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technology & tools

iPad, 새로운 환경.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3. 16. 16:44


얼마전 iPad2가 발표되었을때,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보았던 것은 바로 아래의 동영상이었습니다. '2010:Year of the iPad'. 애플에서 만든, 즉 2010년 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아이패드를 좋아(!)했는지 자랑하는(!!) 영상입니다.



최근 보도되는 각종 외신을 보면 iPad2의 인기는 iPad1의 인기를 넘어서는 분위기라고 하더군요. 1때에 비해 소매점이 늘어나 작년과 같은 열풍을 불지 않을꺼라고 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이 무색해질 정도로 사람들은 줄을 서고, 환호를 지르고 있습니다.

iPad의 무엇이, 어떤 점이 이렇게도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고 있는걸가요.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는 아이패드와 아이폰으로 그린 그림을 일반 갤러리에서 전시하고, 유명 뮤지션인 브라이언 이노(Brian Eno)는 소프트웨어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음악을 창조(!)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듭니다. 플리커에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걸 확신시켜 주고 있죠. 호크니의 작업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은 신체(손가락)을 이용하기 때문에 마우스나 타블렛 등으로 만들어져 왔던 기존의 디지털 이미지 작업과 다른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같은 디지털 기술 이지만 좀 더 '인간적'이라고나 할까요. 모순이 있는 말이지만, 제법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iPad2와 함께 런칭된 Garageband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보면, 사람들이 이 새로운 디바이스에 열광하는 이유를 찾아볼 수 도 있을것 같습니다. Garageband는 맥용 음악 소프트웨어로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도 간편하게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tool인데요.

 


이번에 나온 iPad용 Garageband를 보면 기존에 있던 맥용 Garageband와 다르게 상당 부분을 iPad에 최적화, 다시 말해 더욱 쉽고 즐겁게 음악을 만들도록 설계 되어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제 눈길을 끌었던,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드럼 패턴의 입력이었습니다. 드럼 패턴의 초기 화면은 여느 음악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악기 버튼을 아이콘화하여 배치했다는 정도? 하지만 이 화면의 진짜 재미는 왼쪽 하단에 있는 주사위 버튼입니다. 쉽게 말해 "Random" 버튼인데요, 주사위를 누를(굴릴)때마다 임의의 드럼패턴이 자동으로 입력되는 것이지요. 자유롭게 리듬패턴이 변하는 구성을 '주사위'라는 상징을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재미'라는 요소를 더하여 준다는 것인데요. 이러한 점은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프로그램에 다가갈 수 있게 해 줍니다. 

사용자의 경험을 위해 환경(음악 제작) 자체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한 설계. 이러한 점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집중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 합니다. 단지 '쉽게'만이 아닌, '경험' 자체의 재배치와 새로운 설계는 익숙한 환경속에 친근하지만 신선한 느낌으로 사람들을 자극하게 되죠. 가장 원초적인 행위인 '만지다'를 보다 '즐겁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바로 이점이 새로운 시대의 대중을 사로잡는 마술이 아닐까 하네요. 

사용자 경험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흐름은 미디어 아트에서는 예전부터 연구되어지고 있던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감각의 전이, 또는 혼용을 통해 새로운 공감각을 창조하는 미디어아트신의 작업들이 새로운 디바이스로 소통되는 디지털 네트워크 시대를 지나며 더욱 크게 꽃 피워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