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에서 움직이는 감각과 사유
김보라(홍대 예술학)
1.
홇고 그름의 구분이 뚜렸했던 시기가 있었다. '이건 착한 짓, 이건 나쁜 짓.'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별 걸러냄 없이 받아들일 만큼 순수했던 시절, 생각해보면 당시의 눈으로 보던 세상은 단순했다. 하지만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그 언제부터인가 사유에 편리함을 제공하던 잣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나'라는 자의식이 강하게 꿈틀대고, 세상의 부조리를 느끼게 된 어느 순간이 아니었을까. 이분법적 분명함에서 모호함에로의 변화, 그 때 겪게 되는 혼란은 어찌보면 나이듦의 과정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일종의 성장통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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