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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vergence·융합·Fusion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4. 20. 15:31


Convergence · 융합 · Fusion

초대일시
 / 2011_0420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 권여현_김남표_박성환_박지훈_신기운_신미경_오용석_정연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OCI 미술관 (OCI Museum Of Art)
서울 종로구 수송동 46-15번지

Tel. +82.2.734.0440 

본 전시의 제목으로서 『Convergence · 융합 · Fusion』이라 이름 붙인 기획의도를 먼저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1980년대 후반 '포스트모더니즘'이란 용어가 유행했듯이, 요즈음 '융합', '통섭', '퓨전'과 같은 용어들이 사회의 모든 분야에 봄바람의 산불처럼 번지고 있다. 생물학을 전공한 것으로 아는 어느 유명교수는 아예 '통섭원(Hall of Consilience)'을 발족했는가 하면, 어느 대학에서는 '통섭포럼'을 개최하고,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는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이 생기고, 교수들 간의 학제적 융합연구를 촉진하기 위하여 30억 규모의 '브레인 퓨전(brain fusion)' 프로그램을 가동시켰다. 사회적으로 '융합 커뮤니티'가 생기고, 경제적으로 IT산업을 위시한 첨단기술의 융합현상은 이제 새로울 것도 없다. 미술이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비껴갈 리 없다.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미술내부에서부터의 융합의 징조는 있어 와서 새삼스럽게 '장르의 해체'니 '경계 허물기'니 하는 이야기들을 할 것도 없다. 특히, 사진, 비디오, 컴퓨터 등 새로운―적어도 우리의 현실로서는―매체의 활성화와 함께 현대미술 역시 급격한 속도로 변화하여 기존의 형식주의적인 분화로는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여기 모인 여덟 작가―권여현, 김남표, 박성환, 박지훈, 신기운, 신미경, 오용석, 정연두―는 모두 이러한 경향성의 세례를 받은 작가들로서, '매체의 확장'이니, '경계 허물기'니, '혼성'이니, '퓨전'이니 하는 개념과 용어들에 익히 젖어온, 그리고 이러한 경향성으로 이미 미술계에서 나름대로의 창의적 역량을 쌓아온 30~40대의 작가들이다. 형식적으로 이들은 기존의 사진, 회화, 조각, 공예, 설치, 영상 등 모든 매체와 장르의 경계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그들의 태도와 아이디어에 따라 평면과 입체, 시간과 공간, 현실과 이상, 상징과 개념 등을 넘나들며, 즉 사유와 형식의 고유한 틀을 벗어난 상태에서의 '창의성'이 그들의 작품에 기본으로 깔려있다. 이들의 창의적 역량과 그 결과를 새삼스레 '융합'이니 '퓨전'이니 하며 함께 묶어 놓는 것 자체가 흠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적어도 우리 사회의 통념상 '융합', '통섭', '퓨전' 등의 개념과 성격이 이미 하나의 굳어버린 틀로서 고착화되어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이 그랬듯이, '융합'과 '통섭'이 유행처럼 담론화 되는 것을 매우 경계한다. 바꾸어 말하면, 지식의 서사성과 유연성이 담보되었을 때만 그 지식이 제 노릇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들 여덟 작가의 작품에서 이러한 지식의 서사성과 유연성을 만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융합'과 '퓨전'이라 굳이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그것은 결국 '창의성(creativity)'의 극대화를 꾀하고자 하는, 또는 창의적인(creative) 현상과 결과를 다른 측면으로 조명하고자 하는 하나의 전략이다. 이 전략의 서사성과 유연성이 살아 숨을 쉴 때에, 어쩌면 지금(now), 여기(here), 우리(we)의 난제(難題)들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전시는 독자들에게 시지각(視知覺)을 통해 이러한 문제의식을 환기시켜주는, 질문 같은 화두(話頭)의 전시다.

- Curator Statement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