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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리뷰] SOUND TRIANGLE : LIG & STEIM ㅣ 소리의 직선과 곡선을 그리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 21. 19:29



지난 11월 3, 5일. LIG아트홀에서 한국의 사운드 아티스트들과 네덜란드 사운드 연구소인 STEIM 소속 아티스트들의 프로젝트 "사운드 트라이앵글" 공연이 열렸습니다. 이 프로젝트 공연은 한국-네덜란드-영국의 사운드 아트 관련 3개 기관이 주체가 되어 2011년부터 2012년까지 2년에 걸쳐 진행되는데요. 한국에서 선보인 사운드 트라이앵글 공연이 이 프로젝트의 첫 공연이였습니다. 한국과 네덜란드 아티스트들은 확연히 구분되는 공연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르지만 또 다른 하모니를 선사했었습니다. 이번 리뷰는 공연 이벤트 당첨자들의 리뷰를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앨리스온 독자 여러분들도 공연 리뷰를 보시면서 "사운드 트라이앵글" 프로젝트 공연을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 한국 LIG 뮤지선 팀 :  사운드는 현재 진행형 


사운드 아트란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이탈리아 미래파 화가 루이즈 루솔로였다. 그는 1913년에 쓴 "소리예술 선언"에서 기계의 발명과 더불어 노이즈가 태어났고, 현재는 노이즈가 인간의 감각위에 군림하고 있다면서, 그러므로 미래파의 음악가들은 음의 영력을 확대하고 풍부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 말하였다.  거의 100년전 루이즈 루솔로가 선언한 것 처럼 현재 사운드 아트는 때로는 우리의 상상력을 넘어, 이제 소리의 한계가 어디까지 인가를 확인시켜 주고 있는 듯 하다.  

거의 2시간 정도의 공연.  현재 한국 사운드 아트를 대표하는 작가 : 권병준. 최수환, 류한길, 홍철기, 최준용.
작가 각자가 개발한 사운드 악기들 :  타자기, 펜&스폰지, 컴퓨터 등등. 
즉흥으로 작곡되어가는 사운드. 작가도 관람객 또한 사운드가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아찔함! 
만약 처음 사운드아트의 공연을 보는 관람객이 였다면 사운드(소리)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  동시에 사운드의 공포를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운드아트 공연을 자주 본 관람객들에게는 어쩌면 또! 이런 공연! 이야 ~ 라는 반응을 보였을지도 모를 공연이였을 지도......하지만 그들이 힘들고 외롭게 쌓아온 한국의 사운드아트의 현재 진행형을 통해서 우리는 긍정적인 사운드 아트의 미래를 기대해 볼만 하다. 





LIG케이지의 ‘2시간 33초’


한국에서 사운드 아트로 소위 ‘이름 좀 날리는’ 5작가들이 모여 LIG 아트홀에서 공연을 열었다. 2011년 11월 3일 ‘사운드 트라이앵글’. 약 2시간 동안 내가 바라본 풍경. 

류한길 작가는 흐르는 시간 속에서 소리를 던졌다. 의도가 담긴 소리 보다는 우연성에 의해 일어난 소리를 중심으로 공연했던 것 같다. 그러기에 공연마다 소리는 달라지겠지만 사용하는 도구가 똑같기 때문에 관객이 받는 느낌은 비슷한 것 같다. 마치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결국 도착지는 부산이듯이 말이다.

권병준 작가는 한스 코흐데와 협연한 공연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적절한 조화를 보였다. 권병준 작가가 낀 안경, 볼펜 그리고 장갑은 VR(가상현실)을 떠올리게 했고, 한스 코흐데의 수세미를 이용한 사운드 아트는 일상생활에서 소리를 찾는 듯 보였다. 서로 호흡하고 즐기며 공연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수환 작가는 ‘태권브이’의 김박사처럼 본인의 작품인 기계작곡가의 아버지처럼 보였다. 아버지가 자기 자식을 소개하는 듯이 ‘자식’에게 자기소개 하라고 시키고 아들이 잘하는 장기를 보여주면서 공연을 진행시켰다. 중간에 나온 영상들은 머이브리지가 만든 최초의 영화와 비슷한 느낌을 줘 더욱 기계적 느낌을 살린 것 같다.

