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Artist

전달에 대한 여정 : 남혜연_interview

aliceon 2011. 4. 18. 12:30



작가 남혜연은 기술매체를 기반으로 인터렉티브 미디어, 로봇,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조지아 공과대학(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박사과정에 속해있고 Times Square, Eyebeam, The Tank, and DUMBO Arts Festival in New York; SIGGRAPH 2008, 2010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선보였습니다. 일상의 평범한 행위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한 의미와 행위를 발굴해 전달하고 있는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aliceon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디지털 미디어 아티스트 남혜연입니다. 저는 시각 디자인(information design)을 전공하며 영상매체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학부 졸업 후 미국으로 와서 디지털 미디어(Digital Media)를 전공했고요. 미국에서의 첫 2년간의 터전이었던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RISD)은 동부의 작은 사립 학교로, 여러 과의 협업 작업을 진흥하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sculpture, glass , silk screen등의 수업을 들으며 여러가지 매체를 통하여 디지털 미디어를 표현하는 방법에 대하여 배웠습니다. 특히 작업의 개념을 중요시 여기며 개인의 삶을 작업에 표현하는 깊이에 대하여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RISD에서 비디오 작업을 시작으로, 2007년에 뉴욕 공과대학(New York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조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다양한 사람들과의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2008년 부터 현재까지는 조지아 공과대학(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디지털 미디어 박사과정과 컴퓨터 공학을 부전공으로 하면서, 주 관심사를 인터렉티브 인스톨레이션 작업과 로봇 작업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올해 2011년 봄에 뉴욕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그리고 미국 시그라프 (Siggraph)에서 두번의 전시 (2008, 2010)를 참여 했었습니다.



aliceon 기술 기반 혹은 기술매개의 창작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제가 기술 기반 혹은 기술 매개의 창작활동을 시작한 시점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컴퓨터를 매개로한 기술 기반 작업은 저에게는 또 하나의 다른 매체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아이디어의 개발을 위해서는 종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프로토타입의 제품을 레이져 커팅을 이용하여 디자인 하기도 하고, 컴퓨터 화면에 그래픽을 표현하기 위해서 자바 프로그래임을 이용하거나, C언어와 콘트롤러를 사용하여 로봇을 만들기도 합니다. 작업의 주요 과정은 컨셉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그 컨셉을 잘 드러나게 하기 위하여 기술을 매개로 쓰기도 합니다. 제가 관심있는 컨셉은 “매일의 제스쳐가 어떻게 특별한 의미를 가질수 있는가” 입니다. 사람이나 물체의 움직임과 제스쳐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술 기반 혹은 기술 매개의 작업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Gaze>, 2005

aliceon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미디어 아트란 무엇인가요.

 미디어 아트를 흔히 뉴미디어 아트 혹은 디지털 미디어 아트라고도 하는데, 미디어의 범위를 확장시킨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의 아날로그 매체에서 디지털로 확장되면서 디지털 매체를 써서 아트를 표현하거나, 이전의 아날로그 매체와 디지털 매체의 적절한 조합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아트라고 생각합니다.



aliceon 즉각적이고 물리적인 혹은 감성적인 피드백, 직접적인 움직입의 표현, 신체의 확장 메타 감각의 표현과 소화등 미디어 아트는 다양한 가능성과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작업에 있어 어떠한 점을 표현하시고 집중하고 계시는지요.

 제 작업은 “평범한 매일의 행동이 특정한 의미부여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어떻게 의미있게 다가올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때로는 로봇팔이나 테이블 탑의 설치 작업이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작동하는 작업을 하거나 혹은 퍼포먼스를 기록한 비디오를 전시하기도 합니다. 인터랙티브 형태의 작업을 할때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줌으로써 작업의 상호 작용을 관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유도합니다. 퍼포먼스 비디오 작업을 상영 할때에도 모든 사람들이 매일 쉽게 하는 행동을 선택해서 관객들이 작업을 보자마자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제가 미디어를 선택할때는 생각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담을수 있는 미디어를 선택하여 관객들에게 쉽게, 흥미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aliceon 최근 New York의 Buffalo Art Studio에서 첫 개인전을 여셨는데요, 간단한 소개 (컨셉, 진행) 부탁 드립니다.

 개인전의 주제는 ‘Somewhere In-Between’ 입니다. 전시는 2011년 1월 부터 3월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전시 주제는 다소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미국에 온 이후 근 10여 년 동안 여러 주를 돌아다니며 항상 이방인의 기분을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인종, 생김새, 억양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을 가끔 느끼면서, 작업을 통해서는 미국 이민사회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부분을 아트라는 모습으로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두 문화의 공존에 대한 스스로의 자의식의 표출 또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다섯 개의 로봇팔이 관객들을 가리키며 관객들의 얼굴 표정에 때라 행동을 바꾸는 로봇 작업인 <Please Smile>(2011)이외에, 옳고 그름에 대한 절대적인 규칙의 부재에 대한 작업으로 뉴욕에서 거꾸로 걸었던 비디오를 거꾸로 재생하여 혼자 앞으로 걷는 퍼포먼스 비디오인 <Wonderland>(2008), 그리고 걷고, 먹고, 마시고, 앉는 기본적인 행동이 도구가 바뀌면 얼마나 힘들어질수 있는지에 대하여 문화를 도구라는 매타포로 표현한 <Self Portrait>(2006), 사랑의 감정을 소리라는 다른 미디어로 표현한 <The Sound of Kiss>(2009)를 전시하였습니다.


