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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Cerveau:頭情現 氏의 精神風景_스페이스 캔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1. 12. 14:55



캔파운데이션은 11월 스페이스 캔과 오래된 집에서 <살롱 드 세흐부: 두정현 씨의 정신풍경>을 선보인다. 5명의 작가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살롱 드 세흐부는 인간과 사회문화, 테크놀로지 그리고 예술의 관계를 다원적으로 접근했던 기존의 프로젝트 「xLoop: Mutation, Grotesque and/or Creative?」(대안공간루프, 2013)를 연장선상에서 뇌의 활동과 작용을 탐구한다. 살롱 드 세흐부는 감각과 인지가 결합되어 기억이나 정서로 변화되는 과정을 추적하며 다양한 오브제로 표상시킴으로써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정신풍경을 만나게 한다.


작가 노트

프로젝트 제목 「Salon de Cerveau (살롱 드 세흐부)」는 ‘뇌 살롱(Salon the Brain)’의 불어 번역이다. 뇌에 관한 주제를 살롱의 포맷을 이용해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들과 논의하고, 이를 토대로 작품을 창작하여, 그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는 다원예술프로젝트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스페이스 캔과 오래된 집은 사람의 정신작용이 이루어지는 뇌를 상징하며, 부제 「두정현 씨의 정신풍경」의 두정현(頭情現)이라는 인물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정신적 모습을 대표하는 표상이다.

 

「Salon de Cerveau」는 인간과 사회문화, 테크놀로지, 그리고 예술의 관계를 다원적으로 풀어보려 했던 예술프로젝트였던 「xLoop: Mutation, Grotesque and/or Creative?」(대안공간루프, 2013)의 연장선상에 있다. 「xLoop」에서 우리는 유전자-문화 공진화론과 진화심리학적 측면에서 변화와 새로움에 대한 탐색을 진행했다. 인간과 테크놀로지가 매개된 사회에서의 ‘변화’가 기괴한 것인지 기발한 것인지, 그래서 ‘새로움’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양상을 작품화함으로써 기괴와 기발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의 모습을 재조명했다. 「xLoop」 심포지엄에서 신경미학자 김채연이 발표한 「새로움과 익숙함: 예술 작품에 대한 지각적 선호에 관여하는 경쟁 요인」에서 우리는 새로움이 외부로부터 예기치 않게 인식되는 낯섦과 우리 뇌 속에 이미 저장된 익숙함의 역학관계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이와 같은 통찰이 우리가 새로움과 익숙함을 대하는 뇌의 활동과 작용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변화와 새로움’이라는 주제에서 ‘뇌와 표상’이라는 화두로 이행하게 되었다.

 

인 간의 뇌가 감각, 지각, 인지, 표현 등 다양한 정신활동의 중추이며, 뇌의 각 부분은 특정한 정신작용에 관계하고, 각 부분의 연결망(network)이 뇌의 활동에 핵심적이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바이며, 따라서 새로운 통찰 및 새로운 작품 창작의 추동력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뇌살롱에서의 집담회와 탐색을 통해 통찰을 얻고 주목했던 바는 그러한 사실 자체라기보다는, 정신활동의 구조와 얼개가 생각처럼 인과율적이거나 쉽게 구조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감각과 인지가 결합되어 기억으로 저장되거나 정서로 변환되는 방식, 그리고 그것이 다시 표상의 형태로 외화되는 방식은 손쉬운 규칙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스피노자의 뇌』는 감각경험, 인지, 정서, 표현 사이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시해주었다. 이러한 탐색을 바탕으로 우리는 뇌의 지형적 측면과 연결적 측면을 바탕으로 이 시대 우리의 정신풍경을 스페이스 캔과 오래된 집이라는 이원적이면서도 일원적인 공간구조 속에서 재구성하고자 했다.

 

인 간의 뇌는 크게 오래된 뇌와 새로운 뇌로 구성되는데, 오래된 뇌는 어류에서 파충류를 거쳐 포유류로 진화되면서 완성된 뇌이다. 오래된 뇌인 파충류의 뇌는 감각과 이에 대한 즉각적 반응, 그리고 원시적 기억시스템 등을 관장하는 모듈로 대략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뇌는 오래된 뇌를 포함하며 이 보다 현저히 발달한 새로운 뇌를 가지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의 의식과 표상을 관장하는 대뇌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오래된 뇌를 일종의 감각과 본능의 공간으로, 새로운 뇌를 표상과 언어의 공간으로 재해석하였다. 이 전시에서 우리는 이러한 뇌의 지형적이며 기능적 해석을 스페이스 캔과 오래된 집에 적용함으로써 이 시간 이 공간에서의 한 인간의 정신적 초상을 표현하고자 한다.

 

전 시공간인 스페이스 캔과 오래된 집은 두정현(頭情現)이라는 어떤 인물의 뇌공간이다. 오래된 집은 감각과 본능의 공간으로서 오래된 뇌를 상징한다. 우리는 카메라, 마이크로폰, 진동센서, 환경센서 등을 설치하여 다양한 감각의 데이터들을 통합적으로 수집하고, 인터넷에서 획득할 수 있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뉴스헤드라인, 날씨, 환경, 데이터 등의 각종 정보들, 그리고 관객의 움직임 데이터를 수집하여 네트워크를 통해 스페이스 캔으로 전송한다. 동시에 이 오래된 뇌는 관객의 움직임에 즉각적이며 단순한 반응을 보인다. 한편 스페이스 캔은 새로운 뇌로서 표상과 언어의 공간이다. 오래된 집에서 전송된 다양한 데이터들을 재해석하고 이를 표상의 형태로 재구성함으로써 이 시대를 살아가는 두정현 씨의 심리를 묘사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표상과 언어의 체계인 ObOrch(Object Orchestra)를 설계한다. 일종의 시각소리장치인 ObOrch(옵올크)는 입력된 정보들을 가공하고 재구성하여 시각적이면서 음성적 표상의 형태로 출력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악기의 모음이자 아상블라주(assemblage)이다. 이 ObOrch는 표상과 언어를 은유하는 오브제들인, 프린터, 턴테이블, 전화기, TV, 그리고 로봇팔과 자전거 등의 결합으로 구성되는데, 우리는 각 오브제를 해킹하고 교묘히 연결함으로써 다양한 시청각적 표상들을 표출한다. 관객은 오래된 뇌와 새로운 뇌의 연결망 속에서 ObOrch가 자아내는 자신의 정신적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전시작가 : 신승연(작가), 윤지현(작가), 이예승(작가), 이준(작가), 정수경(작가), 정수경(미술비평가/ 미학), 이재준(기술미학), 함성호(시인, 건축가
*전시장소 : 캔 파운데이션 / 스페이스 캔(성북동 46-26), 오래된 집(성북동 62-10,11)
*전시기간 : 2014.11.11 (화) – 2014.11.29 (토)
*오프닝 : 2014.11.11 (화) 05:00 pm
*심포지엄, 퍼포먼스 : 2014.11.29 (토) 02:00 pm / 스페이스 캔
*주최, 기획, 후원,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진흥회, 서울문화재단, (사) 캔 파운데이션
*문의 : 02 766 7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