최준용 작가는 스피커가 다른 장치를 통해서 내는 소리가 아닌 ‘진짜로’ 내는 소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스피커를 던졌다. 이런 행위들을 통해 묵직한 소리를 이끌어내어 공연의 전반적인 비트감을 유지시켰다. 같이 협연한 알렉스 노비츠는 닌텐도 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목소리의 변형을 통해 공연의 세세한 소리를 이끌었다.

홍철기 작가는 이 생각이 떠오른다. ‘귀마개를 왜 주나 했더니..’ 갑자기 다가오는 비명소리가 주는 놀람은 공포영화에서의 소리가 주는 효과가 시각보다 뛰어나다는 느낌을 주었다.

공연을 보고나서 사람들이 존케이지의 ‘4분 33초’를 처음 봤을 때 이런 감정이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작가들은 관객들에게 물체가 나는 소리에만 만족하지 않고 그것이 낼 수 있는 또 다른 소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듯 보였다. (글.신혜성) 

공연 “ 사운드 트라이앵글 ”

필자는 사운드 아트에 대한 이해 및 경험이 일천한 상태로 본 공연을 관람했다. 이러한 연유와 작가-퍼포먼스의 비(非)관객친화적 태도로 공연은 자연스레, 감상되는 것이 아닌 분석의 대상이 됐다. 각 섹션별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본 공연은 여타 문화예술 콘텐츠에 비해 공연자와 관객과의 심리적 거리가 멀다. 공연이란 양식이 필연적으로 담보하는 시공간적 물성을 제외하면 공연자와 관객이 공유할 것들이 많지 않다. 두 시간 넘도록 진행되는 공연이지만 웃음·탄성·비명 등의 반응은 객석에서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

이런 현상을 나타나게 하는 요인은 간단하다. 최수환의 “그리드와 집합체에 대한 실험 1”을 제외한 다른 섹션에서는 일상에서 통용되는 수준 이하의 내러티브만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첫 공연인 류한길의 “타이피스트 : 문”에서는 타이핑과 기계적 드러밍 사이의 개연성을 쉬이 지각할 수 있지만 정작 그 선형성에 천착하면 이내 아무것도 분석할 수 없게 된다. 소리의 발생은 조건 지어져 있지만 정작 어떠한 배열도 유추되지 않는다. 관습에 반하는 새로운 콘텍스트이기에 관객은 이것이 혼돈과 자유 어느 쪽에 가까운 것인지조차 혼란스럽다.

주어진 분량이 짧은 관계로 나머지 섹션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권병준의 “펜 & 스폰지 : 쓰기/지우기”는 소탈해 보이는 테마를 내세워 매우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이고, 최준용의 “burst. Behave”는 사물에 대한 관심을 흩뜨리는 방식으로 소리를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홍철기의 “공포의 즉흥, 즉흥의 공포”는 (최수환의 작업처럼 친절하진 않지만) 소리와 서사에 분명한 층위를 가지고 공간을 가로지른다.

필자와 같은 문외한에게 사운드 아트라 불리는 장은 아직까지 관습적이지 않은 요소와 조합들로 점철돼 보인다. 즉흥적이지만 동시에 즉물적인 연주, 차가운 테크놀로지 전·후에 배치된 뜨거운 추상, 탈계급적이지만 돈 냄새나는 포장 등.

