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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이남(Lee Lee Nam, b.1969)은 전남 담양에서 태어나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국내외에서 1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유수의 기획전에 참가하여 동서양의 명화와 산수화를 애니메이션과 결합한 비디오아트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확립하였다. 그는 올해 5월 9일 부터 오는 11월 22일까지 베니스의 팔라조 벰보 앤 모라(Palazzo Bembo & Mora)에서 개인전 <빛이 되다(Becomes LIGHT)>을 선보인다.


* 본 인터뷰는 2014년 11월에 개최된 창조경제박람회SBS CNBC <CREATIVE CUBE: 컨버젼스 예술, 기술, 그리고 혁신> 미디어아트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인 <더 크리에이터스 토크> 컨퍼런스를 앨리스온이 공동주관하면서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과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였음을 밝힙니다.


aiceon  안녕하세요. 이이남 작가님, 우선 본인에 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미디어 작품들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라고 합니다. 학부 때는 조각을 전공했지만 컨템포러리 아트 씬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는 미디어라는 매체를 활용해서 미디어아트에 중점을 두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aiceon   조소를 전공하셨는데,  처음 어떠한 계기로 기술-미디어를 이용하여 작품을 만들게 되셨나요?


저는 조선대에 다녔었는데요, 당시 광주, 호남의 화단의 분위기는 근대 조각, 모델링에 방점을 둔 환경이 주였습니다. 당시는 아주 보수적인 환경이었기에, 현대미술의 새로운 환경이나 매체를 받아들이기에는 매우 생소하고 낯선 환경이었어요. 그러나 저의 은사님을 통해서 미디어를 접하게 된 후 기술 매체를 수용하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미디어를 활용해서 작품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꽃과 만물_LED TV_2013





 aiceon  현재 기술은 매우 다양하고 혁신적으로 변하고 있고, 그에 따라 미디어아트를 하는 작가들의 도구인 (디지털)매체도 무한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매체를 활용해서 작업을 진행해오셨는데, 작업 흐름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97년도에 미디어 작품을 만들어 첫 전시를 할 때, 그때는 비디오 테이프를 이용해서 작품을 했어요. 아시다시피 아날로그 비디오는 반복 재생을 할 경우 원본이 잘 훼손되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디지털이라는 기술의 발달은 저에게도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러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최신의 기술을 활용해서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것도 매우 중요한 거 같습니다. 그것은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창작하는 저에게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지금은 디지털이라는 매체를 이용한 영상 예술에 주로 매진하고 있습니다. 


묵죽도_LED TV_2010


 aiceon   개인적으로는 2006년 KIAF 국제아트페어에서 작가님의 움직이는 병풍 작품을 처음 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처음 작품을 접한 관람객이나 큐레이터, 갤러리스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당시 아트페어에 참여하면서 저도 기대하지 못한 관심과 반응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다를 놀라워하고 흥미로워해주셨어요. 당시 <디지털 병풍>은 매우 생소했을 겁니다. 원래 병풍이 가지고 있는 틀을 깼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기존 회화 작품을 재해석하면서 미디어를 이용한데다가 움직임과 사운드까지 접목된 작품이었기 때문이죠.  




신-박연폭포_2011


 aiceon   작품 <박연폭포>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폭포수는 어쩌면 겸재 정선이 자신의 산수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기술적 성취로 보여집니다. 이렇듯 작품 전반에 주요한 요소인 이미지를 움직이게 함으로써 어떠한 의미 발생을 내포하고자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고전회화에 대한 소재 채택의 특별한 기준이 있으신지요.


겸재가 그린 <박연폭포>는 그림 자체에서 폭포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원화는 1미터 정도 되는 아주 작은 그림이었습니다. 실제 원화는 작지만, 박연폭포인 자연 그 자체의 웅장함을 미디어를 통해 극대화해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지속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회화가 디지털로 바뀌는 자체가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처음 제가 미디어를 이용해 작품을 창작했을 때 대중들의 반응은 무관심이었습니다. 당시 미디어를 이용한 작품들도 많지 않았지만, 정말 관심이 없다는 것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미학자 다니엘 아라스(Daniel Arasse)가 "관람객이 작품 앞에서 딱 5분만 머물렀음 좋겠다"라는 말을 했는데, 저는 그 의미를 되새기면서 나의 작품 앞에 대중들이 관심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한 끝에 대중들이 익숙한 그림인 명화를 미디어를 통해 창작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관람객들이 저의 작품 앞에서 5분 정도라도 관심 있게 서서 봐줄거라 기대하면서요.


겸재 정선 고흐를 만나다_LED TV, 2011

[네이버 지식백과] 겸재정선 고흐를 만나다 - 이이남

겸재 정선과 세잔_LED TV_2009


 aiceon   <8 폭 병풍>, <신 금강전도>, <겸재정선과 세잔>, <신모나리자> 등 주요작품에서 보이는 한국 고전회화의 재해석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의미 발생의 결과를 가져오면서도 관람객들에게는 친숙함과 동시에 디지털과 아날로그, 서양과 동양, 과거와 현재 등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에서 오는 어떤 간극에 따른 미학적 성취가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겸재정선의 산수와 세잔의 생 빅투아르산을 만나게 하여 융합하기도 하고  모나리자와 UFO같은 이질적 요소들의 장치는 어떠한 의도를 지니고 있나요?


