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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퀘어에서 상영되고 있는 한국 비디오아트_조승호 작가의 <부표 BUOY>

kunst11 2012. 6. 12. 18:28


비디오 아티스트 조승호 작가의 작품이 세계인이 몰리는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40여 개 대형 전광판에서 한 달가량 매일 상영된다. 타임스퀘어협회에서 주관하는 디지털 아트 이벤트 '빅 스크린스'는 조 작가의 작품 '부표 BUOY'를 상영작으로 선정,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오는 30일까지 매일 밤 11시47분부터 상영한다. '빅 스크린스'가 타임스퀘어 내 여러 스크린 보유사의 협조를 얻어 한 작품을 상영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한국인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다.

타임스스퀘어 일대의 공공미술을 주관하는 비영리기구 '타임스스퀘어 연합(Times Square Alliance)'은 지난 4월 비디오아티스트들의 모임인 '전자 예술 인터믹스'와 함께 뉴욕 전광판에 비디오아트를 상영하는 '타임스스퀘어의 순간:디지털 갤러리'를 시작했다. 조승호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는 세 번째 작가다. 타임스스퀘어 연합 셰리 도빈 공공미술 국장은 "300여개의 작품을 검토한 후 '부표'를 선정했다. 도시와 완전히 상반되는 건물 하나 없는 사막 풍경이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스스퀘어의 순간'은 전광판 광고를 판매하는 '타임스스퀘어 광고 협회' 회원사들이 매일 밤 전광판 시간의 3분씩을 기부 형태로 내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실현 가능했다. 이들이 매일 기부하는 전광판 광고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100만달러(약 11억8000만원)에 달한다.



이 작품은 캘리포니아주의 데스 밸리(Death Valley) 사막 풍경을 소재로 6분21초의 원작을 2분30초로 재구성한 새로운 4채널 설치 버전이다. 4채널이란 여러 스크린에서 4개의 다른 동영상이 동시에 상영된다는 뜻이다. 작가는 움직이는 차 안에서 사막을 촬영한 뒤 이를 수평과 수직의 기하학적 분할 구성을 통해 작품으로 만들어 오랜 세월 바닷속에 잠겨있다가 지금의 사막으로 변한 퇴적층의 흔적을 보여준다. <부표>는 원래 2008년 만들어진 약 8분짜리 작품이다. 작품 소재인 캘리포니아 동부 모하비 사막의 데스 밸리(Death Valley)는 북미에서 가장 건조하고 더운 지역으로 꼽힌다. 조승호 작가는 화면 한 개를 위해 만들어진 이 작품을 타임스스퀘어를 위한 비교적 짧은 비디오아트로 편집하면서 한 개의 영상으로 된 '싱글 채널'을 4개의 영상을 동시에 트는 '4채널'로 변환했다. 각종 소음이 난무하는 타임스스퀘어의 특성을 고려해 원래 작품에 포함됐던 사운드는 모두 지웠다. 조 작가는 "일부 전광판엔 사막의 풍경이 실제보다 더 크게 보인다. 편집 작업을 하는 3주 동안 비디오아트 작가로서 평생 한 번 경험하기 어려운 초대형 무대에 선다는 부담과 긴장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작가 조승호는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비디오아트로 석사학위를 받은 조 작가는 1997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인전을 열면서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12개 영상 채널에 59대의 화면을 사용한 조 작가의 작품 '빛의 도시'는 작년 3월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설치돼 상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