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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하루는 동료 그라함 웨이크필드(Graham Wakefield)와 함께 인공 생명 아트, 특히 인공 생태계(Artificial Nature)에 집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인터뷰에서는 여전히 낯선 인공생명(Arfificial Life)와 인공생명 아트(Artificial Life Art)에 대한 개념 접근에서부터 작가 본인의 작업과 현황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h: 안녕하세요. ‘인공생명 세계 만들기’라는 작업을 하는 지하루라고 합니다. 순수예술(조소)을 전공하고 이후 조각, 설치예술, 3D Animation, Game Engine 을 이용한 가상환경 연구를 거쳐 2008년부터 Artificial Nature 라는 생성예술 작품 연작을 발표해 오고 있습니다.
g: I have studied philosophy and later computer music and media arts, and have worked in new media and software development. I have always been fascinated with processes that are open-ended, and with the paradoxical yet creative nature of time.


2. 기술 기반 혹은 기술매개의 창작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h: 예술가로서 동시대의 예술을 하고자 하는 솔직한 욕구가 첫 번째 심리적 동기가 되었습니다. 대학교 시절, 기술 매개의 작업 기반은 없었지만, 그 당시 영상매체의 전달력과 표현력, 그리고 삶의 형식에 빠르게 침투하는 기술의 발전 속도와 주변의 적응 속도는 저에게 학교와 미술사 내적 텍스트 속에 갇힌듯 보이던 현대 예술에 강한 의문을 품게 했었습니다. 
기술 기반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한참 이후였습니다. 우선 ‘도구’로서의 컴퓨터 작업에 대한 시도를 하였고, 처음에는 물리적 공간과 재료, 무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해체적 조각의 가능성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컴퓨터가 기존의 창작 도구나 여타 기계와 다르다는 것을 곧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몰랐던 개념이었지만 second-order machine 으로서의 컴퓨터의 깊이를 직관적으로 깨닫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 때가 2000년도 였는데, 문예진흥원에서 제 3회 유연한 손가락의 <동물원에서 길을 잃다> 설치 작업(http://www.mat.ucsb.edu/~jiharu/new/Portfolio/image15.htm)을 하면서, 충분한 훈련과 지식 없이 여섯 대의 비디오 싱크와 3D 앰비언트 공간 사운드 작업을 하고자 했던 의욕과 시도는, 저로 하여금 여러 비용을 지불케 했었습니다. 여기서 얻은 여러 깨달음은, 당시에 진행하고 있던 작품활동의 전면적인 중단과 함께 영상공학과 연구실로 잠적을 선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기술 매체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명확한 모습을 지니게 되기 까지 십여 년 정도가 걸린 것 같습니다. 

g: As soon as I found out how animation is made, I realized that it could make anything possible. When I learned how a multi-track mixer works, and how a sampler works, I was entirely hooked into computer music. The two are very similar, both being kinds of temporal collage which allow the creation of experiences of imaginary worlds. The first time I discovered video feedback, I realized that imaginary worlds could be constructed by the natural characteristics of technology itself; and with computation that extends to a meta-level. 



3.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미디어 아트란 무엇인가요.