공연의 질은 만족스러웠으나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말은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동반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공연장을 떠나는 관객의 팔 할이 멍한 표정이다. 기왕 돈 받고 꾸미는 무대, 작가건 제작자건 연출자건 이 신선한 장에 더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바란다. 그럴 의지가 없다면 굳이 대관할 필요 없이 인터넷 방송으로 공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글. 김우성)

사운드 트라이앵글 : LIG & STEIM 공연 감상

 

예술의 역할 중 하나는 쾌락적 기능으로 감상하는 이의 사고와 감성을 자극 하는 것이다사운드 트라이앵글 공연은 전체적으로 조금 다른 관점에서의 쾌락적 기능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종합적인 나의 평가이다먼저 류한길의 공연에서 귀에 익숙치 않은 기계음과 타자기 소리의 조합이 이루어내는 리드미컬한 연주그리고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의 흔들림.. 그것들로부터 어떤 의도나 의미를 읽어낸다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나는 공연장이 아닌 작가의 작업실 혹은 실험실에 자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신경을 자극하고 불쾌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예술의 역할과는 반대 관점이지만 어찌됐든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알 수 있었다최준용의 작업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느껴졌다그러나 최준용과 Alex Nowitz의 협연에서는 하이퍼 리얼리즘(Hyper-realism)과 비슷한 맥락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극사실주의의 청각화가 이루어진다면 이 공연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들은 그들의 신체 자체를 스피커드럼 등과 같이 도구화 하여 악기로서 공연장 내에 존재하고 있으며 육성과 기계음스피커를 통한 소리를 뒤섞어 들려주면서 어떤 것이 진짜 소리인지에 대한 의문을 관객으로 하여금 갖게 만들었다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Alex Nowitz Wii 컨트롤러를 통해최준용은 스피커와 드럼을 통해 두 작가 모두 그 자체로의 악기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악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권병준과 Hans W. Koch 역시 흥미롭다권병준이 연주에 사용하고 있는 펜과 Hans가 연주하는 스폰지는 인간 그 자체가 도구화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물건들이 악기로서 공연 내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재미있었고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일상의 두 물건이 사운드로서의 접점을 찾아 서로 혼합되어 가는 과정이 철학적인 관점에서 일상의 사물들을 다시 바라보게끔 하는 그야말로 실험적인그러나 가능성과 흥미가 엿보이는 공연이었다개인적으로는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관객의 도구화관객의 악기화가 이루어 지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상상해 본다. (글. 강예성) 







네덜란드 STEIM  뮤지션팀 : 소리의 힘, 그리고 다양성 

11월 5일은 네덜란드 STEIM 뮤지션들의 공연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그들의 사운드 공연에 많은 관람객들을 찾게 했다. STEIM(the STudio for Electro-Insttrument Music)은 전세계에서 유일한 인디 라이브 일렉트로닉 음악센터이다. 작곡가들과 음악가들로 이루어진 국제 커뮤니티 및 유망한 비주얼 아티스트들이 지원하며 그들의 작품활동에 필요한 독창적인 악기들을 개발하는데 협력하고 있으며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아티스트들의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 되도록 도와주고 있는 곳이다. 
이번 공연은 자신을 위해 고안한 전용툴로 자신의 신음소리, 새들의 재잘거림, 소프라노 노랫소리 등을 포착, 변형시켜 사운드의 힘을 보여준 알렉스 노비츠.  자신의 귀여운 목소리 그리고 종이와 가위, 펜, 거울, 영상을 이용해 자신이 만들어 놓은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 니나 보이스. 다양한 장르의 음원을 담은 레코드판을 이용 다양하게 믹스된 사운드를 선사한 디제이 스니프, 그리고 인터미션 타임을 없애고 그 타임을 대신해  한국, 네덜란드 아티스트들이 노트북을 아코디언처럼 연주한 소박하고 웃음이 가득한 짧은 공연 까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관람객들은 진정한 사운드의 세계로 안내해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 같았다. 네덜란드 뮤지션들이 보여준 다양한 사운드 악기들. 전자 기계음만이 사운드 아트가 아니라 진정한 사운드 기계 뿐만아니라 인간, 그리고 자연 그 자체라는 것을 보여주는 소리의 힘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였다. 



