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technology & tools

잡담을 위한 어플 F-MyLife

aliceon 2009. 4. 22. 18:02

앨리스온의 아트 디렉터님도 그렇지만 저도 아이팟 터치라는 기기에 대해 열광적입니다.^^
(멀티)터치라는 감성적인 입력 방식,
(제약이 존재하긴 하지만)오픈된 구조를 통한 방대한 어플리케이션 개발,
(아이폰처럼 자유롭진 않지만)무척 편리하고 더더군다나 공짜인 wifi를 통한 인터넷 접속
(능력봉인이라는 치사한 수를 쓰긴 했지만)강력한 하드웨어와 그를 충분히 이용 가능케 하는 OS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어우러져 기존의 기기에서 볼 수 없었던 많은 문화적 모습과 반응들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재밌고 편리한 것을 넘어서 새로운 '무언가'가 보이고 있는 것이죠.

그 중 하나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 소통입니다.
창피하지만 디지털, 온라인 문화에 관심있다고 하는 인간이 이제서야 twitter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전 간단히 말해 댓글놀이인 이 플랫폼을 처음에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겨 버렸었죠. 블로그 포스팅이 오히려 강력하면 강력했지... 댓글만 붙이는거 같은데 뭐 별로... 이랬었는데 어느새 거대한 문화적 흐름의 위용을 보이고 있습니다.
계층, 지역, 집단의 구분 없이 실제로 머라이어 캐리나 오바마, 앨 고어와 농담따먹기를 할 수 있는, 아니 하고 있는 것이 바로 twitter입니다. 온라인 시스템을 통한 '밀착성'과 텍스트 미디어를 이용한 '지연성delay'이라는 상반된 특성이 모여 편안함, 격의없음을 통해 강력한 접근성과 몰입성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와....

아이팟 터치에도 물론 이 twitter를 사용할 수 있는 어플이 있습니다. 굳이 컴퓨터를 키지 않더라도 무선랜이 잡히는 곳에서는 편안히 버튼만 눌러서 보고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또 하나 발견한 비슷한 온라인 문화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이번에 소개하는 FML이라는 어플입니다.
서론이 좀 길었네요.^^;; 잠들기 전에 불끄고 누워서 뭐 새로 나온게 있나... 하며 App store를 뒤적거리다가 이녀석을 발견했습니다. 무료 어플 중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어서 제대로 확인도 안해보고 받아 실행을 시켜보니 텍스트만 잔뜩 떠서 처음에는 그냥 지워버릴까 했었지요. 그러다 문득 이게 왜 이렇게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나... 궁금해서 나열되어 있는 텍스트들을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오지게 몰입해서 읽다가 덕분에 한 30분정도 늦게 잠들었네요.
몇가지 소개하자면

거래처와의 미팅이 2월 14일로 미루어졌다는 메일을 오늘 아침에 받았다...
미팅이 발렌타인 데이에 있다는 것과  그거 빼곤 어차피 할것도 없다는 것 중 어느 것이 정말 슬픈 일인지 난 모르겠다.. FML

오늘 버스타고 출근하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내 옆에 앉으셨다. 중간쯤 왔는데 그 할머니가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드셨다. 나이스해지기 위해(trying to be nice감은 확실히 오는데 우리말로 해석하려니 힘드네요;;) 내리기 전에 조심스레 할머니를 깨우려고 했다. 할머니는 잠든 것이 아니었다. 난 죽은 사람을 30분동안 내 어깨에 뉘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FML
(워;;;;;;;;;)

오늘 우편을 통해 신청했던 여권을 받았는데 내 생일이 틀리게 기재되어 있었다. 그걸 보고 난 생일 입력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보냈던 신청서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그 원인은 이렇게 밝혀졌다. 내 부모님은 잘못된 생일로 16년 동안이나 내 생일을 축하해 왔던 것이다... FML

ㅋㅋㅋㅋㅋㅋ
아... 시트콤에 나와도 좋을 안습 실화들 혹은 충격적 이야기들의 공감 공유를 위한 어플이었습니다.
어플 이름도 다시 살펴보니 Fu**ing My Life였고요. 아놔....ㅋㅋㅋ 더더군다나 문체들이 참으로 침착해서 더더욱 웃기네요.
카테고리별로 어떤 상황을 겪고 나서 쭈그려않아 바닥에 의미없는 낙서를 하며 올릴법한 이야기들이 게시되고
그 이야기를 읽은 사람들의 공감어린 리플들이 그득히 담기고 있었습니다.
이거 웃기지 혹은 나 좀 위로해 줘 라는 아우라가 풀풀 풍기는 이야기들이 화면에 떠오르고,
공감하거나 다독이는 사람들이 모입니다.
이 모든 것은 시간차를 두고 텍스트를 통해 조합되고 확대되고 공유됩니다.
이런 온라인 수다, 대화들은 그것을 읽는 사람들에 의해 선별되고나 각색되어
전통적인 대화, 즉 오프라인상의 대화를 통해 또한번 퍼져나가겠지요.

고용량화, 고속처리 등을 통한 실시간, 고화질, 고밀도화, 이미지화 이지만 오히려 거꾸로 가면서도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 주목할 만 합니다.
또한가지,
영어공부 하실 분들께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