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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미술관 '백남준과 함께 하루를, 백남준_만프레드 몬트베_임영균展'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4. 8. 17:58

백남준과 함께 하루를

백남준_만프레드 몬트베_임영균展

기간/ 2014.04.10(목) ~ 2014.06.22(일)

장소/ 경기도미술관 2F B,C전시실


경기도 미술관에서는 다가오는 4월 10일부터 약 2달간 백남준의 일생을 다룬 전시를 기획하였다. 몇 개의 작품만으로 백남준을 제대로 알게 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평소에 그의 실체를 작품으로조차 만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실제 작품과 그의 삶을 기록한 사진작품을 통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고 하니, 먼 걸음에 보답이 될 듯하다.





만프레드 몬트베_TV 3_흑백사진_30.4×40.2cm_1963_백남준아트센터 소장

『백남준과 함께 하루를』은 1963년에 독일 부퍼탈에서 열린 백남준의 첫 번째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전시는 역사상 처음으로 TV를 예술의 세계에 들여왔다. 또한 작가라는 저자가 만들어 완성하는 작품이 아닌,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이루어지는 전시였다. 시간예술인 음악의 공간적 확장이자, 전통적인 시각예술에 시간성을 도입하는 전시기도 했고, 작품 아닌 것들을 모두 작품화하여, 일상을 예술로 변주해내는 실천이기도 했다. 만프레드 몬트베의 사진 4점을 통해 이 전시의 면면을 살펴본다.      

백남준_밥 호프_141×116×33cm_2001_백남준아트센터 소장

백남준이 만든 로봇의 세계를 살펴보는 섹션도 있다. 그는 1964년 제2회 뉴욕 아방가르드 페스티벌의 오프닝에 「로봇 K-456」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백남준은 이 로봇을 여러 퍼포먼스에 등장시키며 '인간적인'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하게 했다. 1982년 휘트니미술관 회고전 당시 백남준은 「로봇 K-456」이 '우연히' 차에 치이는 퍼포먼스를 벌여 그와 20여년을 함께 했던 로봇에게 죽음을 선사했다. 백남준은 이를 '21세기에 올 재앙을 예고하는 사고'라고 하면서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어떤 로봇도 경험하지 못할 순간을 연출함으로써 백남준은 기술이 인간과 충돌하는, 혹은 그 손을 넘어서게 되는 순간의 윤리학을 미리 알려주었던 것이다. 퍼포먼스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내 아들인데, 아직 장가도 못 갔다."는 재치 있는 말을 남겼다. 「로봇 K-456」을 자식처럼 여긴 백남준은 1986년부터 가족 구성원을 시작으로 하는 본격적인 로봇 조각을 만들기 시작한다. 기계가 가진 합리성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기술을 인간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그의 로봇 조각에는 작품에는 앤틱 TV와 라디오는 물론 당시의 최신 TV가 함께 쓰였는데, 로봇의 신체를 구성하는 재료 또한 시간을 넘나들며 새로운 것을 생성하게 하는 백남준의 작품 철학을 담고 있다. 『백남준과 함께 하루를』 전시에는 뉴욕의 뉴 스쿨에서 개최된 전시 포스터를 통해 로봇 K-456의 흔적을 살펴보고, 미국 코미디의 황제라 불렸던 「밥 호프」, 조선시대 학자 「율곡」을 각각 형상화한 로봇 조각을 전시한다. 로봇조각 곳곳에 배치된 모니터에서는 다양한 영상이 상영되어, 어느 하나로 정지되어 있지 않고, 끝없이 변주되는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      

임영균_스튜디오에서의 백남준1_흑백사진_50×60cm_1983_뉴욕

1982년에 열린 휘트니미술관에서의 회고전은 20여 년간 선보였던 비디오 작품과 퍼포먼스의 기록, 그리고 그것을 재연하는 공연을 망라하여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백남준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보여준 대규모 전시였다. 개막 기념으로 재연된 퍼포먼스를 기록한 사진을 보면 백남준의 오랜 동료이자 음악가였던 샬럿 무어먼이 등장한다. 백남준은 "나는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비디오에 전념하기 위해 음악과 퍼포먼스를 완전히 포기하려던 참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없이는 나의 독일 이후의 퍼포먼스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작품 파트너로서, 또한 사이보그 시대의 예술을 표현하는 퍼포머로서 샬롯 무어먼을 아꼈다. 『백남준과 함께 하루를』 전시장에는 당시 회고전의 여러 장면들과 출품작, 재연되었던 퍼포먼스에 대한 기록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 사진들은 모두 사진가 임영균의 작품으로, 그는 1980년대 뉴욕에서 수학한 후 중앙일보 미주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백남준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80~90년대의 백남준을 사진 기록으로 남겼다.       

