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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Troika)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은 ,  2008년 유튜브의 동영상을 통해서였다. 영국 히드로 공항의 웅성거림, 분주함 사이에서 바쁘게 플립닷을 여닫으며, 빛을 반사해 내는  살아 있는 구름을 닮은 작품 Cloud. 플립닷이란 고전적인 재료를 이토록 세련되고 위트있게 적용한 이 작품을 보며, TROIKA 영민한 아티스트의 이름을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 그로부터  6년 후,  트로이카는 대림 미술관에서 한국에서의 첫 전시로  찾아왔고, 잊고 있던 Cloud  다시 떠올랐다. 6, 그 사이에 그들의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고 확장되어 왔을까? 마치 오래된 친구를 다시 만나는 설레임과 기대를 갖고 대림미술관을 찾았다.



트로이카 (Troika): 트로이카(TROIKA)는 코니 프리어(Conny Freyer, 1976년 독일 출생), 세바스찬 노엘(Sebastien Noel, 1977년 프랑스 출생), 에바 루키(Eva Rucki, 1976년 독일 출생) 3인으로 결성된 아티스트 그룹이다. 사진, 엔지니어링, 그래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갖춘 이들은 2003년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에서 함께 수학하며 만나 런던을 기반으로 전세계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번 트로이카의 전시는 "소리로 들어가다","시간을 담다","물을 그리다","바람을 만지다","자연을 새기다","빛으로 나오다" 라는 6가지 테마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이러한 6가지 테마를 관통하는 전시 주제는, "Persistent illusions(지속적인 환상)"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 자연과 일상의 현상들에 대해 "과연 당신이 지금 지각하고 인식한 이것은 사실인가 아니면 환상인가? "라는 질문을 마주 하게 된다.


<Cloud,2008>


대림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 트로이카의 대표작 <Cloud,2008>이다.영국 히드로 공항에 설치된 이 작품은, 단순한 기술과 적절한 소재만으로도  새롭고 특별한 작업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70-80년대 기차역,공항 전광판에 쓰이던 플립닷(flipdot)의 뒤집히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청각적 효과는 LED의 시각적 깜빡임만으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공감각을 느끼게 한다. 1 0으로 프로그래밍 된 디지털 코드를  아날로그적 재료인 플립닷을 이용한 공감각적 전환은, 관객으로 하여금  그 유연한 움직임과 소리를 통해 작품을 생생하게 경험하도록 한다.

전시장 입구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크리스털 프리즘을 통해 투과된 아름다운 원형 ""방울의 공간 <Falling Light, 2010> 을 만나게 된다.


<Falling Light, 2010>


크리스털 프리즘 위에 빛을 쏘는 광원의 거리 조절을 통해, 바닥에 투영되는 빛의 원형이 마치 빗방울이 호수에 부딪혀 원형 파장을 일으키며 잔잔히 퍼져나가는 것과 같은 심상을 불러 일으킨다. 영상 프로젝션을 쏘는 것으로도 이러한 시각적 효과는 비슷하게 연출 할 수 있으나, 프리즘을 투과한 빛의 아름다운 흐름은 프로그래밍된  프로젝션 영상만으로는 표현 할 수 없는 자연스러움과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떨어지는 빛방울 사이를 걷는 경험은 , 빛이 비가 갖는 물의 속성으로 전환 됨으로써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을 보게 한다.

<Electroprobe,2014>


빛방울 사이를 지나, 이어지는 작품은 <Electroprobe,2014>, 이 작품은 전자기기로 가득 찬 시대에, 가득 찬 것은 눈에 보이는 물질 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전자기장이 공간을 함께 채우고 있음을 일깨운다. 트로이카 멤버인 세바스찬 노엘의 졸업 작품으로 시작된 이 작업은 다른 두 멤버가 의견을 더하며 지난 10년간 계속 발전되어온 작품으로, 특수 마이크를 통해 원형으로 배열된 다양한 전자기기의 전자기장을 소리로 전환 시켰다. 전자기기 마다 다르게 변환되는 소리들을 노이즈가 아닌 마치 리듬처럼 들릴 수 있도록 고려된 사운드 디자인과, 구형 전자기기들 사이 속에서 추억을 더듬는 것은 이 작품 관람의 재미 요소 중 하나이다.

<The Weather Yesterday,2012>


<The Weather Yesterday,2012> 는 어제의 날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그것도 24시간 전이라는 매우 정확한 시간차를 가지고 과거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위트 있게 내일의 날씨를 기대한 사람들에게 사고의 전환을 일으키게 한다. 런던 올림픽 기간 동안 처음 설치된 이 작품은, "런던"이라는 날씨에 민감한 지역 컨텍스트를 반영하여  날씨를 주제로한 공공 설치물로써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동시에,  내일이 아닌 어제에 대해 반추 하게 한다.


< “Seeing is believing?”,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입니까? >


                           <Persistent Illusions,2013>                                                                             <Small bangs,2013>


3층에 이어진 전시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받아 들였던 물체의 개념과 속성들에 대해 비틀고 분리 시킴으로써 , ‘과연 당신은  무엇을 알고 있는것인가?’ 란 질문을 작품을 통해 던진다.

