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ACD85展. 물신 예찬의 화려한 디자인 축제_exhibition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4. 15. 21:30





국민대학교 제로원디자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ACD85’전은 뉴욕 아트 디렉터스 클럽에서 주최하는 ADC 어워드 85회 수상작들의 전시회이다. ADC 어워드는 전 세계 크리에이티브 아트 디렉터들에게 주워지는 가장 권위있는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광고, 그래픽 디자인, 인터랙티브 미디어,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하이브리드의 6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ADC 어워드 85회의 6개 부문의 수상작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TV 및 라디오 광고, 포스터, 사진, 일러스트, 인쇄물, 인터랙티브 설치물 등 다양한 디자인 산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ADC85’전의 가장 큰 특징은 디자인이라는 익숙한 개념을 확장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 있다. 보도사진이라고 볼 수 있는 여러 사진 작품들과 회화에 가까운 일러스트, 그리고 설치 미술에 가까운 설치물 등 디자인은 사진, 회화, 조각 등 기타 시각 문화의 영역까지 확장하여, 아니 여러 시각 문화를 포함하는 다양하고도 창조적인 시각적 실험들을 보여주고 있다. 빌렘 플루서(Vilém Flusser)는 디자인을 ‘학문·예술·경제의 영역에서 나와 상호작용을 통해 생산성을 얻고 창조적으로 재단된 훌륭한 아이디어가 일치되는 지점’ 으로 설명하고 있다.1 플루서의 관점에서 보자면 디자인은 아이디어가 시각적 표현으로 발현되는 생산성을 목적으로 하는 산물인 셈이다. 즉 어떠한 예술 및 기타 다른 영역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 것이 디자인인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의 특징은 전시 전반을 통해 잘 드러나 있다. 전시에서 드러나는 디자인은 사진, 회화, 조각, 영화 등 시각 문화 전반을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광고 부분은 광고하려는 것을 가장 잘 드러내려는 목적과 함께 시각적 창조성이 극대화되어 언어 및 성별, 세대와 상관없이 모두가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로 이루어져있었다. 빌렘 플루서는 ‘[각주:1]디자이너는 컴퓨터처럼 능력을 갖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영원함을 관찰하고 다룰 수 있다’ 며 디자이너를 창조자, 즉 신으로, 디자인은 신학으로 설명하고 있다. 위대한 역사와 위대한 사물들, 과학 법칙들은 발견된 것이 아니라 고안된 것, 즉 디자인된 것이며 과거 선지자 및 예언자들은 모두 디자이너인 것이다.





놀랍도록 독창적인 아이디어, 창조적이고 강렬한 표현 방식, 상업성과 예술성의 조화. 이 모든 디자인의 특징이 ‘ADC85’전에서는 잘 드러나있다. 특히 거침없는 그래픽 표현과 상업 일러스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묘한 이미지 등은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값진 수확이다. 스스로가 물신인 디자이너들의 화려한 축제. ‘ADC85’전은 예언가적인 뛰어난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작품들로 디자인 신학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자리이다.

전혜정 (diatiger@hanmail.net)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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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빌렘 플루서(Vilém Flusser) 「디자인의 작은 철학(Vom Stand der Dinge: Eine Kleine Philisophie des Design)」(서동근 역, 선학사, 2003), p.1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