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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스케이프, 세계의 조율 _book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1. 16. 21:43


  사운드스케이프, 세계의 조율은 제목 그대로 사운드스케이프를 주제로 광범위한 사운드스케이프를 다루고 있다. 사운드스케이프라는 단어는 소리Sound와 풍경Landscape의 조합어인데, 1969년 캐나다 출신의 작곡가 머레이 쉐이퍼에 의해 그 개념이 제창되었다. 그는 토론토 왕립음악원, 오스트리아와 영국에서 공부하고 작곡가로써 대자연의 실험적 형태의 음악을 작곡하였다.  머레이 쉐이퍼는 환경운동가, 환경 예술가로 불리기도 한다.  본 도서는 1976년에 머레이 쉐이퍼가 그간 집필한 책들{[The new soundscape]. [The book of noise]. [World soundscape project]. [The music of the environment], [The Vancouver soundscape]}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 발간한 사운드스케이프의 종합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본 도서의 원제는 The Soundscape: Our Sonic Environment and the Tuning of the World이다. 우리나라에는 2008년에 출판사 그물코에 의해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책 내용을 다루기 전에 사운드스케이프의 정의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자. 무엇을 사운드스케이프라고 부를수 있는가? 쉬운 예를 들어보자. 만약 필자가 스타벅스 신촌점 3층의 창가 왼쪽 첫번째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다가, 핸드폰의 녹음 기능을 이용하여 10분정도 그 상황을 녹음을 하였다고 하자. 이 녹음된 소리를 집에가서 재생하여 청취할 때 이 녹음된 소리를 하나의 사운드스케이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내가 그 자리에서 종이에 스케치를 하여 그림으로 표현하여 기록하는 것과 같은 창작활동과 같은 행위라고 볼 수 있고, 나의 행동과 경험에 대해 타인에게 공유를 할 수 있으며, 내가 생활하는 환경을 지속적인 녹음활동을 통하여 정보 기록의 역할을 하는 것을 행동들을 사운드스케이프라고 할 수 있다. 사운드스케이프는 보이는 대상objects seen이 아닌 들리는 사상events heard로 구성된다.

  그렇다면 왜 사운드스케이프를 이야기하는 걸까? 저자인 머레이 쉐이퍼는 사운드스케이프라는 개념을 통해서 소음의 심각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소음공해는 인간이 소리를 주의 깊게 듣지 않을 때 생기며, 소음은 무시하라고 배웠던 소리이다. 이러한 소음을 줄이려고 하는 노력은 소극적인 접근방법이며, 환경음향학을 적극적인 프로그램으로 연구하는 방법을 찾아서 어떤 소리를 보존하고, 장려하고, 증폭시키길 원하는지를 연구하여 음환경을 종합적으로 이해하여 세계적인 사운드스케이프의 조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운드스케이프를 통해 소리환경에서 인간의 행동패턴을 연구하여 인류를 위한 미래의 환경을 계획하는데 중요한 행동임을 말하고 있다. 머레이는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문화적 증거들을 모아 해석해야 한다고 말하며, 중요한 특징을 기록하고, 그 차이, 유사성, 경향을 적어놓고, 사라질 위기에 있는 소리들을 수집해야 한다고 말한다. 풍경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여러 시대에 투영된 사진과 그 이전 시대에 대한 도면과 지도로 알 수 있지만, 사운드스케이프의 변화에 대해서는 추론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어떤 지역에서 십년동안 새로운 건물이 얼마나 많이 늘어났는지 그리고 인구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지만, 같은 기간에 주변 소음레벨이 몇 데시벨 올라갔는지는 모른다. 특히 소리는 매우 감수성이 풍부한 역사가들도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변화하고 사라져 간다. 사운드스케이프 연구를 위해 현대의 녹음과 분석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머레이의 주장들에는 과거 1960년대 환경운동이 본격화 되면서 음악 세계에서도 나타나있다. 저자는 본 책에서 세계를 대우주macrocosmic의 음악작품으로 다루면서, 음악의 정의가 변화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존케이지John Cage의 “4분 33초”같은 작품이 시간이나 연주를 하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 외부의 새로운 세계가 도입되는 것, 제품화된 음악에서 이제는 환경의 어떤 소리도 녹음장치를 통해 저장하여, 전기적으로 만들고 변형하는 음악의 등장을 말하기도 한다. 그는 새로운 오케스트라나 새로운 소리의 세계에 귀를 열어야 한다고, 소리를 내는 어떤 사람도, 소리를 내는 어떤 것도 음악가라고 말한다.


