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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2일부터 12월 21일까지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벌(이하 BIVIIF)이 부산 카톨릭센터 소극장과 로비갤러리에서 열렸다. BIVIIF 는 이제 횟수로 11회를 맞은 중견 지역 페스티벌 중 하나다. 11회를 맞이 하는 동안 이 행사를 굳건히 지켜온 사람은 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성연 작가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아트 페스티벌, 그것도 비디오아트라는 장르에 천착하여 1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래서 이번 앨리스온은 지역을 기반으로 미디어 페스티벌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김성연 디렉터의 입을 빌어 알아보자.



Q. BIVIF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004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진행 해 온 단채널 비디오 페스티발 입니다. 그 당시에 대안공간 반디를 운영하며 미디어 아트와 관련한 전시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려 하였는데, 열악한 저변과 주변 상황에 도움에 될 행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어쩌면 지역적인 특수성 때문이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부산에는 관련학과나 전공도 없었고 반면 젊은 작가들의 욕구는 있었다고 봤습니다. 그런 지역의 환경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죠. 처음엔 국내 단채널 영상공모 형태로 출발해서, 이후 해외 작품들도 소개를 하기 시작했고 명칭도 달라졌죠. 행사는 개막 상영을 하고, 이후 전시형태로 2~4주 정도 진행하며 국내 공모와 해외 초대, 특별전 형태로 지금까지 11회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Q. 많은 작품들을 발굴하면서 BIVIF만의 색깔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여건이나 예산상의 문제 등등 핑계이긴 하지만, 특별한 주제를 갖거나 기획력을 바탕으로 어떤 특별한 방향을 제시하기까진 못했던 거 같아요. 물론 특별전, 주제전의 형식도 있지만 공모를 진행하다 보니 색깔을 가지기가 쉽지는 않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비디오가 가지는 속성에 좀 더 집중하려고 한 것이 큰 흐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세운 건 아니지만 기성작가보다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는 데도 힘이 되려 해왔고요. 큰 예술행사에서 비디오 작품이 많이 전시되고 있지만 스쳐 지나기 쉬운데 극장 상영과 전시 형태를 통해, 좀 더 영상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만 해도 중요한 접근 중 하나라고 봅니다.



 

                          <9회 BIVIF의 행사진행 모습>                                     <제 3회 BIVIF 상영회 >                                                              


Q. 부산은 지역성에 대한 관심이 특히 강한 편인 듯합니다. BIVIF가 비록 ‘국제’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로컬리티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듯한데, 혹시 BIVIF를 운영하면서 이러한 부분까지 염두 하셨는가요?

특별히 지역성을 고민하거나 그것이 드러나는 행사는 아니고 그냥 부산에서 열리는 행사죠. 지역성에 대한 관심보다는 열악한 지역 여건에 대한 고민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워낙 수도권과는 제반 환경 차이가 크니까 거기에서 출발한 것은 일정부분 맞겠지요. 여건을 마련한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전국 공모를 하기 때문에 매년 지역에서는 한, 두 명 정도 선정됩니다. 선정되는 지역 작가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먼저, 열악한 여건 속에서 관심과 이해가 생겨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이 워낙 영화도시라 불리니까 영상과 연관된 여러 활동이 활발하고 탄탄할 거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부를 보면 전혀 그렇진 않습니다. 오히려 관심이나 참여가 부족해서 매년 멈추지 못하고 해왔던 거 같아요. 이 행사라도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Q. 비디오아트도 그리 새롭지 않은 예술장르인데요. 이제 전시장에 가면 마술 같은 전시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디오아트의 힘은 무엇일까요?

미술의 힘은 무엇인가를 물어보시면 거기에도 많은 대답이 있겠죠. 마찬가지로 쉽게 답하기는 힘들겠지만 기본적으로 비디오 아트가 시대의 현상, 개인의 문제를 솔직히 담아내기에 용이한 매체이지 않을까 생각은 하죠. 불편할 수 있는, 가공되지 않은 현실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거죠. 문제를 제시하거나 공유 하는 데 용이한 특성이 있고, 우리 행사를 통해 이런 속성들의 작업들도 많이 소개해 왔던 거 같습니다. 앞서 우리 행사의 색깔과도 맞물려 있는 답일 수 있는데 세련되게 다듬어지지 않아도, 날 것에 가깝지만 현실을 담아내는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비디오작품들이 좋게 평가 받았던 거 같아요. 꾸준하게 비디오의 속성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행사들과 조금 차이가 있을 거 같아요. 행사가 거듭되면서 형식적인 면보다 어떤 새로운 시각과 생각들을 제시하고 있는지에 주목하게 되었고 거칠지만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품들에 주목을 해 왔어요.


  

               <조이경 작가의 Vertigo>                                     <홍콩 작가 로 치 킷 록의 flat C> 


Q. 지역에서 영상미술에 대한 관심을 촉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가요?

사실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우리 행사가 출발한 것이죠. 그렇다고 뭐 비디오아트가 새롭다거나 특별한 대상으로 취급될 필요는 없다고 보는데, 아무튼 예술의 다양한 측면들이 창작, 향유되었으면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물론 그것이 개인이나 한 단체가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겠지요. 이 정도 행사를 유지하는 것 정도도, 어쩌면 소극적 방법이긴 하지만 쉬운 것도 아니었죠. 행사와는 별도로 대안 공간 반디를 통해 비디오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해서 호응도 받았고, 비디오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전시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도 했죠. 글쎄요, 그건 비디오 아트 스스로, 작업을 통해 극복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교육시스템이나 외부적인 환경 등은 쉽게 바뀌기 힘들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어 쉽지는 않죠.