제가 하는 미디어 아트에 관해서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미디어 아트에 대해서는 얘기를 꺼내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질 않습니다. 미디어도 아트도 너무나 광범위한 개념이어서 저한테는 미디어 아트라고 하면 마치 세상을 다 뒤집어 싸는 보자기처럼 여겨질 정도입니다. 현재로서는 임시적, 편의적 개념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러나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작년도 금천예술공장에서의 전시 제목이었던 ‘테크네의 귀환’이라는 개념이 그 설명에 걸맞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제 입장에서는 테크네의 ‘진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요. 근대를 거쳐 예술과 기술, 특히 순수 예술과 응용 예술, 예술과 산업 그리고 과학이 극한적 분화를 거쳐왔습니다. 메타 기계로서 복잡성에 대한 이해와 학제융합적 협업에 기반한 컴퓨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디어 아트는, 그러한 분화의 지나치고 어색한 간극을 비판하고 새로운 대중적 창조의 시대를 열어주는 예술 장르로 기능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4. artificial life art 라는 형태의 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독자들에게 이러한 아트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혹은 generative art 등 유사한 형태의 작업과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인공생명 예술은 1980년도 후반에 학문 영역으로 정의된 인공생명 과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생물학과 복잡계의 이론에 기반한 인공생명은 ‘가능한 생명(life-as-it-could-be)’ 에 대한 연구 분야로서 우리가 알고 있던 ‘지구 생명-이미 알고 있는 생명- (life-as-we-know-it)’ 의 물질적 발현을 우연적인 것으로 보고 (탄소기반이 아닌 생명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명의 보편적 특성 또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요소의 창발을 연구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감각과 정량화를 통한 시뮬레이션과 생물학의 학제융합적 방법론은 이외에도 문화적으로도 의미있는, 인간중심문화에의 비판, 결과를 넘어 과정(process)과 행동(behavior) 강조, 대상중심에서 관계중심으로의 이동 등 여러 새로운 요소들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인공생명 예술은 이러한 인공생명의 연구 목적과 방법론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life-as-it-could-be 는 호주의 인공생명 예술가이며 교육자인 Jon McCormack에 의해 art-as-it-could-be 로 치환되어 인공생명 예술의 의미있는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생성 예술은 규칙을 통해 만들어지는 예술로, 일반적인 의미로는 많은 고대 종교 예술이나 장식 예술에서부터 그 예를 찾기 쉬우며, 가까이는 모더니즘 예술가인 Sol Lewitt의 작품도 생성 예술의 예가 됩니다. 인공생명 예술은 엄밀히는 computational generative art 이지만 편의상 generative art로 통용됩니다. 이는 컴퓨터의 내재적 특질인 자동화 알고리즘의 적극적 사용을 통해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요소의 생성이 가능한 예술입니다. 특히 컴퓨터의 도구적 사용을 부정하며 컴퓨테이션은 작업의 컨셉과 구현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편 모든 컴퓨테이셔널 인공생명 예술은 생성 예술에 포함되자만, 모든 생성 예술이 이와같은 인공생명 예술은 아니므로, 인공생명 예술에 비해 생성 예술의 범위가 훨씬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Artificial Nature: As an Infinite Game, 2008

5. 작가님은 작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어떠한 점을 표현하시며, 집중하고 계신지요. 그리고 작업에 대한 세계관을 알려주세요.

h: 제가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변화하는 또는 살아있는 시스템과 그 요소들의 관계입니다. 또한 이러한 인공적인 시스템으로서 작품을 만들 때, 작품이 어떻게 ‘나’로 대변되는 ‘우리’와 의미있는 관계를 맺을 지에 대한 숙고 또한 매번 작업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제 작업에서 작품은 하나의 오브제적 대상이 아닌, 다양한 이야기와 시선과 관계가 얽힌 ‘세계’입니다. 컴퓨터를 이용한 매체 작업을 하기 이전부터 (93년부터)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작품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기존 작품들은 완성도와 상관없이 주관적인 시선이나 사견에서 쉽게 벗어나지지를 않았고, 상징언어로만 존재하며, 현실적 ‘세계’ 와의 거리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오로지 인접한 분야의 작가들만 반응을 보이는 작품에 예술로서의 생명성을 점차 의심하게 되었죠. 이후 Artificial Nature (이후 AN) 와 같은 생성예술 작업을 하게 된 후에는, 다시 말해 세계에 대해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자체를 만드는 과정은, 작업 과정과 결과 양쪽에서 일종의 진전을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자로 본다면 좀더 충만하게 몰입할 수 있게 되었고, 후자에서는 작품이 보다 긴밀하고 복잡한 층위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설명이긴 하지만, 감성의 저쪽 편이라 여겨졌던 과학과 수학을 바탕으로 한 이성적 요소와의 화해와 균형에 대한 추구가, ‘세계’에 좀 더 진정하게 접근하는데 도움이 된 것일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과정 - ‘derailment from your comfort zone (마르코스 노박의 표현을 빌렸습니다.)’ - 이 결코 쉽지 않았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여정이기도 했습니다. 이 경우 작업을 진행하면서 ‘세상’과 ‘우리’에 대한 지식과 이해와 표현력에서의 작가로서의 성장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큰 기쁨이 됐구요. 그라함과도 공유하는 제 목표는 스스로 성장하는 열린 ‘세계’로서의 작품을 만들고, 또한 이러한 작품의 존재, 성장, 체험이 관객 개개인으로서의 성장을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극, 유도해 심리적 물리적 공명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입니다. 