<로버트 플러드(Robert Fludd, 1574~1637)의 "세계의 조율The tuning of the World" 이미지>


   사운드스케이프는 무한한 음향의 연구분야 이다. 어떤 음악작품을 하나의 사운드스케이프로,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을 하나의 사운드스케이프로, 어떤 음환경 하나를 사운드스케이프로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주어진 랜드스케이프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는 것처럼, 사운드스케이프를 연구의 한 분야로 분리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운드스케이프의 정확한 인상을 표현하는 것은 랜드스케이프의 경우에 비하여 그렇게 쉽지는 않다. 사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어떤 시각적 파노라마의 특징을 파악해서 순각적으로 명확한 인상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녹음을 하는 마이크로폰은 그런 것을 만들 수는 없다. 마이크로폰은 세부적인 소리를 얻는다. 마이크로폰은 이른바 클로즈업을 찍는 것이지 항공사진에 대응하는 것은 찍을 수 없다. 또한 완전히 납득할 수 있는 사운드스케이프의 이미지를 제시하는 데는 대단한 기술과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즉, 수천 번의 녹음을 해야 하고 수만 번의 측정을 해야 하며, 새로운 묘사수단이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제 1부에서는 최초의 사운드스케이프를 이야기 한다. 바다의 소리에서 부터 바람의 소리, 천둥, 번개등의 자연의 소리를 사운드스케이프 개념을 통해 말한다. 완전한 침묵을 상상하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종말론적인 소리를 상상하는 것 또한 어렵다. 새나 곤충, 동물의 소리같은 생명의 소리들을 다루고, 전원Rural의 사운드스케이프를 이야기 한다. 시골의 사운드스케이프는 주위가 조용하기 때문에 매우 먼 곳의 소리까지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전원의 사운드스케이프를 하이파이 사운드스케이프로 정의하며 도시를 로우파이 사운드스케이프라고 이야기 한다. 도시의 사운드스케이프는 아주 평범한 소리조차 그것을 듣기 위해서 자꾸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되며, 하이파이에서 로우파이로 변화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2부에서는 산업화 이후의 사운드스케이프에 대해서 말한다. 산업혁명 이후 로우파이 사운드스케이프에 대해서 이야기 하며 소리의 과밀로 고통받는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이후 전기혁명을 소개하면서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전기와 소리의 즉폭을 다룬다.  제3부 분석에서는 사운드스케이프를 어떻게 표기할지에 대해 소개를 한다. 여기서 저자 머레이는 청각적 이미지 표현과 3차원 음향이미지를 표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후 사운드스케이프를 물리적 특성과 소리의 지시기능에 따른 분류를 이야기한다.  제4부에서는 음향생태학과 사운드스케이프 디자인을 이야기 하며 소리를 듣는 방법에서부터 사운드스케이프의 리듬과 템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듣는 소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환경소리(소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근본적인 개선방향을 찾자는 것이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소음이나 소리를 명확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일상생활에서 당신이 환경운동가로 살아가는 역할을 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서적소개

사운드스케이프, 세계의 조율

Soundscape the tuning of the world

머레이 쉐이퍼 지음 / 한명호.오양기 옮김 / 출판사 : 그물코


저자소개

머레이 쉐이퍼 R. Murray Schafer


1933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아니아(Sarnia) 출생

토론토 왕립음악원, 오스트리아와 영국에서 공부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Simon Fraser University) 언론학부 교수

작곡가로서 대자연의 실험적 형태의 음악작곡

캐나다 의회, 프롬(Fromm)음악재단, 쿠세비츠키(Koussevitzky)음악재단,

구겐하임 펠로우쉽(Guggenheim Fellowship)등에서 음악작품상 수상

1975년 이후 온타리오주 밴크로프트(Bancroft)에서 작곡활동


 

글. 김영무 [앨리스온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