임영균_휘트니미술관 회고전의 TV 부처_흑백사진_50×60cm_1982

오래된 관습과 그것이 얼마나 구태의연한 것인지를 문제시하고, 다양한 작품을 통해 새로운 소통을 시도했던 백남준은 1984년 「굿 모닝 미스터 오웰」을 시작으로 1986년 「바이 바이 키플링」, 1988년 「손에 손잡고」로 이어지는 위성 생방송 작품을 선보였다. 서로 만날 것 같지 않던 문화의 소통을 보여주기 위해 세계 각국을 텔레비전 위성 생방송으로 연결하여 송신했던 이 작품들은 인터넷으로 전 지구가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얽혀있는 오늘의 삶을 예견했던 선구적인 작업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냉전시대를 종식하고 동서양의 만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두 번째 위성 작품 「바이 바이 키플링」 기록영상을 상영하고 당시 뉴욕의 라 마마 센터에서 벌어진 생방송 현장을 기록한 임영균의 사진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그밖에도 80년대 백남준의 뉴욕 활동을 기록한 다양한 사진들과 작품 설계를 담은 자필 원고, 뇌졸중을 앓고 난 뒤 병상에서도 작품 활동을 이어갔던 백남준의 회화 작품과 사진가 임영균이 백남준의 글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영상 작품 「윙크」, 그리고 백남준의 작품 세계를 묵묵히 담고 있는 여러 권의 출판물도 소개한다.       

백남준과 관련된 연구 자료의 수량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단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인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저 한 시절의 유행처럼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은 아니라 오래 두고 얻은 명성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그의 작품, 나아가 그의 삶의 행보는 정해진 의미를 가지지 않은 채 때때마다 새롭게 읽히는 하나의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백남준의 말처럼 '예술가의 역할은 미래를 사유하는 것'이므로, 그를 조망하는 것은 다가올 날들을 미리 해석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관람객들에게 '백남준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은 '되감기가 불가능한 인생'의 '중요한 사건'이 되어 줄 것이다. 그 하루의 데이트가 두고두고 미래의 삶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질 것이기 때문이다.     


부대행사

▶ 장난감을 위한 선 (가족 프로그램)

- 일시 : 전시기간 중 격주 일요일 2회

- 장소 : 교육체험실, 기획전시실

- 대상 : 가족, 각 회당 20명 내외 (홈페이지 예약)

- 참가비 : 무료 (문의 : 031-478-7033)

 ▶ 로봇 그리기 (어린이 단체 프로그램)

- 일시 : 전시기간 중 화, 목요일 2회

- 장소 : 기획전시실

- 대상 : 인솔자 1인 포함 20명 내외

- 참가비 : 무료 (문의 : 031-478-7033)

 ▶ 사진가 임영균의 백남준 이야기

- 일시 : 2014. 4 10(목) 오후 2시

- 장소 : 강당

- 대상 : 일반인

- 홈페이지 사전 예약 (문의: tel.031-481-7032)

 ▶ 전문 도슨트의 전시 해설

- 일시 : 전시기간 중 평일 12시, 14시, 16시 / 주말 11시 1회 추가


     

주최 / 경기도_경기문화재단주관 / 경기도미술관협찬 / 롯데건설

관람료성인 / 4,000원(단체_2,000원)학생,군인,청소년 / 2,000원(학생단체_1,000원)무료 / 7세 이하,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와 그 배우자, 인솔교사 1인할인 / 경기도민 25%* 단체_20인 이상

관람시간 / 10:00am~06:00pm / 둘째,넷째 월요일 휴관*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

초대일시/ 2014. 04.10.목요일 04:00pm



경기도미술관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동산로 36(초지동 667-1번지)     Tel. +82.31.481.7007~9    www.gmom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