6. 인공생명이라는 단어에서도 이미 굉장히 다양한 영역이 드러납니다. 생물, 생명, 알고리즘, 나아가 진화라는 키워드들이 등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기술, 생물학, 종교, 미학 등등. 이렇게 여러 영역을 넘나드는 것은 미디어 아트의 특성일 텐데요 지금까지 작가님의 작업은 어떠한 영역에서 다루어져 왔는지요. 발표나 학술 세미나, 전시 등등의 모습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 AN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로, 작품이자 연구 프로젝트로서 AN은 다양한 장소-8 개국- 에서 다양한 형태-설치 작품, 프리젠테이션, 논문, 포스터, 데모 등-로 소개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설치 작품으로서는 아시아 그래프나 씨그래프 같은 그래픽 컨퍼런스의 디지털 갤러리에서 선보이거나, 갤러리나 미술관에서는 주로 미디어 아트, 전자 예술 전시 컨셉으로 초대되었었구요. 올해 소마미술관에서의 전시는 미디어 아트나 전자 예술의 수식어가 없이 젊은 현대 실험 예술로서 선을 보일 수 있어 저희한테는 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 전시가 되었습니다. 
프리젠테이션 발표는 ISEA같은 컨퍼런스와 학교에서 해왔는데요. 영역으로 본다면, 뉴미디어, 미술, 음악, 건축, 컴퓨터 그래픽스, 게임 등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관객의 배경 영역에 따라 달라지는 질문들의 차이들은 그 자체로 흥미롭기도하고 저희가 개념을 명확히 하는 과정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특히 흥분했었을 때는 2009년 독일 튀빙겐에서 열렸던 진화 연산에 대한 총괄적인 학술제인 에보스타 (EvoStar) 에 참가하게 됐을 때였었습니다. 왜냐하면 진화음악예술 (EMA) 장르를 제안한 Jon McCormack이 진행하는 에보뮤직아트 (EvoMUSART) 워크샵에서 데모와 포스터를 발표하고, McCormack을 비롯해 진화예술학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이 워크샵의 심사위원에는 William Latham, Stephen Todd, Philip Galanter, Juan Romero, Alan Dorin, Peter Bentley, Paul Brown, Gary Greenfield 등등 기존에 작품이나 텍스트로만 알던 분들이 포진해있었고 이들 중에 몇 사람은 저희 논문을 심사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것도 꽤 두근거리는 일이었습니다. 이 곳의 논문 리뷰는 매우 성실했었고 독일에 가서도 정말 충실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McCormack 이 저희의 작품 데모를 보면서 만약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직접 봤다면 짧은 논문이 아니라 긴 논문으로 워크샵에 참여할 수 있었 것이라고 한 것도 상당히 용기가 되는 일이었구요. 이 학술제는 인공생명 예술에 가장 특화가 되었던 이벤트라 이후 꼭 다시 참여하고 싶습니다. Springer 사에서 이 학술제의 논문은 매해 모두 출판을 하고 있어서 저희의 논문도 2009년에 출판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O'Reilly의 Beautiful Visualization이란 책과 2009년 AlloSphere 관련 TED 프리젠테이션에서도 AN project 가 조금씩 소개가 되었구요. 저희가 있는 산타바바라 주립대학의 AlloSphere 와 TransLab 에서는 다양한 관객을 대상으로 수시로 작품 발표를 해왔습니다. (참고로 AN 프로젝트 웹사이트 http://artificialnature.net 에서 그동안 참여한 이벤트의 리스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Artificial Nature: Fluid Space, 2009, SOMA

7. 특별히 영향을 받은 작가 혹은 결과물이 있는지요. 우선은 국내에서 미디어시티 서울을 통해 소개된 바 있는 로랑 미뇨뉴, 크리스타 좀머러가 떠오릅니다. 