<Please Smile>, 2011


aliceon 많은 프로젝트에서 협업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Zachary Liberman 등 눈에 띄는 이름들이 보입니다. 협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점은 우선 작업에 애착을 가지는 좋은 협력자를 만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에 기반한 작업을 하며, 최근에는 공대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는 많지만, 아트를 이해하며 아트 작업에 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것을 느낍니다. Zachary Liberman씨는 프로그램도 잘 다루지만, 아트를 이해하는 마인드가 있어서 협업을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협역한 최창현씨는 공대 로보틱스 비젼 전공이지만 어려서부터 아트에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로봇 작업을 협역할때 좋은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Self Portrait_walking>, 2006

aliceon 낯선 행동을 보여주는 <Self Portrait>와 다른 이들과 다른 방향을 부유하는 <Wonderland>, 응시를 당하는 <Gaze>나 관람자를 따라가는 <Pointing at me> 등 남들에게 ‘보여짐’에 대한 작업이 많았습니다. 미국 유학 초기의 다른 문화권에 속함이라는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신 것 인지요.

 그렇다고 말할수 있어요. 특히 RISD에서 스스로의 자의식을 어떻게 작업에 표출할수 있는지에 대해 중점을 두었었습니다. 특히 제가 가진 두 가지 다른 문화가 서로 어떻게 작업속에 나타날수 있고,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작업으로 표현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두어서 작업을 전개 했습니다. 또한 아트의 속성상 다른 매체와 달리 관객들에게 반발감이 적게 메세지를 전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편견이나 차별과 같은 다소 예민할수 있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볼수 있는 메세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Tongue Music V.2, the sound of Kiss>, 2009

aliceon 최근의 작업들 <Dinner Party>와 <Tongue Music>, <Please Smile>등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관심사의 변화가 있으셨는지요. 혹은 동일한 흐름을 다른 현태로 표현하고 계신지요.

 같은 주제 안에서 표현되는 작업이니 동일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수 있겠지만 차이점이라면 점차 기술을 더 접목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공대에서 박사과정을 하면서 학교의 분위기나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Dinner Party>, 2009


<Kiss Controller>, 2011

aliceon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이 있다면?

 모든 작업에 애착이 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은 최근에 작업한 <Please Smile>(2011) 이라는 로봇 작업입니다. 박사과정 퀄 시험을 준비하면서 짧은 기간안에 디자인 과정부터 완성까지 계속 수정해가면서 작업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운이 좋게도, 한국 지식경제부와 디자인 진흥원이 후원하는 차세대 디자인 리더에 뽑혀서 로봇 작업의 펀딩을 받을수 있었지요. 그리고 RISD 졸업 작업이였던 <Self Portrait>(2006) 작업은 1년 넘게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네가지 다른 비디오를 발전 시켰던 작업으로 완성도를 높혔던 작업으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반면 <Kiss Controller>(2011) 는 미디어의 관심과 인터뷰 요청(미국,일본, 독일, 프랑스 등)을 가장 많이 받았던 작업이었죠.



aliceon 미디어 아트에 관심이 있고 갚으로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교육 기관에 대한 관심이 높으실 것입니다. 현재 속해 있는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의 교육환경, 교육 과정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지아 공대의 디지털 미디어 박사과정을 선택한 것은, 우선 연구에 집중할수 있도록 학교에서 디지털 미디어 과의 모든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어서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과의 학생들과 자연스럽게 협역 작업을 진흥하는 분위기가 컸지요.
 다만, 박사과정이라는 학위 과정이기때문에, 매년 학문적 성장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서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독서의 양이 매년 100권 이상 으로 상당히 많으며, 매년 자격 시험의 과정이 까다롭습니다.
이 과정은 인문학, 디자인, 게임, 공학의 다양한 교수진들이 있어서, 원하는 분야를 특화시켜 연구할수 있고, 연구와 같이 프로젝트 또한 같이 진행시킬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른 아트 스쿨과 비교하여 미디어 아트의 연구와 지식의 공유에 대하여 배울수 있는 장점이 있는 학교 입니다.



aliceon 향후 계획을 알려 주세요.

올해 여름에는 미국 국립 미술관 (Smithsonian, The National Portrait Gallery) 에서 비디오 아트 전시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같은 여름, 브라질의 FILE Festival의 전시에 참여하고, 가을에는 이스탄불 ISEA에서 워크샾을 진행 할 예정입니다.
작업에 관련된 더 자세한 사항은 제 홈페이지 (www.hynam.org)에서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aliceon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참고링크
file festival (Electronic Language International Festival)
ISEA (Inter-Society for the Electronic Arts)

글. 허대찬(앨리스온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