서양에서 미술사를 정리했지만, 살펴보면 사실 겸재가 세잔보다 먼저 추상적인 회화를 시도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겸재가 그린 산수화를 분석해 보면 세잔이 그린 <생빅투아르산>과 매우 유사한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그러한 기하학적 추상을 생각하면서 저는 두 작품을 비교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런 비교 분석은 명화를 기술을 통해 새롭게 재해석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모나리자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여러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죠. 그걸 통해 일상에서 보지못한 스토리를 가지고, 또한 이미지 장치를 통해서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거죠. 제가 원작 명화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흐 자화상과 개미 이야기_LED TV_2010

 aiceon   작품 <고흐 자화상과 개미 이야기> 에서는 고흐의 자화상이 걸려있는 프레임에서 다른 프레임으로  넘나들며 마침내 비어있던 왼쪽 디스플레이에 고흐의 자화상이 되며 오른쪽 액자에 있던 고흐는 사라지게 한다던지 하는... 이러한 점은 분명히 기존 회화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 기술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재치있게 표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 그 뜻이 있잖아요, 빛으로 다시 찾아주고. 실제로 원본을 딱 옮길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디지털에서 가능한 조각조각 모아서 옮기는 것을 표현해 봤죠. 관람자 입장에서 ‘아, 이럴 수도 있네..’라는 신선함을 느끼게 하는 것, 그래서 그 내용을 관람자에게 다시한번 살펴보게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aiceon   과거의 작업인 고전화나 서양의 명화를 이렇게 재해석한 작가님의 영상작업은 실제 명화 작품을 보면서 우리가 상상 가능한 요소들이 나타나서 더욱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작품의 스토리를 구상하실 때 어떤 부분을 염두해 두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원작 명화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는데, 대중이 얼마나 이 작품을 이해하고 있고, 미적인 부분까지도 어떻게 포착할 수 있는지 말이죠. 짦은 순간, 짧다는 것은 매우 순간적인지만 관객들에게 얼마나 몰입을 유도할 수 있느냐죠. 짧은 순간이지만 그 짧다는 것은 고민되는 지각 가운데서 선정이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명화의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의미, 그 이미지의 중요한 부분들을 세심하게 고려한 다음에 창작에 들어갑니다


 aiceon   친숙한 고전회화를 보며 과거에 상상했던 혹은 상징적으로 드러났던 재현들은 시간의 경과로 관람자에게 보여지는데, 이는 관람자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측면도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새로운 상상력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일어날 거 같은 재현, 그것 자체의 의미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자연의 고요함, 아름다움 그 자체가 시각적으로 움직인다는 것, 우리가 쉽게 예측가능하게 상상을 할 수 있는 것, 실제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시 재현해주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aiceon   이어서 대부분 고전회화나 기존 명화를 차용하셔서 작업을 하시는데 있어서, 저작권에 대한 문제는 없으셨는지요? 그 부분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요?


저도 저작권에 대한 문제에 고민이 많습니다. 저의 경우, 명화를 차용하는 입장에서보면 원작자의 사후 70년이 지난 작품을 사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차용을 통해 저는 예술 그 자체는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허나 저도 창작하는 입장에서 고민되는 것은 법으로 다 보호받지 못하는 부분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일일이 신경쓰면서 법적인 문제를 따지려고 하면 창작할 시간이 소모되는 것 같아 민감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aiceon   미디어아트 특히 영상 작품의 경우, 판매나 에디션 관리가 어려운 점이 있는데 작가님의 경우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의 경우 에디션 관리를 매우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제 작품을 구입한 컬렉터의 입장을 생각하면 더 철저해질 필요가 있지요. 저의 모든 작품의 에디션은 6개로 늘 관리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aiceon   한국 미디어 아트의 역사는 짧지만 미디어아트를 하고 있고 하고자 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매체 형식을 실험하고 또 거기에 예술가로서 남다른 무언가를 담아 예술 작품이라는 결과물을 내놓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으셨을 것 같은데, 미디어아트 작가로서 겪었던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개선하시려고 노력하셨는지요?


어려웠다기 보다는 아직은 대중들의 의식이 낯설어 한다는 것, 사실 롱런하지 못하는 작가들이 생기는 이유는 소비되지 못하는 작품의 유통과정, 디지털이나 미디어 작품의 소장의 의미들이 잘 이해되지 못하는 한계 때문이라 생각이 됩니다. 대중들의 그러한 의식을 좀 폭넓게 해주는 계기들이 예술계에 마련되길 바랍니다.


모나리자_LED TV_2009


 aiceon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디어아트 작품을 보면 과연 이것이 기술 실험인지 작품인지 모호한 경계를 가지는 결과를 많이 보았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예술가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본인에게 예술 창작 활동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요?


기술은 늘 발달하게 되어있죠. 저는 미디어야말로 우리의 상상력을 잘 표현할 수 있게끔 도와줄 수 있는 최고의 매체라 생각을 합니다. 기술은 기술다움이 있고, 그런 기술다움과 기술을 이용한 예술은 분명히 달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이용하더라도 예술가의 아이디어, 미학적인 고민 등 예술가들이 미디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예술다움을 찾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죠. 저는 예술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타인의 삶의 좋은 영향을 준다면 더할나위 없겠죠. 대중들이 제 작품을 보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찾을 수 있게끔 말이죠. 하나 에피소드가 있는데, 어느날 시민 한 분이 자신이 고민이 있었는데, 저의 작품을 보고 그 고민이 자연스레 해결됐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예로 저의 작품이 병원에 걸려 있다면 환우들이 저의 작품을 보고 새로운 희망을 찾길 바래봅니다. 아시다시피 예술 작품, 창작력은 하루 아침에 나오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여러 경험에 의해서 새로운 만남과 융합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aiceon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업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글: 정세라 (앨리스온 편집위원)

사진촬영 및 진행: 정세라, 임태환 (앨리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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