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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한 풍경_(Im)Possible Landscape_삼성미술관 플라토

kunst11 2013. 1. 9. 14:15


(불)가능한 풍경_(Im)Possible Landscape

삼성미술관 플라토

2012.11.8 - 2013.2.3 / 월요일 휴관


현대 예술에서 풍경은 예술의 중요한 소재입니다. 가장 훌륭한 예술적 주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주제들, 말하자면 우리의 생활 속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발견되는 삶의 현장에 대한 주제들일테죠. 이런 테마를 통해 예술가들은 삶의 에너지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발견해 내려고 했을거구요. (불)가능한 풍경은 새로운 진실을 찾길 바라는 예술가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타포가 아닐런지요. 자세한 사항은 아래를 참조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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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강홍구_공성훈_김나영+그레고리 마스 김동연_김범_김소라_김홍주_문범 오용석_이기봉_이불, 이세현, 정서영

강연회·특별공연 참가신청 / 홈페이지(www.plateau.or.kr)에서 접수 문의 / 1577-7595

전시설명 전시와 작가에 대한 도슨트의 설명 프로그램(무료, 약 50분 소요) 일시 / 매일(火~日) 오후 2시, 4시


                                                                강홍구_그린벨트 세한도

김나영+그레고리마스_Acceptance

삼성미술관 플라토는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현대미술의 상상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현실인식의 불가능성 혹은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제시하는 『(불)가능한 풍경 (Im)Possible Landscape』展을 11월 8일 부터 2013년 2월 3일까지 개최한다. 초상과 더불어 미술사의 가장 오래된 장르인 '풍경'은 자연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 한 시대와 개인의 현실인식을 반영한 결과물로서, 오늘날 현대미술에서도 끊임없이 재탐사되고 있는 영역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풍경에 대한 인식은 '차경(借景),' 즉 펼쳐진 공간 속의 광경을 주체의 의도에 따라 선별하여 편집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자연의 기운을 담은 바람(風)과 햇볕(景)을 뜻하는 본래 의미와 같이, 풍경은 바로 눈 앞에 펼쳐진 현실 그 자체가 아닌 표면 아래 감추어진 실재를 파악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으로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의 메타포로서 예술가들에게 인식되어 왔다. ●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강홍구, 공성훈,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김동연, 김범, 김소라, 김홍주, 문범, 오용석, 이기봉, 이불, 이세현, 정서영 등 세대와 경향을 달리하는 14명의 작가들은 '풍경에 대한 사유'라는 단 하나의 지점만을 공유할 뿐, 재현에서부터 개념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각자만의 방식으로 여러 갈래로 확장하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유동성을 보여 준다. 이번 전시에서 풍경은 일상적 차원으로 시점을 이동하고, 고정되지 않은 여정을 통해 획득한 경험적 정보들을 재조립하며, 더 나아가 재현 너머의 공간으로 이행함으로써, 잘려진 프레임보다는 훨씬 더 풍부하고 유동적인 범위의 풍경을 창안한다. ● 이불, 이세현, 공성훈, 강홍구, 오용석 작가에게 풍경은 사실주의 재현기법을 이용하지만 결국은 그것이 예술가에 의해 선별되고 편집되어지는 역설적인 거짓임을 보여 준다. 풍경의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과학적인 재현의 법칙에 의거한 자연주의적인 실경(實景)이거나, 또는 자연의 숭고함을 외경하는 낭만주의적 풍경 같은 어떤 전형성의 이미지인데, 우리시대의 풍경 사유자들은 이러한 풍경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패러디 방식을 통해 그 전형성을 극복하고자 한다. 이불은 20세기 근대사 속 건축, 인물, 사건들에서 차용한 풍경을 통해 시대와 국적을 가늠할 수 없고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기억의 파편들로 재구성된 작가 만의 새로운 서사를 제시하여 유토피아라는 근대의 거대담론을 해체하고 자기 의도대로 새로운 역사쓰기를 시도한다. 