h: 한 작가나 작품을 꼽긴 힘들구요. 작업 진행 각 단계에서 많은 다른 작가들에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를테면, 가장 초기에 영향을 받았던 작품은 유기적 조각으로 유전 알고리즘을 이용해 진화하는 형태를 만든 William Latham 의 였구요. 이 작업은 유전 알고리즘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했고 결국 그를 사용해 작업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70년 대의 2D grid에서 단순한 규칙들을 사용해 흥미로운 동작 패턴을 형성하는 cellular automata 작품인 Conway의 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특히 창발이란 개념과 메카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작업에 적용하는데 도움이 되었구요. 과 <유동공간>에 사용한 생명체의 구현은 Boy Surface 란 parametric 수학정의를 변형하여 사용했습니다. 이 수학정의가 폴리곤이나 NURBs 오브젝트보다, 유전형에서 표현형의 발달 과정과 에너지의 흐름을 풍부하게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Sommerer 와 Mignonneau의 작품에서는 작품으로서의 통일성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에서 참고할 사항이 있었습니다. 실은 이렇게 보면 정말로 많은 작가와 작품, 알고리즘 등등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저희 작품은 복잡계를 주제와 방법으로 사용하는 복잡계 예술이라 관련 분야가 광범위한데 물론 어떨 때는 이러한 점이 부담이 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실은 이런 여러 영향을 다시 한 작품으로 모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즐겁습니다. 이번의 저희 의 경우 평소 좋아하는 Borges와 M.C 에셔에게 작품 제목과 공간 표현 형식을 빌려왔습니다. 앞으로도 Karl Sims의 의 신경 네트워크 구현이나 Jon McCormack 의 작품에서 ‘강한’ 진화의 구현을 보다 자세히 체크할 예정입니다.


8. 또한 대표적인 인공생명 관련 작업을 진행한 칼 심스나 윌리엄 레이섬 등의 작가가 떠오릅니다. 인공 생명 아트의 흐름과 계보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작품으로서는 이른 90년대부터 많은 인공생명 예술의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중 갤러리나 미술관 전시 맥락 안에서, 진화 이론에서 세대 간 적자생존의 메커니즘인 ‘자연 선택’ 과 대등한 ‘인공’ 선택 방법 fitness function - 미적 선택 aesthetic selection, 인공적 자연 선택 a-natural selection - 을 기준으로 계보를 살펴보겠습니다. 90년 초반, 작가가 미적 선택의 주체가 되어 유기적 진화조각 프로그램을 구동시키고 그 결과를 프린트해서 전시해온 William Latham 의 시리즈를 찾아볼 수 있구요. 90년 중반, Karl Sims의 는 관객이 미적 선택의 주체가 됩니다. 발밑의 센서를 통해 관객이 관람하는 시간을 측정, 비교해, 가장 많이 주목을 받는 생명체가 다음 세대의 부모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같은 시기, Christa Sommerer 와 Laurent Mignonneau 의 는 관객이 따로 준비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생명체의 모양을 그리고, 영상 멀티터치 스크린을 통해 먹이관계나 교배과정 등의 진화 과정 자체에도 개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90년 대 작업은 일반적으로 작가나 관객의 선택 없이는 다음 세대의 발현이 제한되는 작업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갤러리나 미술관의 맥락을 벗어나면 92년도의 Tom Ray 의 와 같이 컴퓨터 하드웨어 환경 - CPU 계산시간과 컴퓨터 메모리 - 에서 진화하는 예외적인 작품도 있습니다.) 2000년 대에는 Jon McCormack의 이나 저희 의 경우와 같이 인공생명뿐 아닌 인공생태계를 목표로, 인공환경을 포함한 인공생명 예술작업을 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 경우에도 관객은 인공생태계의 진화에 관여를 하게 되나, 관객이 없을 경우에도 인공생명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인공환경에 적응 - 인공적 자연 선택 - 하며 진화를 계속합니다. 이 경우 인공 생태계와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적응해야 하는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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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작업을 살펴보면 컨셉 설정 - 알고리즘 등 연구와 코딩 - 구현화 등의 단계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작업의 프로세스는 어떻게 진행되는지요.