                                                                      사운드 트라이앵글 : LIG & STEIM 공연 감상

 

예술의 역할 중 하나는 쾌락적 기능으로 감상하는 이의 사고와 감성을 자극 하는 것이다. 사운드 트라이앵글 공연은 전체적으로 조금 다른 관점에서의 쾌락적 기능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종합적인 나의 평가이다. 먼저 류한길의 공연에서 귀에 익숙치 않은 기계음과 타자기 소리의 조합이 이루어내는 리드미컬한 연주, 그리고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의 흔들림.. 그것들로부터 어떤 의도나 의미를 읽어낸다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나는 공연장이 아닌 작가의 작업실 혹은 실험실에 자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신경을 자극하고 불쾌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예술의 역할과는 반대 관점이지만 어찌됐든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알 수 있었다. 최준용의 작업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느껴졌다. 그러나 최준용과 Alex Nowitz의 협연에서는 하이퍼 리얼리즘(Hyper-realism)과 비슷한 맥락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극사실주의의 청각화가 이루어진다면 이 공연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들의 신체 자체를 스피커, 드럼 등과 같이 도구화 하여 악기로서 공연장 내에 존재하고 있으며 육성과 기계음, 스피커를 통한 소리를 뒤섞어 들려주면서 어떤 것이 진짜 소리인지에 대한 의문을 관객으로 하여금 갖게 만들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Alex Nowitz Wii 컨트롤러를 통해, 최준용은 스피커와 드럼을 통해 두 작가 모두 그 자체로의 악기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악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권병준과 Hans W. Koch 역시 흥미롭다. 권병준이 연주에 사용하고 있는 펜과 Hans가 연주하는 스폰지는 인간 그 자체가 도구화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물건들이 악기로서 공연 내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재미있었고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일상의 두 물건이 사운드로서의 접점을 찾아 서로 혼합되어 가는 과정이 철학적인 관점에서 일상의 사물들을 다시 바라보게끔 하는 그야말로 실험적인, 그러나 가능성과 흥미가 엿보이는 공연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관객의 도구화, 관객의 악기화가 이루어 지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상상해 본다. (글.이진아)

                                                                                                      공간의 안무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이라는 타이틀 아래 어떠한 이야기가 펼쳐질지, 사운드 트라이앵글의 공연으로 향하는 호기심 가득한 발걸음은 그들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진 채 마무리되었다.

이번 공연은 ‘사운드’라는 매개를 통한 Communication Experiment라고 보여졌다. 각자 다른 문화배경을 가지고 있는 artist들의 각기 다른 소통 법은 다소 충격이었지만 관객들 개개인의 다른 해석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공간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공연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몸으로 표출해내는 그들만의 언어이자 트라이앵글을 채워내는 ‘공간의 안무’와도 같았다.

각자의 이야기를 확정하고 표현하고 점령하는 무한한 이야기로의 초대!

크고 작은 몸짓을 통한 소리의 울림은 ‘사운드’를 ‘이야기’로 변화시키기 위한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행위이면서, 관객 개인의 마음과 닿지 않는다면 존재 하지 않을 것처럼 섬세했다.

이보다 더 간결하게 떠날 수 있는 상상여행이 또 있을까?

안에서 밖으로의 극적인 변화, 어둠에서 빛으로 이어지는 소리의 움직임들은 고갈되지 않는 각각의 표현방법으로 흔적 없는 시간의 경계를 만들었다. 우리의 몸이 총체적이고 전체적인 도구라는 것이 분명하게 교감되는 순간이었다.

소통의 과정에서 마음이 움직이는 것처럼 소리를 드러내는 몸의 움직임을 공간과 함께 기획하여 전시하고 관람객들이 체험케 할 수 있다면......하는 마음이 공간디자이너로서 마구 솟구치는 그런 11월5일 5시였다.  (글. 이미정)







* 소중한 글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위 공연 사진은 Lig아트홀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사진의 저작권은 LIG아트홀에
있음을 밝히오니 무단으로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