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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의 창조를 실험한다 : 팀랩월드 _alic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8. 21. 23:34


공동의 창조를 실험한다 : 팀랩월드


지난 해 8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 디지털 아트 그룹 ‘팀랩(teamLab)’의 상설전 ‘팀랩월드(teamLab World)’가 문을 열었다. 전시의 제목에서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팀랩의 작품 세계를 제대로 보여주는 전시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한편 전시장이 어린이 및 가족이 주 관람층인 테마파크 내에 위치하고 있어, 이러한 장소의 특성 또한 전시장과 어떻게 연결될지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긴다. 국내 파나웍스(Panaworks)사와 팀랩이 공동 주최하여 운영하는 팀랩월드는 팀랩이 직접 전시의 기획 및 공간 디자인, 운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팀랩의 작품 콘텐츠뿐만 아니라 작품의 디스플레이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지난 ‘메이커페어 서울 2015’에서 메이커 교육 분야 세미나를 통해 팀랩을 처음 접한 이후 개인적으로도 팀랩에 관심을 갖고 있던 터라, 전시를 감상할 이유는 충분했다.


일본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집단 팀랩은 2001년 도쿄대 대학원생들이 결성한 소규모 랩 형태로 시작하여, 현재 다양한 국적의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CG 애니메이터, 수학자, 건축가, 웹디자이너, 그래픽디자이너, 에디터 등 여러 분야 인물로 구성된 400여 명의 대규모 팀랩으로 발전하였다. 팀랩은 그들 스스로를 ‘Ultra-technologists’라 칭하며 예술, 과학, 기술, 창작의 균형잡힌 조합을 추구한다.

팀랩의 전시는 지금까지 뉴욕 Pace Gallery, 런던 Saatchi Gallery, 파리 Maison & objet, 오스트리아 Prix Ars Electronica 2014, 실리콘밸리 PACE Art + Technology, 이스탄불 Borusan Contemporary, 싱가포르 ArtScience Museum, 방콕 Central World 등 세계 각지에서 개최되었다. 특히 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 창의성 연관 다양한 분야의 전시 기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2015년 도쿄 오다이바에서 개최된 팀랩의 전시 ‘floating flower garden’ 에는 46만명 이상이 방문하였으며, 디지털 미디어 관련 매체 designboom으로부터 "TOP 10 art exhibitions of 2015"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16년 8월 5일부터 시작된 서울 팀랩월드 전시회는 1,700m² 규모로, 팀랩 전시 중 세계 최대 규모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상설전이다. 



팀랩월드 전시의 제목 "teamLab World: Dance! Art Museum, Learn & Play! Future Park"는 팀랩의 ‘Art’ 전시와 공동적이고 창조적인 인간을 주제로 한 ‘Future Park’가 합해진 의미이다. 전시는 팀랩 내부에서 어린이 및 가족 대상 콘텐츠로 분류하고 있는 ‘팀랩 아일랜드(teamLab Island)’ 작품군을 중심으로, 그 외 다양한 아트(Art) 섹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전시는 맨 처음, 관람자를 넓고 어두운 방으로 안내한다. 전시 공간의 바닥과 4면으로 이루어진 벽 전체에 펼쳐진 영상과 소리, 그리고 관람자는 방 안에서 하나의 작품이 된다. 어둠 속 공간 곳곳에서 빛나는 꽃, 나비, 나무줄기와 잎사귀 등 자연의 모습과 조용히 흐르는 음악적 사운드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팀랩월드 전시 장면 - <꽃과 사람, 통제할 수 없지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 1년에 1년을>, <증식하는 생명 II – 1년에 1년을 다크>, <경계없는 군접(무리를 지어 나는 나비)>


이 작품은 ‘Dance! Art Museum’ 섹션의 콘텐츠로, 원래 각각 제작된 3개 작품을 한 개 공간에 결합하여 전시한 것이다. 관람자로 하여금 마치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꽃과 사람, 통제할 수 없지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 1년에 1년을>, <증식하는 생명 II – 1년에 1년을 다크> 작품에서는 수많은 자연의 생명이 계절의 흐름에 맞춰 피고 지면서 순환하는 흐름이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한다. ‘1년에 1년을’ 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들 작품에서는 실제 전시 공간인 서울의 계절적 환경에 따라 해당 계절에 피는 꽃 등 개체의 종류 또한 달라진다. 영상은 녹화된 것이 아닌 매 순간 다른 풍경을 그려낸다. 이어진 <경계없는 군접(무리를 지어 나는 나비)>은 나비들이 같은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 다른 작품 속으로 날아다닌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틀’의 개념을 허물고 작품들 사이의 경계를 더욱 모호하게 만든다. 어둠 속 빛과 소리로 에워싸인 전체 작품 설치물과 관람자의 상호작용은 작품에의 몰입을 더욱 유도한다.