h: 컨셉과 구현화 과정은 동시에 추구되며 키워드를 중심으로 마치 building block 같은 모듈로 나눠집니다. 어떻게 보면 십자말 맞추기를 할 때처럼 생태계, 열린 체계, 몰입, 상호작용, 유전 알고리즘 등등의 키워드 각각에서 출발해 한 군데서 풀기 시작해서 막히면 다른 키워드로 옮기고, 또 다른 키워드의 답으로 다른 키워드의 답을 유추하기도 하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게 됩니다. 또한 컨셉과 기술적 구현은 서로 동떨어져 있지 않고, 기술적 구현이 컨셉의 정의와 확장의 필수요소가 되기도 하고, 컨셉이 기술의 방향을 열어주고 명확히 하는 관계를 맺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작업 과정은, 컨셉과 기술 양 측에서 뿌옇고 여린 것이 점차 분명하고 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것인데, 너무 추상적인 설명인가요? 
g: We usually start with prototype systems that embody one aspect of a world - perhaps energy exchange with an environment, perhaps a genetic regulatory network - to get to know their characteristics and potentials. Many prototypes may feed into a finished work. However combining these components into an integrated whole is often more complex still. Ultimately our goal is not to create an ad-hoc collage of different processes, but rather to give a genealogical account for how each one emerges from a simpler base.
h: 분명한 것은 최종 작업의 확고한 이미지나 동작 상태를 작업의 초기에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조금씩 쌓아올려지고 부분 부분 요소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음 수준의 작업 결과가 나오는데, 이를 self-organization의 bottom up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 그리고 작업을 진행함에 있어 과학과 아트의 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과학적 결과물과 아트웍의 차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h: 인공생명 예술은 시뮬레이션으로서 과학적 데모, 예술적 작품의 구분이 모호해질 때가 많은데요. 저는 ‘문제’에 대한 접근 태도에 의해 구분합니다. 이를테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목표가 되고 효율성이나 정량화를 추구하는 것은 과학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또 과학으로서의 시뮬레이션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있더라도 무엇에 대한 것인지 지시적 매뉴얼을 필요로 할 때가 많습니다.
예술의 경우에는 위와 다른 입장, 즉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문제 자체에 대한 숙고에 촛점을 맞추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술로서의 시뮬레이션은 ‘좋은’ 문제에 대해 직관적 감각 언어로 얘기하며 보통 속성상 열린 체계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한 작품이 예술 또는 문화적인 맥락과 과학 양쪽에 기여할 수도 있습니다. 인공생명 예술작품에 그러한 예가 많은데 Karl Sims의 Evolved Virtual Creatures 는 논문과 작품으로 양 분야에 중요한 기여를 한 좋은 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g: 인공생명 시뮬레이션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 대략 세 가지 범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경험적 데이타를 대상으로 하는 이론적 ‘모델’을 검증하는 것 - 예를 들어 제안된 수학적 공식 체계가 제대로 박테리아 파지의 발달상황을 모델링 할 수있는 지를 테스트하는 따위 - 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이런 시뮬레이션은 모델로 정확히 작용할 때, 그리고 그것이 예측 가능한 모델일 때 그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두 번째는 원하는 목표 - 예를 들어 유전 알고리즘을 이용해 진화한, 더 나은 항공 디자인과 같은 - 를 생성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는 시뮬레이션입니다. 시스템은 유용한 생산물을 만들 수 있을 때 가치를 인정받습니다. 
세 번째는 가능한 세계의 구현으로서 그 가치를 유용함에 두지 않고 탐험 그 자체에 대한 순전한 매혹, 또는 수학적 아름다움 그 자체 (Conway의 의 예와 같은) 를 추구하는 시뮬레이션이 있습니다. 과학적 또는 유용한 시뮬레이션과는 달리, 예술적 시뮬레이션의 기여에 대한 평가는 객관적인 기준을 갖기가 힘들며, 부분적으로 예술작품 그 자체가 평가기준을 스스로 생산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11. 인터랙티브 아트와 인공생명 아트는 어떻게 구분될 수 있을까요.

