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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해변동물’ 시리즈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980년대에 신문기고란을 통해 처음 '해변 동물'을 소개하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하지만 몇 개월간 그 기사에 대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 후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 해변을 걷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튜브를 사러 가게를 들렀다. 나는 이 튜브 안에서 많은 가능성을 발견했다. 1년간 튜브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해 그게 20년이 되었다. 그때부터 이 튜브를 활용한 드로잉과 모형 만들기에 병적으로 집착하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나의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과정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나는 연구에 있어서 기능을 최우선으로 둔다. 미적요소나 예술성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기계를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적 부분이나 기능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적 요소가 덧붙여진다.
새로운 생물체, 바람, 자연,
키네틱 등 당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키워드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 당신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인가? 그것은 왜인가? 감상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가?
진화, 삶, 바람, 해변, 생존이다. 나의 작품에는 많은 철학이 담겨져 있다. 내가 쓴 책이 있는데 아주 두터운 “A Great
Pretender”라는 책이다. 생물체들을 구상하는 데에 있어서 많은 생각을 반영했다. 새로운 삶 (New Forms of
Life)를 생각하면서 이미 존재하고 있는 생물체에 대한 지혜를 얻기도 한다.
돌연변이를 예를 들어 보자. 앞쪽에 스포일러를 덮기 위해 플라스틱 테이프를 사용한다. 실험 후 테이프를 붙였던 부분에 모래가 많이
묻어 있었다. 결국에는 전체가 모래 색깔로 변해 버렸다. 이 상황을 보면 아까 말씀 드린 돌연변이의 작용을 연상케 한다.
왜냐하면 스스로 위장하게 되버렸으니 말이다. 만약에 동물들이 땀 대신에 몸에서 풀의 성분이 나오게 되면 재미있지 않을까? 위장하고
싶을 때면 풀이 뿜어져 나와 낙엽 같은 것을 몸에 부착시켜 없어 누구도 구별할 수 없게 만드는 상황 말이다. 나는 해변동물들이
돌연변이처럼 위장하며 진화하는 것을 꿈꾼다.
사실 애초부터 직접적으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굳이 환경문제를 언급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만 내 작품에서 자연적 요소를 발견하고 이를 중요시 했으면 한다. 그런 측면에서 나도 모르게 나 스스로가 환경적요소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이를 통해 관객 스스로가 환경의 소중함을 알고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이번 서울에서의 전시 중 가장 중점을 두고 진행한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내 작품을 보러 온 관객들이 그저 작품 자체를 순수하게 즐겼으면 한다. 그리고 전시회장을 나설 때에 행복한 마음으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길 바란다. 또 (해변동물 시리즈의)생명체들에 내포되어 있는 진화론을 통해 그것들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당신은 21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처럼 아티스트란 고대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겨 왔다. 그러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창조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는 아티스트가 드문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별명이 내게는 부담스럽다. 아티스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중요하게 여겨 왔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내가 하는 작업이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고 하는 이도 있지만 내가 만들어 내는 생물은 ‘진화’라 생각한다는
전통적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모두가 신이 되고 싶어 한다. 종종 예술 분야와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사람들도 내 스튜디오를 방문할
때가 있다. 예술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던 사람들이 내 작품을 통해 감명을 받고 과학에 관심을 기울이고 인다. 나는 이를 모든
사람들이 창의적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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