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The Virtual Window From Alberti to Microsoft_book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5. 19. 19:24



(window)은 인간을 세계와 연결해주는 통로에 관한 은유적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어왔다. 르네상스 시대 원근법적 재현과 회화론을 정립한 알베르티는 건축적 구조인 창을 회화론에 도입하여 3차원의 세계를 2차원의 회화공간에 재현하는 원리를 정립했다. 알베르티의 원근법은 회화뿐만 아니라 서구의 예술과 사상 그리고 그들의 세계관을 관통하는 굳건한 토대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낸 현대 건축과 스크린 미디어는 우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과 만나게 한다. 세계는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창을 통해 전달되는 동영상 이미지로 뒤덮이게 되었고, 따라서 새로운 이미지 세계와 호흡할 수 있는 인식과 감각의 능력이 요청되고 있다. 저자 앤 프리드버그(Ann Friedberg)는 이 책을 통해 1900년대 이후 새로운 도시환경과 이미지의 등장이 야기한 공간과 시간 개념의 극적인 변화에 주목하면서, 세계와 나를 연결해주는 새로운 창인 스크린에 대한 다양한 철학적 예술사적 고찰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이미지의 변화, 특히 움직이는 이미지의 등장과 함께 관객 혹은 뷰어가 이미지와 맺는 관계에 주목한다. 또한 알베르티에서 마이크로 스프트에 이르기까지라는 극명한 부제를 붙임으로써 밝히고 있는 것처럼, 매체의 변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이미지의 속성을 스크린 미디어의 변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서론에서 창이라는 은유를 통해 프레임이나 스크린을 통한 이미지와 인간, 가상과 인간의 연결을 고찰하고 창이라는 개념이 매체의 변화와 함께 변화되고 확장되어 왔음을 소개한다. 또한 창의 확장된 개념을 각각의 시기에 대한 날카로운 진단을 내렸던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논지와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 1장에서는 원근법을 통해 세계가 화면 속에 옮겨지고 재현될 때, 보는 이의 시선은 화가에 의해 선택된 화면에 고정되고, 따라서 세계와는 단절된 이미지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음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세계 내와 외부 존재의 인식론적인 단절을 이야기한 데카르트의 세계관이 텔레커뮤니케이션과 원격현전의 세계에서 불가피한 변화를 맞게 되었음을 강조한다. 2장에서는 3차원 공간을 2차원 평면으로 옮김에 있어 원근법의 카메라 옵스큐라와 현대 사진과 동영상 속  공간 재현의 구조적인 유사성과 차이점을 비교하여 설명한다. 특히 동영상의 등장으로 고정된 시점에서 벗어난 이미지의 운동성, 즉 공간과 시간의 복합적이고 파편화된 재현에 주목하면서, 하이데거의 기술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과 프레임이 갖는 철학적 미학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3장에서는 유리의 개발로 인해 건축물들이 외부의 세계를 그대로 비추는 투명한 창이됨에 따라 현대 회화가 겪게 되는 재현의 문제, 이어서 회화와 스크린 위에서 펼쳐지는 가상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다. 특히 베르그송의 기억의 문제에 관한 논의를 들어 가상이란 곳 기억의 비물질적인 묘사라는 논의를 통해 가상적인 이미지를 설명한다. 4장에서는 2차원의 평면을 벗어나 3차원 공간을 스크린으로 삼는 건축, 설치, 가상현실과 같은 확장된 스크린을 논의한다. 실제 공간이 곧 스크린이 되는 상황, 즉 스크린이란 바로 영상이 쏘아지는 바로 그곳이라고 한 비릴리오의 논의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스크린의 변형가능성으로 인해 현실 공간이 곧 스크린과 이미지로 뒤덮인 상황 속에서 현실과 가상의 혼재 양상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다.  


이 책은 가상과 현실이 혼재하는, 즉 이미지 세계를 더 이상 가상이라고 규정하기 힘든 오늘의 상황에 대해 새로운 논의나 신선한 시각을 제안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창이라는 이미지의 이미지의 세계와 실제 세계가 교차하고 융합되기까지의 과정을 매체의 변화를 중심으로 심도있게 고찰하였다. 또한 새로운 매체이미지를 통해 맺계되는 인간과 세계의 관계 그리고 세계 이해의 방식의 변화에 대한 깊이있는 예술사적, 철학적 고찰을 연결하는 연구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저술이라 생각된다.

<저자 앤 프리드 버그는 현재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Cinematic Arts 학부 교수로, 현대 미디어 문화에 관한 이론가이자 역사가이다. 그녀의 다른 저서로는 Window Shopping: Cinema and the Postmodern, Close Up 1927-1933: Cinema and Modernism 등이 있으며 현재 영화, 미디어 역사, 미디어/뉴미디어에 관한 역사방법론, 비평이론, 페미니즘 이론, 19세기 비주얼 컬쳐, 초기 영화, 글로벌 미디어 컬쳐 등을 강의하고 있다.>

<Table of Contents>

Acknowledgments  ix


Introduction  1  

1. THE WINDOW 25

   Lens I: Descartes's Window  50

 

2. THE FRAME  59

   Lens II: Heidegger's Frame 94

 

3. THE AGE OF "WINDOWS"  101

   Lens III: Bergson's Virtual  140

 

4. THE SCREEN  149

   Lens IV: Virilio's Screen  182

 

5. THE MULTIPLE   191

 

Conclusion: The Future of Windows

Smart Glass, Streaming Portals, and Screenless Images   240

 

 Postlogue 2005    245

 

 Notes  249

 

 Ind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