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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여, 중심으로 향할 것이 아니라 중심이 되자!_alic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6. 9. 08:22



변방과 중심. 초록빛으로 빛나는 둥근 지구에서 이러한 구분은 참으로 낡은 개념이 오래다. 패권을 힘센 자가 되기 위해 견제하고 시기하고 다툼을 벌이던 시대는 지구가 네모이거나 세모라고 믿었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그런 시대의 잔재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던 시간을 거치면 서서히 사라졌다. 다수의 중심이 생산적인 힘을 발휘하는 구조, 이것이 우리의 시대의 문화생산 혹은 문화담론의 아주 그림일 것이다. 얼마 서울에서 열린 <A3 아시아 아트 어워드 포럼>이라는 행사는 이러한 문화지형에 대한 생각들을 다시 한번 정리하게 해주었다.

행사의 취지이자 지향하는 바는 국내 아시아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세계로 진출시키기 위한 유통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과, 이를 통해 아시아 현대미술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동시대 현대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해온 서구 중심의 판도의 변화를 주도하려는 노력일 것이다. 행사란 것은 항상 정당한 평가를 내리기에는 조금 지켜보아야 하는 부분이 많다. , 시작의 시점에서 주목할 것들이 눈에 보인다. 우선 행사가 준비되고 진행되는 과정에 대한 부분이다. 아시아 지역, 아시아의 예술가들로 특화시키고자 많은 행사들이 등장하고 사라졌다. 정부 주도로 아시아의 문화 중심도시를 만들겠다던 거대한 프로젝트는 해를 거듭하며 담당자와 자문단들만 차례 교체될 이렇다 성과를 보이고 있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부상하던 미술시장에서 아시아 미술 특수를 누렸던 자들도 있었다. 앞서의 경우들과 비교해 보았을 , A3 그림을 그려왔고, 또한 차근히 준비해왔다는 것을 느낄 있었다. 이번 행사의 총감독을 맡은 대안공간 루프의 진석 대표는 오래 전부터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한 아시아 미술의 세계화 전략을 모색해왔고, 그의 오랜 활동과 네트워크가 이번 행사의 초석이 것이 사실이다. 어워드 행사는 40여명의 아시아 지역 큐레이터들로부터 작가 추천을 받고, 7명의 심사위원단의 최종 심사를 거쳐 6명의 작가가 선정되었다. 심사위원으로는 알렉산더 먼로(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시니어 큐레이터), 후미오 난조(도쿄 모리미술관장), 김홍희(경기도 미술관장), 우헝(시카고 대학 교수), 아피난 포치야난다(태국 문화부 사무 영구 차장), 캐롤린 크리스토프-바카기에프(도큐멘타13 예술감독), 조나단 와킨스(영국 아이공 갤러리 디렉터) 현대미술의 현장을 이끌고 있는 큐레이터들과 아시아 미술 전문가 등이 포함되었다. 첫해 어워드의 수상자는 침 폼(일본), 존펨 쿠스비다난토(인도네시아), 시진 송(중국), 아쇽 수쿠마란(인도), 아피찻퐁 위라세타쿨(태국), 양아치(한국), 아시아의 문화사회적 현실에 대한 깊숙한 관찰과 각성을 자극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뤘다. 그 동안 아트마켓에서 환영 받았던 회화나 사진 작품들과는 다소 거리가 먼 작품들이었다. 더불어 예술과 자본, 오리엔탈 메타포, 예술과 기술을 주제로 한 포럼을 개최하는데 있어서도 이번 행사에 앞서 이미 각각의 주제를 논의하는 심포지엄과 전시를 개최하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논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논의를 지속해 왔으며, 그러한 논의를 지속적인 토론의 장으로 이끌어온 것은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첫 행사가 가지는 긍정적인 의미와 오랜 기간의 준비를 거친 만큼 프로그램 구성과 운영이 매끄러웠다면, A3가 현대미술의 중심에 기대기 보다는 그 스스로 현대미술을 이끌어가는 의미 있는 중심으로 부상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점들도 발견되었다. 우선 어워드 행사에서 작가의 추천 및 선발 과정과 심사위원의 구성은 앞으로 A3란 행사가 공신력을 갖고 힘을 발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행사가 아시아 지역 작가, 큐레이터, 연구자들의 네트워크를 위한 장이라면 이러한 과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되고 관심 있는 주체들이 활발히 네트워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많은 미술 행사들에서는 유독 빅네임의 인사들을 초청하는 것이 곧 행사의 권위를 높이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A3가 공증하는 작가를 추려내어 세계로 프로모션하기 보다는 A3에서 선발한 작가들을 통해 아시아 미술을 어떤 차원에서, 어떤 레이어에서 의미있게 주목해야 할 지를 소개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1회 어워드 작가들이 아시아 각 국가에서, 혹은 개별 국가를 넘어서는 소위 말하는 국제성을 갖추고(국제성이란 의미는 우리시대에는 동시대성이란 의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있는 지점을 소개하고, 이들 작가들의 작품과 활동을 좀 더 가까이 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즉 전세계적으로 관객들(미술 전문가로 구성된 관개이든 일반인 관객이든 간에)의 지속적인 방문을 이끌고 있는 현대미술과 보다 확장된 비주얼 컬처와 관련된 수 많은 행사들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내고, 공유하고 새로운 토론과 교류의 장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것은 A3에 가면 아시아 미술이라는 큰 틀 안에서 형성될 수 있는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시, 어워드 행사와 함께 기획된 포럼의 경우, 아직 이러한 치밀한 네트워킹 구축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인상을 남겼다. 예술과 기술이라는 너무나 큰 주제 아래에서 논의를 펼치면서 미국, 유럽의 주요 미디어 센터나 아키이브 전문가들을 초청하였으나, 이것은 아시아의 미디어 아트 작가들, 미디어 아카이브의 현실과 상황을 비춰볼 때 그렇게 흥미롭지 않은 매칭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에 방문하지 않고서는 만날 수 없는 주요한 인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에 만족하기에는 우리가 논의하고 해쳐 나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외에서는 이렇게 하고 있으니, 이렇게 잘하고 있으니, 우리도 참고하자라는 식의 방향은 이제는 그렇게 매력 있는 논의로 보이지 않았다.  

아시아인의 정체성! 이런 논의는 참으로 접근하기 힘든 질문이다. 서울, 도교, 상하이 등 아시아의 수 많은 거대 도시들은 이제 세계 어느 곳 보다 글로벌화 되어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외부 지향적인 국제인으로 살아간다. 반면 아시아 만큼 서로 다른 문화적 사회적 현실을 가지고 있는 곳 또한 드물 것이다, 동북아, 동남아, 서아시아...이런 식의 지형적 구분은 상당히 의미 있는 차이를 발생시켜 왔고, 여기에 서로 다른 종교, 경제 체제, 서구 사회와의 관계, 새로운 기술과 미디어에 대한 점유와 침투 등 너무나 복잡 다단한 매트릭스 그 자체이다. 이 안에서 피어난 문화예술은 국제적인 동시에 극히 지역적이다. 이러한 아시아의 한 복판에서 꽃 피고 있는 문화예술에 대한 논의는 바로 우리 세계에 대한 복잡다단한 매트릭스에 접근하는 강력한 루트를 제공할 것이란 점에서, 아시아 미술을 더 이상 중심에 점근하기 위해 애쓰기 보다는 스스로 중심이 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앞으로 A3가 이러한 힘을 모으고 폭발시키는 행사가 될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원한다.  

 참고사이트 : www.asiaartawardfo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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