상호작용 예술과 인공생명 예술을 비교할 때 두 가지 층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인공생명 예술은 생성 예술로서 상호작용성이 중요한 특성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작품에서 상호작용의 유무는 작가 혹은 시스템 디자이너가 결정하는 사항이 되지요. 예를 들어 상호작용이 없는 Karl Sims의 의 경우 역시 훌륭한 인공생명 시뮬레이션이며 기준에 따라 훌륭한 예술이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상호작용이 없는 인공생명 예술 작품의 예는 많이 있습니다. 한편 상호작용 예술은 인공생명 예술과 관계없이, 컴퓨터 작업 이전에, 이미 미술사에 등장합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는 해프닝, 퍼포먼스 예술의 예를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두 번째 층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상호작용성의 깊이란 면에서 인공생명 예술은 상호작용의 규칙을 바꿀 수 있음으로 다른 일반적인 상호작용의 작품보다 높은 레벨의 상호작용성을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Cornock 과 Edmonds 의 73년 논문을 보면 상호작용을 다이어그램으로 정리한 유용한 설명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여기선 통상적인 감상의 대상으로서의 예술 작품과 관객의 관계를 ‘정적 체계’로 정의하고, 여기서 작품만 환경과 시간의 요소에 의해 변해갈 때 ‘동적 수동 체계’로, 여기서 ‘동적 능동적 체계’가 되는 것은 관객에 의해서도 작품이 변할 때 입니다. 이 때 관객은 비로소 ‘참여자’가 됩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관객의 참여가 지속이 될까요? 작품의 반응이 새롭고 의미 있지 않다면 참여의 질과 양은 떨어질 것입니다. 진화 연산은 자극과 반응의 규칙에 새로운 요소를 첨가하고 그 수준을 높여가는 방법으로, 상호작용의 질과 양에서 더 나은 수준의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12. 두 분은 오랜 기간 함께 프로젝트 혹은 작업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어떠한 계기로 시작하셨고 협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h: 제가 유학을 갔던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주립대학의 Media Arts and Technology과에서 첫 2년 동안 Marcos Novak의 Transvergence 수업에 참여했었는데, 이 수업은 당시 매우 집중도가 높은 수업이었습니다. 세미나와 스튜디오 수업을 합쳐서 짧게는 여덟 시간에서 길게는 열두 시간동안 모든 구성원이 심도있게 토론하고 매주 발표 하는 수업이라 수업 참가자의 관심영역을 깊이 있는 수준까지 서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라함과 저는 2 년 동안 꾸준히 이 수업에서 발표를 해오면서 서로의 작품 방향과 목적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좀 낭만적인 표현으로는 서로의 작품에 끌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협업은 자연스러운 필요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구체적인 작업 목표와 이유가 같았고, 서로가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달랐습니다. 동시에 AlloSphere 나 Transvergence Lab 이 저희를 둘러싼 환경으로서 구체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를 끊임없이 던져줬기 때문에, 큰 혼란 없이 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협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제가 생각하기엔, 작업 목표와 내용, 이유에 대한 이해의 공유일 것 같습니다. 
우선 협업 자체가 협업의 당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의 경우, 간단히 말해 협업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작품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협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협업을 하는 구성원이 다른 분야를 전공했다는 것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합니다.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o respect what you don't understand… 여러가지 현실적인 제약으로 극히 소수를 빼놓고서 여러 분야를 같은 수준으로 깊게 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관련된 분야의 어휘와 문법,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블랙박스가 있으면 안됩니다. 특히 저에게 낮은 수준 혹은 깊은 수준의 프로그래밍이나 전자 음악 작곡 같은 경우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매우 낯선 영역이었습니다. 저는 가장 어린 학생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배우려고 했고 지금의 수준으로서는 적어도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그게 어떤 수준의 일인지 이해 하고 파라미터를 조정해서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스크립터 정도의 수준이 되었습니다. 이런 노력을 안 할 경우, 블랙박스는 흔히 매직박스로 둔갑을 해서 얼토당토 않은 목표와 현실적이지 않은 스케쥴을 만드는 데 일조하게 됩니다. 어려운 일과 쉬운 일을 구분하지 못하면 협업사이의 자연스런 균형은 깨지고 무리한 기대와 잘못된 평가로 뒤죽박죽이 되어 호흡이 짧은 프로젝트가 되기 쉽습니다. 


13. 가장 애착이 가는 작업이 있다면?

역시 AN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복잡한 레이어와 구조를 오랜 시간 공들여 쌓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요. 그럼에도 열린 시스템으로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많은 어린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14. 향후 계획을 알려 주세요.

우선 이번 여름과 가을에 걸쳐 박사학위를 마칠 계획입니다. 여름에도 전시 계획이 있어 시간 안에 학위를 마칠 수 있을 지 조금 조마조마한 상태입니다. 후로는 AN 프로젝트를 설치작업으로서, 연구 프로젝트로서 진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찾고자 합니다. 그 곳이 학교였으면 좋겠고, 복잡계 예술, 유기적 생성 조각, 진화 예술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기술적으로는 현재는 Just-In-Time (JIT) compilation 사용하여, 개개의 생명체의 유전자를 변수가 아닌 프로그램의 조합으로 정의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가설이지만, 이런 방법이 인공생명체의 행동양식과 창발적 구조의 진화를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자연 작업을 기회가 닿는대로 좀 더 다양한 곳에 설치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생명체가 각자의 살 곳을 찾는 것처럼, 인공 생명체가 살 곳 또한 다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특정한 설치 조건을 요구하지만, 앞으로 컴퓨터 하드웨어 역시 발전하고 그에 따라 더욱 많은 곳에서 더욱 쉽게 인공 자연과 인공 생명체를 만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15.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artificial nature webpage
 

 

글. 허대찬(앨리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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