팀랩월드 전시 장면 - <꽃과 사람, 통제할 수 없지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 1년에 1년을>, <증식하는 생명 II – 1년에 1년을 다크>, <경계없는 군접(무리를 지어 나는 나비)>


이어서 관람자는 ‘Learn & Play! Future Park’를 만나게 된다. 새로운 섹션의 공간 입구에서 둘러보면 대형 작품 <스케치 아쿠아리움(Sketch Aquarium)>, <아직 신들이 곳곳에 머물러 있을 무렵의 이야기>, <그래피티 네이처(Graffiti Nature)>, <라이트 볼 오케스트라(Light Ball Orchestra)> 작품이 벽에서 벽으로, 벽에서 바닥으로, 바닥에서 다시 벽으로 이어지며 앞서 공간에 비해 보다 밝고 드넓은 전시장에 가득 채워져 있다.


‘Learn & Play! Future Park’에서 맨 처음 만나는 <스케치 아쿠아리움>은 여러 관람자가 함께 그린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수족관이다. 관람자는 대형 화면 속 다양한 물고기를 만져 움직이게 하거나, 먹이 주머니를 움직여 수족관 속 다양한 생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등 작품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전시장 내 준비된 종이와 색연필로 바다 생물을 스케치 하고 간단한 스캐닝 버튼만 누르면, 관람자의 그림이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되고 팀랩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움직이는 생물로 변화한다. 관람자가 스스로 참여하여 공동의 창작물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팀랩월드 전시 장면 - <스케치 아쿠아리움>



대형 전시 공간 내 14가지 큼직큼직한 작품 속에 빠져있다 나와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전시를 돌이켜 보면 작품 전체를 이끄는 뚜렷한 전시 내러티브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팀랩월드는 일종의 팀랩 개인전으로써, 팀랩 작품의 일관된 형식적, 개념적 특성이 존재하기에 작품들은 하나의 전시 안에서 조화롭다. 특히 관람자 참여를 통한 공동의 창작이 가능한 작품 형식, (자연의 일부로서) 인간의 개입으로 변화하는 자연이라는 주제 면에서 일관성을 가진다.

팀랩의 작품 특성을 설명하는 중요 키워드 중 하나는 ‘Ultrasubjective Space(초주관적 공간)’이다. 이 용어는 팀랩이 만든 것으로, 일본 전통 미술에서 나타나는 공간인지 방식을 디지털 아트로 재해석한 개념이다. 전통적인 서양의 시각예술에서 적용되는 투시원근법의 경우 고정된 소실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사실적 원근을 표현하여 관람자의 관점을 작가의 관점과 동일한 관점으로 유도한다. 그러나 일본의 전통 시각예술에서 나타나는 평면적 화면 구성은 서양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팀랩의 ‘Ultrasubjective Space’는 관람자가 작품 감상 시 보는 위치, 시점을 자유자재로 이동시킬 수 있다. 자신을 에워싸는 거대한 작품 공간 안에서 관람자는 자유롭게 움직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을 경험한다. 작품 안의 모든 개체는 어느 위치에서 보아도 바로 내 눈 앞에 있는 것처럼 평면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따라서 누구도 우월하지 않은 각자의 위치를 확보한다. 나아가 홀로, 혹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참여’함으로써 끊임없이 새로이 완성되는 창작물의 일부가 된다. 이를 통해, 감상자는 영상 속의 세계를 단지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상 세계와 자신이 있는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일체화 되어 ‘초주관적 공간’을 경험한다[각주:1].

