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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매스 미디어와 미술>은 70년대와 80년대 매스미디어가 문화를 지배하게 된 현상 아래, 많은 모던 미술가들이 미술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 즉 사진, 영화, 비디오, 컴퓨터 등을 사용해오면서 미술사가들이 그들의 연구대상을 확대해야만 하는 시대적인 움직임 속에서 저술되었다. 지은이 존 워커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매스 미디어 시대에 순수미술이 처해 있는 특정한 상황을 검토하고자 했다. 또한 매스 미디어와 순수미술이라는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두 영역간의 차이점들을 규명하면서 아울러 그 두 영역이 상호작용하는 방식들에 대해 논의하였다. 순수 미술가들은 매스 미디어에 어떻게 반응해 왔는가? 매스 미디어는 시각예술을 어떻게 이용해 왔는가? 순수미술이 수행할 수 있는 어떤 긴요한 사회적 역할이 남아 있는가? 만약 남아 있다면, 과연 그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들은 이 책에서 고찰하고자 한 중요한 질문들이다.

책은 70년대와 80년대의 미술을 논의하는 두 개의 장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딱딱한 연대기적 접근 방식보다는 분석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문화와 관련된 많은 이론적 텍스트들이 도판이나 구체적인 예들을 결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책은 추상적인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시대들로부터 취합한 일련의 사례들을 보여주고 분석한다. 책의 내용에는 미술을 사회의 계급구조와 관련시키고 사회주의나 페미니스트 미술가 및 미술사가와 관련된 이슈들을 논의하는 텍스트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미술이 생산되는 사회구조에 대한 언급없이 미술을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서 이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이데올로기, 경제학, 정치학, 권력, 젠더와 인종과 같은 이슈들에 대한 고찰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미술을 여전히 이데올로기, 정치학과 계급 투쟁을 초월해 있는 영역으로 간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 사람들은 종종 미술에 대한 분석 때문에 미술의 신비가 파괴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저자는 지식 덕분에 미술을 더 깊이있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서는 매스 미디어의 이데올로기적 전제, 정치학, 조작 방식을 비판하는 수많은 현대 미술가들을 다루었다. 이를 통해 민중들에게 다가가고 영향을 끼치는 미술의 능력은 매스 미디어의 것이라기보다는 진정한 교육적이고 사회적인 가치를 가진 정치적으로 의식적인 미술가들에 의해 표명된 비판적 독립성임을 보여주려 하였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어떠한 결론도 잠정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미술가들이 수많은 다양한 방식으로 매스 미디어를 이용해 왔고 몇몇 미술가들이 더 많고 더 다양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매스 미디어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테크놀로지, 표현 양식을 채택해 왔다는 것도분명하다고 말한다. 또한 최근 몇 십 년동안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텔레비전 채널, 또 다른 커뮤니케이션 체계들이 번성하였고 멀티 채널과 멀티 문화 환경 속에서 순수 미술의 몇몇 특징과 매스 미디어의 몇몇 특징을 보여주는 중간 범주의 미술가들이 출현하였음을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이러한 미술가들의 작품이 순수미술가들이 지향해야 할 창조적인 방식, 즉 과거와 현재의 미술과 미디어를 이용한 실험적이고 공동 작업적인 실천을 예증화한다고 밝힌다.

<매스 미디어와 미술>은 1983년에 출간된 존 워커의책 <대중매체시대의 예술>의 1994년 개정판이다. 1900년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쓰여진 고급문화와 저급 문화, 미술과 매스 미디어간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문헌들을 참고하여 저술되었는데, 특히 1972년에 출간된 존 버거의‘보는 방법Ways of Seeing’(텔레비전 시리즈와 단행본)의 사상적 궤적을 많은 부분 따르고 있다. ‘보는 방법’이 빠뜨리고 있는 것은 모던 미술에 대한 고찰과 현재의 미술가들이 당면해 있는 실천의 문제로, 본서는 이러한 취약점을 보완하고자 했다. 이 책의 초판은 미들섹스폴리테크닉(현재의 미들섹스 대학교)의 '매스 미디어와 미술'이라는 과목의 교재로 기획되었다. 교육적인 목적을 위해 기획되었기 때문에 다소 도식적인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핵심 용어와 개념들
2.    미술이 대중문화를 이용한다
3.    매스 미디어가 미술을 이용한다
4.    기계적 복제와 순수미술
5.    고급문화: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6.    문화적 다원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7.    대안들
8.    80년대 미술과 매스 미디어
9.    미술가들과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
10.    전쟁, 미디어, 1990년대의 미술
11.    결론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과 함께 매스 미디어는 수많은 매체를 혼합적으로 또는 다중적으로 사용해왔으며, 그 매체는 현재도 끊임없이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 책 <매스 미디어와 미술>의 발간 시기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현재, 과거의 전통적인 매스 미디어를 떠올려보면 오늘날의 모습과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수십억의 인간들이 매일 강력한 매스 미디어의 스펙트럼에 노출되어있는 상황은 1990년대와 동일하나, 일반적으로 사진,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비디오, 광고, 신문, 잡지, 책과 디스크나 테이프 형식의 녹음 음악이 포함되었던 매스 미디어에는 현재 진화된 다양한 디지털 매체들이 더해지면서 그 양식과 속성이 변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과거 발달해온 매스 미디어 환경 속에서 미술이 어떻게 그에 적응하고, 그것을 활용해왔는지를 역사적으로, 또한 다양한 관점으로 고찰한 이 책의 내용은 현재 매스 미디어의 빠른 변화에 예술이 어떻게 적응하고, 이것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통찰할 수 있도록 하는 유용한 참고서로써 충분한 역할을 한다. 매스 미디어 환경 속의 예술가의 입장뿐만 아니라 매스 미디어가 예술을 이용하는 상호관계를 함께 고려한 본 책의 내용은 한편으로 현대 매스 미디어가 예술과 관계하는 방식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스 미디어와 모던 미술에 대한 고찰과, 본서의 출간 시기 현재 미술가들이 당면해 있는 실천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 책의 의도는 2013년 현재의 미술, 현재 미술가들에게도 당면해 있는 실천의 문제를 반성하는 데 대한 자극과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본다. 또한 최초에 교재로 기획된만큼 독자에게 다양하고 심도있는 내용이 구체적인 설명과 인용 작품 이미지의 연관성을 높임으로써 이해하기 쉽도록 서술되어 미술 입문자에게도권할만한 책이다.


매스 미디어와 미술
존 워커 저, 장선영 역,  시각과 언어 ,1994


저자소개
존 A. 워커는 미들 섹스 대학에서 미술사, 디자인과 매스 미디어를 강의하고 있다. 그는 <교차, 미술이 팝 속으로, 팝이 미술 속으로>, <디자인사와 디자인의 역사>, <TV 예술: 영국의 텔레비전 미술사> 등의 많은 책들을 저술했다.

김아름 (앨리스온 수습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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