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퍼블릭 인티머시 : 시각예술의 공간적 확장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6. 28. 19:00


'본다'는 행위와 시선의 이동에 따른 기억의 재창조. 우리의 두뇌는 그걸 다시 '형상'으로 재 축조하고 또 다른(원본의 의도에 충실하던, 재구성되던) 형상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그렇기 때문에 '본다'라는 경험은 단순히 시신경체의 반사적인 반응을 넘어 무언가를 '구축'한다. 그리고 그러한 '구축'은 '건축'과 매우 닮아 있다.

미술과 건축, 그리고 영화를 통해 형상이 인간의 두뇌속에 '구축'되어지는 현상을 관심있게 보고 있는 저자 '줄리아나 브루노'는 '영화'를 보는 행위와 그것이 '미디어 아트'라는 이름으로 갤러리와 뮤지엄에 들어오는 현상을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에이젠슈타인 감독이 말했듯, 건축과 영화는 '인식'을 쌓아 올리며 재 구성하는  의미적 연상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저자의 관심은 인간의 시각적 인식 과정을 통해 촉발되는 미디어 아트와 설치 작품들, 그리고 그것들과 건축과의 관계로 향한다. 이 연구를 통해 그녀는 공간성의 확장을 '새로운 예술'의 주제로 정립 시킬 뿐만이 아니라 그런 확장의 과정을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한번 분석함으로써 저자가 보는 새로운 예술을 독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소개 하려고 한다.

1장에서는 저자의 미학적 의도들과 시각예술의 역사로부터 채집한 관점들이 건축의 공간적 특성을 통해 펼쳐진다. 특히 영화관과 뮤지엄이 공통적으로 관객에게 산책의 거리(인식적이던, 물리적이던)을 제공하며, 관람객이 산책을 통해 기억을 '건축'한다고 말한다. 2장에서는 '제인&루이스 윌슨' 쌍동이 자매 작가의 예를 통해 보다 자세하게 '기억의 정원', 그리고 그것의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기억을 건축하는데에 있어서의 작가 개입과 그것을 수용하는 관람객의 '경험'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하고 있다. 3장에서는 인간의 몸에 대한 볼거리들이 정신분석학 관점으로 어떻게 읽혀지며 이러한 점이 시네마의 역사와 더불어  어떻게 심화 되었는지를, 4장에서는 레베카 혼의 작품 분석을 통해 몸과 영화적인 요소, 그리고 몸이 몸의 풍경(bodyscape)로 확장되는 지점을 고찰한다. 여성과 집, 그리고 방의 관계에 대한 영화 이론적인 접근을 하는 5장에서는 영화적인 내러티브를 통해 만들어지는 이야기 구족들이 회상의 건축과 가지게 되는 관계를 설명한다. 워홀과 차이밍랑의 영화 분석을시도하는 6장에 이르러서는 '몸의 시간성과 건축의 지속성'을 영화에 반영함으로 영화의 시간적 영역이 확대 된다고 결론 내리며 영화와 미디어 아트, 그리고 건축과의 관계성을 보다 구체화 하고 있다.

현대 예술에서 미디어아트를 이야기 할 때 항상 말하게 되는 예술적 경계의 무너짐은 많은 철학자들의 주요한 테마가 되어 왔다. 미디어 아트는 동영상과 사운드 등을 통해 인간의 감각과 동적이고 좀 더 적극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수용자와 예술가의 관계 에서도, 다른 예술과의 연계에서도 드러나는 주요한 미디어 아트의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예술을 읽어 왔던 틀로는 해석할 수 없는, 가치가 '모호'해지는 지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 책은 특히 영화와 갤러리로 들어온 '시네마'- 미디어아트를 새로운 시선으로 분석하고, '시각 예술'이 공간적인 확장을 시도한다는 이야기를 연구함으로 '새로운 예술'의 탄생과 발전을 보여주고자 한다. 다양한 예술 에너지를 만날 수 있는 지금, 이러한 다각도의  관점은 우리를 충분히 즐겁게 한다. 보다 새로운 형식의 예술 만큼이나 그것을 재구성하는 평론의 '재건축'도 활발히 진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새로운 예술의 발걸음 만큼이나.

저자 : 줄리아나 브루노

하버드대학교 시각환경학과(Visual and Environmental Studies) 교수이며 예술, 건축, 영화를 넘나드는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저서인 『Atlas of Emotion: Journeys in Art, Architecture, and Film』이 2004년 Kraszna-Krausz 어워드에서 영상분야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Streetwalking on a Ruined Map』은 1993년 Kovacs Prize에서 영화연구도서 최고의 상을 수상했다.

역자 : 정용도

고려대학교 영문과(학사)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석사)를 졸업, 뉴욕주립대학교대학원 예술경영학과(석사)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갈라테아의 노래; 멀티미디어 아트의 문화적 역할과 가능성』으로 당선하여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서울대학교, 상명대학교, 경원대학교, 숭실대학교 대학원, 중앙대학교 대학원 등에 출강하였다. 2010년부터 쿤스트독 미술연구소 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쿤스트독라이프찌히 창작스튜디오 & 갤러리 디렉터로 독일 라이프찌히에 머무르고 있다. 번역서로 『철학하는 예술』(미술문화), 『역사검열과 역사교육』(동북아역사재단), 『예술과 엔트로피』(눈빛), 『중심의 힘』(눈빛) 등이 있다.


// 목차

서문 앤소니 비들러 
역자 서문 정용도 
감사의 글 

회상된 공간들 Recollected Spaces 
수집과 회상: 영화여행과 미술관 산책 
모더니즘의 잔해들, 영화의 고고학: 제인 윌슨과 루이스 윌슨의 [자유로운 익명의 기념비] 

과학적 시노그래피 Scientific Scenographies 
예술에서 과학의 건축: 해부학 강의 
정신의 작품들: 레베카 혼의 인테리어 아트 

시간의 구조들 Fabrics of Time 
삶의 패션들: 예술과 영화의 친밀성 
시간의 건축가들: 워홀에서 차이밍량에 이르기까지 릴의 지속시간 

주석 
색인 


퍼블릭인티머시시각예술의공간적확장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일반 > 예술이야기
지은이 줄리아나 브루노 (픽셀하우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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