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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활동의 연속 지점으로써의 웹 공간_www.bluebutterfly.co.kr_web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8. 30. 23:24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공간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관계 맺기 시작한 이후로 우리에게는 정말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가장 단순하게 말해서 우리는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많은 일들을 집 안에서 할 수 있게 되었죠. 이 글을 읽는 당신께도 물어봅니다.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가까운 은행지점을 이용하는 횟수가 많은가요 아니면 인터넷뱅킹에 접속하는 횟수가 더 많은가요? 지난 십년간 우리는 점점 집 밖에서 이뤄졌던 일들을 집안으로, 내 눈앞으로, 내 손안으로 점점 더 가까이 끌어당겨 손쉽게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에 있어서 생각해 볼까요? 우리가 하는 일, 그 자체가 바뀌었습니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예나 지금이나 대화하고, 많은 것을 교환하고,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비하고 주고 받는 일들을 연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차이가 있다면 그 장소가 어디인지 어떠한 매개체를 통해 이뤄지는지가 달라진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 사람들이 만나거나, 편지나 전보를 통해 혹은 유선전화를 통해서 하던 일들을 컴퓨터를 통해서 혹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 네트워크 된 세계 속에서 대신 할 뿐 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듯 어떤 면에서는 과거와 똑같은 행동양식을 가지고 네트워크 된 체계를 도구로 사용하여 지속적으로 사회적 생활양식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새로운 도구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으로 인해 사회생활양식들이 구현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졌고 그로 인해 우리는 또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의 생활을 영유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겠죠. 관계가 단절된 현대인으로 취급받는 많은 현대인들이 수많은 종류의 소셜네트웍서비스를 통해서 서로 이어져 관계 맺기를 기대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현대인 역시 관계를 추구하는 인간의 기본적 속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블루 버터플라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들어보신 분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상의 기부 캠페인으로 온라인을 통해 기부금을 모아서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하고자 2009년 12월에 기부 사이트가 개설되어 현재 26억 정도의 기부금이 모금된 상태입니다. 네이버에서 해피빈과 같은 기부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상의 간접적 기부가 이뤄졌다면, ‘블루 버터플라이 프로젝트’에서는 적극적인 기부 활동이 좀 더 폭넓게 또한 능동적으로 웹이라는 공간을 통해 실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가 경험했다시피 네트워크 공간은 의외로 따뜻한 구석이 많습니다. ‘블루 버터플라이 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사람 냄새나는 네트워크 공간을 보여주는 일례가 되겠지요.

디지털 세계에서 우리는 이미 예술을 창조하고, 또 하나의 사회를 구축해 나가며, 모든 인간 활동을 새로운 공간으로 이식해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공간의 탄생으로 인해 지난 10여 년간 많은 논의들이 있어왔습니다만, 결국 새로운 공간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 역시 기존에 있던 공간에서 이뤄졌던 것들과 별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죠. 단지 형태가 기존의 매개체와 다르기 때문에 그 외양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 새로운 공간을 누비는 주체가 우리, 즉 ‘인간’이라는 사실에 변함이 없는 이상 결국 기존의 세계가 새로운 공간으로 이식되어 기존의 공간과 새로운 공간이 연속성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블루 버터플라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공간에서 기존의 공간의 활동이 연속되어 만들어낸 온라인 활동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루 버터플라이 프로젝트’는 일종의 온라인 장학재단의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경제적 이유로 학업을 지속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장학금을 모금하는 것입니다. 과거에 이러한 장학재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부자를 모집하고 기부금을 정립하는데 있어서 더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겠지만, 블루 버터플라이 프로젝트에서는 뜻이 있는 한 두 사람이 기존의 기부사이트들과 유사한 방식으로 사이트를 만들고 온라인을 통해 다수의 소규모 기부자를 모집해 단기간에 활발한 기부활동을 진척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좋은 생각이 발전되어 결실을 맺는 데까지 이르는 시간이 웹 안에서 훨씬 단축된 것입니다. 이처럼 새로운 공간이 실천을 더 빨리 실현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블루 버터플라이 프로젝트를 통해 단편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사이트들을 통해, 의도의 전달이 점차 빨리 전달되는 소통방식의 변화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기부’라는 하나의 활동이 새로운 공간을 만나서 만들어낸 이러한 결과물은 새로운 공간이 제시하는 가능성을 똑똑하게 활용한 한 예가 될 것입니다. 또한 여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공간의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들도 동원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모색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웹사이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듯합니다. 이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눈여겨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