (Performer : DJ Quartz)

 

Artist-In-Residence Program

Dec, 2008 ~ Feb, 2009

International Artist Exchange with Artist-In-Residence program, Kulturamt Frankfurt am Main, Germany

Nov, 2008 ~ Oct, 2009

5th long-term Artist in The National Art Studio Goyang, The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Korea

 

Artist Talk, Prizes and Professional Experiences

2009 Artist Talk in Kunsthochschule Kassel, Kassel, Germany <Jan 16, 2009>

2009 Artist Talk in INM-Institute for New Media, Frankfurt am Main, Germany <Jan 13, 2009>

2008 Designer Talk in Seoul Design Olympiad 2008, Seoul, Korea

2008 Selected Artist in Arts Council Korea

2006 Selected Artist in 1st POSCO Steel Art Award, Korea

2005 Public Workshop(with Olaf Val) in 3rd Seoul International Media Art Biennale, Korea

2005 Selected Artist in KEPCO Plaza Gallery, Korea

2002 2nd Prize in NHK BShi 1 Minute Movie Festival, Japan

2002-2004 BK21 Scholarship researcher in Ministry of Education, Science And Technology, Korea

 

Educational Courses

2004 M.S in Major of Technology Art, Graduate School of Advanced Imaging science,

         Multimedia & Film, Chung-Ang University, Seoul, KOREA

2000 B.F.A in Dept of Printmaking, College of Fine Arts,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