이세현은 동양적 시점으로 그려진 이상적 산수 풍경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밀하게 묘사된 현실의 풍경을 제시하여, 시각적 이동에 의해 여러 지점에서 획득한 풍경들을 재조립하여 일련의 관조적 풍경을 다시 만드는 작업을 보여 준다. 공성훈은 낭만적인 풍경으로 화면을 압도하지만, 실제로는 함께 병치한 하찮은 일상들로 그 장대함에 균열을 내는 작업을 통해 그림 이면에 실재하는 현실 또는 불안함을 드러낸다. 강홍구는 과도한 도시 개발로 풍경 자체가 통째로 사라지는 믿을 수 없을 일들에 대한 오마주를 디지털 합성이나 아크릴 페인팅으로 풍경을 새롭게 구성하여 보여 주며 오용석은 영화의 끝 장면이 줌아웃에 의해 스토리를 종결하는데 주목하여 이때 드러나는 조감의 풍경과 구체적인 삶이 삭제된 근대의 관조적인 풍경이 흡사한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 이에 비해 김범과 김홍주는 풍경을 모티브로 하여 시각적, 지각적 탐구를 보여 준다. 김범은 단 몇 줄의 문장으로 눈에 보이는 세계의 미약함을 걷어 내고 인덱스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제시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냄 으로써 '보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성찰한다. 김홍주는 회화에 있어서의 '재현'의 문제에 천착하면서 대상을 고립시키고 조망하는 시선의 결과로 풍경은 마치 읽을 수 있는 텍스트로 변경되는 동시에 배설물 같은 구체적인 풍경을 관객의 면전에 대면시켜 재현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문범과 이기봉, 정서영은 풍경을 묘사하지만 보여지는 외피와 전혀 연관없는 또 다른 주제로 작품을 보여 준다. 문범은 물질에 대한 사유를 통해 '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을 지속하고 있지만, 신체를 개입시킴 으로써 실재와 허구가 공존하는 "가능한 세계들(Possible Worlds)"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이기봉은 어떤 심연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 갈 운명의 미약한 존재들, 즉 우리의 지식과 욕망이 잠시 머무르는 장소를 풍경으로 파악하여 보여 준다. 정서영은 장소를 설정하는 지도가 질서와 지식으로 환원된 풍경의 재현임을 직시하고 지도 대신 직접 몸으로 체득한 자연들의 총합을 '괴물의 지도'로 제안하여 관객들이 주어진 단서들을 따라가며 각자 마음 속에 새로운 풍경을 그리도록 유도한다. ● 마지막으로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김동연, 김소라는 현실 인식 그 자체를 풍경으로 해석한다. 김나영+그레고리 마스에게 네온사인으로 뒤덮인 매혹적인 현대도시의 풍경은 삶이 삭제되고 텍스트로 남은 허구적인 공간인 동시에 그마저도 억지로 분절된 'PERF-ECT'라는 단어처럼 불가능한 완전함으로 존재하며, 김동연에게 불완전한 도시의 형상이나 그물망처럼 이어진 교차로들로 파노라마처럼 펼치는 풍경은 현대 과학 문명의 이상과는 달리, 판옵티콘에 종속되어 폐허가 되거나 추상이 되어 버린 현실이다. 또한 김소라는 '풍경'을 담아 내는 행위를 '사냥'으로 인식하여 사냥의 행위로 발생하는 소리를 채집하여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믹스되고 충돌하는 사운드를 통해 구성한 유목적인 풍경을 보여 준다. 현대미술은 우리의 눈과 의식으로는 풍경의 전체상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대신 뒷골목과 같은 인식의 틈과 여백, 전체의 부분을 파악할 뿐이며 그것만이 삶을 생생하게 접촉하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이라 말한다. 풍경은 더 이상 재현의 대상이 되는 것을 멈추고 주체의 '외부'가 의미하는 '안에 존재하지만 경험적으로 지각되거나 포착될 수 없는 은폐된 차원'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풍경'이라는 단 하나의 관심만을 공유하는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은 '풍경에 대한 사유'가 작품이라는 체험의 수준으로 확장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불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대답이자 연속되는 질문거리로 남을 것이다. 작가들의 무한 상상력으로 채워진 이 전시는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작은 강의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역사적인 장르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현대미술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삼성미술관 플라토


강홍구_그집 암벽

  이기봉_Hole of Solaris


김소라_풍경

이불_나의 거대서사 바위에 흐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