        

                   <목욕탕을 개조한 대안공간 반디>                                    <반디에서 발행한 미술비평 잡지 BART>

 

Q. 부산 문화계가 BIVIF를 바라보는 관점은 무엇인가요?

그렇게 많이 안 바라보기 때문에(웃음). 이런 행사를 한다는 정도는 알겠죠. 10여년을 지속적으로 해온 것에 놀라기도 하고. 참여해 본 분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왜냐하면 집중해서 비디오아트를 접해 본 적이 없을 테니까요. 전시를 통해 접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잖아요. 그런 면에서 유명한 작업이 아닌, 신진작가의 작업이라도 우리 행사에 참여했던 관객 분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 같아요. 기존의 상업 영화적 문법에 익숙해서인지, 흥미는 있으나 스스로 찾아서 와서 향유할 만한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무료인데도. 하지만 이번 전시가 전문 전시장이 아닌 공간에서 한 것이 처음이었는데, 이렇게라도 관객을 찾아가서 만나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꼭 보고자 하는 분 말고도 이번처럼 열린 공간에서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접근 방법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


Q. 올해 부산 문화예술계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던 거 같습니다. 물론 이 문제의 중심에는 본인이 개입되어 있기도 하고요. 결국 문제의 실타래를 잘 풀지 못하고 비엔날레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앞으로 부산국제비엔날레는 어떻게 운영이 되고 기획되어야 한다고 생각이 드시는지요?

비엔날레도 나름의 역할이 있을 텐데 일부는 무용론까지 극한으로 주장을 하기도 했고,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들도 이번 기회에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결과만이 아니라 일방적이고 비민주적인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로 시작된 것이긴 하겠지만 말이죠. 그런데 비엔날레만이 아니라 작은 행사나 시도도 나름의 가치가 있죠.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중심을 두고 그 안으로 모두 빨아들이는 문화 환경이라면 문제가 있다는 거죠. 비디오페스티발의 경우 지역의 작은 행사지만 어쨌든 나름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또 비엔날레나 아트페어와 같은 대규모 행사들의 목적이나 의미도 각기 있죠. 그 역할들을 충실히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최근에 부산에서 비아트협동조합이 만들어 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발행인으로 있던 비평잡지 비아트도 여기서 재발행 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이 활동에 대해서 소개 부탁 드립니다.

비아트 협동조합은 관여하지 않고 후배들이 하는 것을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반디’가 어느 정도 구심점 역할을 해서 반디의 인력과 비평가들이 같이 협조해서 진행하는 방식이었죠. 물론 그때도 공간과 잡지는 분리 되서 운영되었지만 반디 공간이 사라지면서 멈추게 되었습니다. 협동조합은 지속적인 잡지 발행을 위한 새로운 방법적인 접근으로 봅니다. 비아트 뿐만 아니라 반디이후 부산에서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서 주목하고 있습니다.


<2014년 8월 30일에 문을 연 비아트 협동조합 개관전>


Q. 올해 완공예정이라던 광안동 미디어 아트 벙커는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미디어벙커 같은 경우는 시의 담당부서에서 미디어아트로 특화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었고 저도 초기부터 참여했었는데, 최근 장기적인 계획 때문에 어떻게 될지 애매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 같습니다. 이게 처음부터 예산이 계속 들어가는 사업이고 주변공간과 활용도 면에서 이해관계들이 얽혀있어 조금 불안한 측면이 있었죠.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지 않는다면 쉽지 않은 일이긴 하겠죠. 그곳이 전쟁과 같은 유사시를 대비해서 만든 벙커인데, 그 존재에 대해서 시민들도 거의 모르고 있어요. 미디어아트로 특화된 독특한 공간이 조성된다면 매우 의미 있는 공간이 될 텐데 아직 불확실하고 처음 계획과 달라질 수도 있어 안타깝습니다.

 

   < 부산의 옛 전시지휘본부인 충무시설을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활용한 계획이었다>


Q. 이번 전시를 관람하면서 BIVIF가 꽤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BIVIF는 어떻게 나아갈 방향이고 더불어 2015년도의 개인적인 계획은 무엇인가요?

앞으로 누가 주체적으로 일을 할 것인지, 현재 행사를 진행하면서도 고민이 되고 힘든 점이 많아 이럴 거면 깔끔하게 그만두는 게 맞나 라는 생각도 솔직히 듭니다. 그래도 10년만 하자고 했는데 10년도 채웠고. 예산 신청 시기도 지났는데 지금 확인도 안하고 있어서, 글쎄요, 하면 좋지만 안 해도 크게 문제없는(웃음) 그런 생각도 하고 있어요. 굳이 안 한다고 뭐라 할 사람도, 아쉬워 할 사람도 몇 명 없을 거 같고. 그렇지만 항상, 보다 나은 방식에 대한 고민과 구체적인 방안들은 생각해 왔습니다. 관심을 가지는 여러분들이 이런 저런 발전적인 방안들과 지속되어야한다는 의견을 주시기도 하고요.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지들이 모여지면 계속 될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항상 그렇듯이 내년을 두고 봐야겠네요.



인터뷰 진행/정리:

임태환(앨리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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