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작가와 대화를 시도하다 : walking along new reflection _exhibition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2. 18:41



당신은 미술관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을 보고 작가가 의도하고 있는 바를 이해하고 있나요? 란 질문을 받는 다면.... 여러분들의 대답은?  내가 이 질문을 받았다면 나의 대답은 NO 노! 다. 우리는 모든 예술 작품에는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의 생각을 작품을 보고 딱 이해하기에는 현대미술에서는 더욱더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그 이유는 다양하게 있겠지만 관람객들과의 소통의 부제가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2월 한빛미디어갤러리에서는 7명(팀) 작가의 생각(관점)이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보여준 전시가 열렸다. 인터렉티브 설치작품 부터 영상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에 현재의 현대미술 속에서 관람객들과의 소통 부제를 없애는 동시에 작가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젊은 작가 작품을 살펴보자. 

    먼저 전시장을 맞이한 작품은 고창선의 [불협화음을 위한 2인의 협연]으로 악기 같으면서도  게임기 같은 기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게 되는 악기와는 구조가 사뭇 다른 모습이면서도 건반과 스피커 등이 보이는 걸 보면 악기이니 연주를 해보라는 것이라는 직잠으로 연주를 해볼까란 호기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혼자 연주하기에는 이 악기에서 나는 소리들은 하나하나 동떨어진, 연결고리가 없는 매개체 같은 것들로 둘 이상의 연주자(관람객)이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둘 이상의 연주자(관람객)들이 연주를 한다 해도 우리가 듣기에 아름다운 연주를 이끌어 내기에는 어려움이 생긴다.  악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존재하지 않고 악보도 존재하지 않고, 또한 서로 동질감이 없는 연주자들(관람객)이 만나 아름다운 연주를 만들어 내기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인내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연주를 위한 연주자들 간의 시행착오를 통한 협업과 타협을 이끌어 내고자 한다. 그것을 통해 모르는 사람들 간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말고자 하는듯 보인다.  또한 작가는 과학과 기술을 예술에 연결하는 방식을 통해 실존, 의식, 만남, 소통 등의 문제를 중요한 화두로 삼으며 사람들 간의 다양한 조건들을 실험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거대한 사각 프레임에 하얀 점들이 멀리 멀리 펴져 있다.  그 프레임 안에 검은색 스피커 처럼 생긴 둥근 장치들 가까이 입김을 불어 넣으니 하얀 점들이 점점 더 멀리 펴져 나가는 모습이 민들레 꽃씨들을 후 불었을때 하늘로 멀리 펴져 가는 모습과 비슷하다. 지금 내가 사각 프레임 앞에 서인듯 공간과 시각프레임 넘어 보이는 공간은 사뭇 다른 공간처럼 느껴지는 동시에 그 공간으로 넘어가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 작품은 최인경의 [숨:] 으로  관람자의 숨을 불어넣는 행위에만 반응하는 입김인식 센서를 이용해 인터페이스로 치환한 것으로  호흡(숨)에서 우리가 쉽게 생명을 환기시키듯 사각프레임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공간에 관람객의 따뜻한 입김으로 생동감을 획득하고 있다. 매우 섬세한 테크놀로지를 통해 테크놀로지에서 상당한 부족한 감성적인 인터렉션을 창출해 차가운 기계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자 하였다.  

      그 다음으로 볼 설치작품은 한창민&유선웅으로 구성된 하이브 팀이 제작한  [Light Tree : Interactive Dan Flavin] 이다. 이들은  1960년 이후 나타난 라이트 아트에서  중요한 작가인 댄 플래빈의 작품을 다시 오마추이한 작품을 선보였다.  댄 플래빈은 형광등이나 주로 색깔있는 형광튜브를 벽이나 바닥에 설치하는 단순한 구성으로 매우 환상적인 분위기로 빛을 원천으로 삼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빛을 단순히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키 위한 소극적인 수단의 장치가 아니라 공간을 형성하기 필요한 매체로 생각했으며 빛 하나로 모든 형체를 극도로 제한해 그 존재 자체만을 표현하려고 노력하였다. 하이브 팀도 댄 플래빈이 표현하려고 했었던 빛의 매체에 관람객의 터치(인터렉티브)를 가미해 새로운 교감을 시도하고 있다.  관람객의 터치를 통해 전달된 따뜻함(교감)은 단순한 빛 색깔의 변화가 아닌 차가운 테크놀로지에 대한 새롭고 따뜻한  반향을 줄 수 있는 Light Tree 라 할 수 있겠다. 



     알루미늄 안  40개의 프레임들이 보인다.  이  40개의 프레임 모두 어느 방(장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각 방들에 설치되어 있는 cctv를 통해 찍혀진 영상들이다.  우리는 이 40개의 방을 응시하면서도 cctv 카메라를 통해 응시하고 있는 또 다른 존재를 보게된다. 이 작품은 건축물을 만들고 그 속에 카메라를 설치해 건축물 겉의 이야기가 아닌 속으로 감춰져 있는 이야기를 꺼내는 작가 인 정정주의 작품이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건축물을 축소해 만든 후 카메라를 설치해 건축물 안의 모습과 그 건축물 보고 있는 관람객 또한 담아내 관람객들에게 다시 보여줌으로써 '응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이번에 선보인 [40개의 방]에서는 단단하게 느껴지는 알루미늄 프레임을 통해 관람객들의 응시할 수 있는 한계를 보여줌으로써 불안정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스크린 속 바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바다와는 사뭇 다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다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은 우리를 보자마자 도망가기 바쁘다. 하지만 작가 홍성대의 [경계를 넘어 시리즈 ] 작품 바닷속 물고기들은 우리와 친구하자고 말하는듯 다가오며 대화룰 원하는 나를 떠나지 않는다. 작가 홍성대는 스크린을 통해서 관람객의 소통을 이끌어 내는 인터렉티브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 이번 작품에서도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데 다만 관람객이 전체 움직임에는 반응하지 않고 손동작에만 반응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단순한 관람객의 행위에 단순히 움직이는 인터렉티브를 통한 소통이 아닌 관람객의 적성에 따라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고자 하였다. 

단순한 낙서를 새로운 이미지로 재창조한 [JUST DRAW]는 이재중&박진완 작품으로 관람객이 아무런 의미없는 무작위적인 낙서를 컴퓨터는 패턴으로 만들어서 보여줌으로써 아무리 의미없는 낙서라도 규칙을 갖게 되면 아름다운 패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관람객들은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패턴을 보고 놀라움을 느끼는 동시에 프린트를 해 가져갈 수 있어 순간이지만 나도 작가다란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었다.  노승석의 작품[TIME +TRACE +TRANSFORM]은 우리의 삶은 보이지 않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 살아가고 있는 점에 착안해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공감하기 위한 감정들을 움직이는 영상의 변형, 변화되는 색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이 전시가 얼마나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생각을 고스란히 표현했는지는 관람객들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작가들은 소통을 위한 여러 소재와 주제등을 매일 고민하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에서도 차갑게 느껴지는 테크놀로지를 한결 부드러운 접근을 위해 호흡(숨) 이용한 작품부터 투박한 악기이지만 그 속에서 또 다른 타협과 관계를 만들어 낼려는 작품,  무의식적인 낙서이지만 그 낙서에 새로운 패턴을 적용시켜 나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남긴 작품을 보면서 알 수 있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읽는다는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작가들이 끊임없이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이끌어 내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은 고안해내고 만들어낸다면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 또한 그 작가 이해하려는 대화를 계속해서 시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