이번 전시의 제목과 같은 <Persistent Illusions,2013>, 색색의 로프가 모터의 진동을 통해 마치, 분수대의 물줄기가 낙하하는 형상으로 허공에 띄워져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로프의 분수는, “물이라는 매질이 아닌 로프라는 매질을 통해 전달되는 형태는 과연 분수인가 아닌가?” “분수라는 것의 정의는 형태로 정의 되는 것인가, 물질로 정의 되어지는 것인가?”    
와 같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지금까지 믿어온 혹은 인식해온 개념과 정의에 대한 전복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Small bangs,2013> 는 혼합물의 용액을 어떤 물질에 스며들게 하여 구성하는 물질을 퍼져 나가는 속도차이에 의해 분리하는 크로마톡그래피를 이용하여, 검은색 잉크를 구성한 모든 색들을 분리하여 볼 수 있도록 한 작업이다. 이는 마치 프리즘을 통해 빛을 분리하고 성질을 관측하듯, 눈에 보이는 단순한 검은색을 크로마토그래피 기법으로 분리함으로써 관객이 알고 있던 검은색은 과연 무엇이었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The Sum of All Possiblity,2014>                                                           <Calculating the Universe. 2014>


<The Sum of All Possiblity,2014> <Calculating the Universe. 2014>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생되는 패턴을 발견하는 작업들이다. <The Sum of All Possibility> 12쌍의 띠의 교차를 통해 형태의 복잡도가 극대화 되다가 어느 순간 우리의 눈에 익숙한 형태-"하트"의 형태가 발견되면서 무한해 보이던 무질서에서 유한한 시간의 질서로 변환되는 순간을 체험하게 된다.  셀룰러 오토마타를 이용한  <Calculating the Universe>, 단순한 규칙을 따르는 계에서 시간이 지날 수록 예측할 수 없는 기하학적 패턴이 출현되는 것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하지만 왜 이러한 패턴이 출현하게 되었는지 이해 할 수 없으며 패턴의 미래 또한 예측할 수 없다.



<Light Drawing,2013>,<Labyrinth,2014>  자연현상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후 그 흔적을 시각적으로 남긴 작업이다. <Light Drawings>전기 불꽃이 흐르며 종이를 태울 때 생성되는 예측 불가능한 형태는 단 한번도 같을 수 없는 랜덤한 시각적 결과를 보여준다. 또한 인간의 눈으로는 찰나의 순간으로 인식하기 어려운 불꽃의 흐름을, 태운 흔적을 통해 새롭게 불꽃의 속성에 대해 바라보게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Labyrinth>는 연기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남김으로써, 어떤 방식으로 연기가 흘러갔는지 관객으로 하여금 추적하게 한다. 기체 확산의 원리를 이용하여 나무로 만든 미로 사이를 검은 연기가 어떻게 빠져나오는 지 기록한 이 작업은, 마치 연기의 움직임에 대한 과학적 실험 결과를 아름다운 시각적 결과물로 변환 시킨 것과 같은 인상을 주었다.


우리가 인간으로 존재 하는 한 갖을수 밖에 없는  눈의 인식의 한계를 넘어, 불꽃과 연기의 흐름을 추적하여 보여주는 이들의 작업은 보이지 않는 것의 한 단면을 아름답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과 현상의 속성에 대해 다양한 접근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Arcades,2012>


이와 반대로 우리 눈이 갖는 인식의 오류를 활용하여, 만든 작품이 <Arcades,2012>이다. 이 작품은 빛의 굴절을 이용하여 마치 빛이 휜 것 같은 아치형의 형태로 보이게 만든 작업이다. 빛이 휘는 현상은 중력으로 인해 공간이 휘게 될 때 관측가능한 현상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각적 환영으로 보여지는 빛의 아치를 보며 휘어진 빛을 보았다는 인식의 오류를 불러 일으킨다. 텅 빈 공간에 빛이 그려낸 아치기둥 사이를 지나면서 관객들은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건축물 사이를 걷고 있다는 환각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단순한 과학적 원리를 살짝 비틀거나, 다르게 표현함으로써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며, 또한 보이지 않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이 세계를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트로이카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이라 볼수 있다. 트로이카는 끊임 없이 과학적 원리에 대한 재 질문, 인식에 대한 재 질문을 통하여 작업을 확장해왔고 하나의 원리로부터 질문을 던지는 단순한 작업 규칙을 통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는 작업방식은 마치 셀룰러 오토마타와 유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작업해온 날보다 앞으로 새로운 작업을 보여줄 날들이 더 긴 젊은 작가인 이들은, 아직은 트로이카만의 스타일을  정의 내리기 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자신들을 정의 내릴 범주의 경계를 넓혀 나가고 있는 중이다.이들이 과연 어디까지 작업을 확장시켜 보고 싶어하는지는, 전시장 내의  아이디어 스케치를  통해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그러나 전시에서 아쉬운 점 중의 하나는 이들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세 사람의 협업을 이루어 가는지, 작업은 어떤 방식으로 발전 시켜 가는지에 대한 상세한 다큐멘터리나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또한 이들의 작업이 과학적 원리로부터 시작 되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작업에서 활용한 과학적 원리들에 대한 추가 소개 자료와 책자들도 함께 비치하는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트로이카는 자신들이 재미있고 아름답다고 생각한 과학적 원리들에 해새 재해석하고, 자신들만의 의견을 작업을 통해 보여 주었다. 그리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넌 어떻게 생각해? 내가 다시 생각해본 이 개념에 대해 말이야..”. 트로이카가 매료되었던 과학적 원리와 개념들에 대해, 관객들도 함께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 봄으로써, 단지 눈으로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수준을 넘어 트로이카와 함께 왜 그들은 이러한 원리를 아름답다고 느끼며 표현하고 싶어했는가에 대해 지각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꽃이 피어나기까지의 시간과 과정을 상상하고 의미를 생각 할 수 있다면, 눈 앞의 꽃은 시각적 아름다움 그 이상의 아름다움으로 당신에게 다가가듯이,  이번 트로이카 전시는 당신이 알고 있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재 인식된 개념으로부터 발견된  아름다움을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글. 문명진 [앨리스온 수습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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