팀랩의 작품 속 관람자 중심의 공간에서 전개되는 ‘공동의 창조’ 개념은 또한 사람들의 관계성을 탐구한다. 예를 들면, 전통적 회화는 감상자의 존재와 옆 사람의 행동에 따라서 변화하지 않는다. 작품은 개인과의 관계로 성립된다. 적어도 디지털 시대 이전의 미술 작품에서는 감상자에게 있어 타인의 존재란 단순히 방해가 되는 존재였다. 그러나 작품이 감상자의 존재와 행동에 따라 변화할 때, 감상자와 작품 간의 경계선은 모호해진다. 작품은 감상자를 포함해 작품이 된다.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타인의 존재로 인해 작품이 변화했을 때, 타인도 예술의 일부가 된다. 그것은 작품과 개인 간의 관계를, 작품과 집단 간의 관계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5분 전에 다른 감상자가 있었는지, 지금 옆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가가 중요해진다. 이로써 작품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관계성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이러한 팀랩의 작품 개념은 사회적인 시각으로 이어진다. 흔히 현대 도시는 자신과 타인의 존재에 의해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이해하거나 소통하기 어려운 주위의 수많은 타인의 존재는 때로 불쾌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팀랩은 스스로 만든 예술 작품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관계성을 모색하는 것은, 예술의 영역을 뛰어넘어 도시와 사람들 간의 본연의 자세를 만들어 갈 가능성을 찾는 것이라 말한다[각주:2].


이러한 팀랩의 주요 작품 개념은 특히 ‘Learn & Play! Future Park’ 섹션에 있는 작품들에서 교육적인 의미로 확장된다. 아래의 팀랩월드 ‘Learn & Play! Future Park’ 섹션 전시 설명문에서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 현대 급격한 기술의 발전은 미래로 갈수로 더욱 증대되고 가속화 되어, 수많은 직업이 기계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금의 아이들은 미래에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 즉, 창의성이 가장 중요해지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창조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현대의 교육에서 우리는 정답은 하나일 뿐, 다른 것은 모두 오답이라는 가르침을 받는다. 자유로운 발상이나 타인과 다른 행동은 권장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우리는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본래의 창조성을 잃어간다.
인간은 타인과 상호작용하고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세상에 대해 배운다. 사람들은 그들이 세상을 통해 움직이는대로 생각한다. 인간 사회는 협동과 팀플레이를 통한 창조적인 성취를 통해 발전되어왔다.
이것이 오늘날 공동의 창조성, 또는 공동-창작이 매우 중요해진 이유이다.
팀랩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관계성에 변화를 주고, 타인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느낀다’는 작품 개념의 가능성에 주목하여, 개개인의 창작 활동이 공동-창작 행위로 변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한 공동-창조 경험을 즐김으로써 사람들의 매일의 일상이 보다 창조적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한 바람으로부터 ‘teamLab Island-Learn & Play! Future Park’가 탄생되었다[각주:3]. ”


또한 ‘Learn & Play! Future Park’ 섹션의 모든 작품 앞 관람자 안내 패널에는 작품 소개와 놀이의 방법뿐만 아니라 ‘육성 능력’이 표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스케치 타운>과 같은 작품에서는 ‘공간 파악 능력, 창의력·표현력의 발휘, 다양성의 존중, 기술과학에 대한 흥미’를 육성할 수 있다고 안내된다. 이로써 ‘놀며 배우라!’는 ‘Learn & Play! Future Park’ 콘텐츠의 교육적 개념을 명시적으로 드러낸다.


01

팀랩월드 전시 장면 - ‘Learn & Play! Future Park’ 섹션 중
 <스케치 타운> 작품 참여를 돕는 안내문

02

<스케치 타운> 작품 참여를 위한 도구들

03


팀랩의 작품에서 컴퓨터 알고리즘(Algorithm)을 통해 개별 관람자의 감상 시간, 움직임, 관람자의 수 등에 따라 생성되고 변화하는 영상(Vision)은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컴퓨터 비전, 프로젝션 맵핑, 센싱 등 기술의 노출은 최소화되고, 공간 디스플레이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이로써 기술적 성취 보다는 작품 하나하나에 존재하는 명확한 스토리, 훌륭한 디자인과 정교함이 돋보이는 그래픽 영상, 스토리 및 영상과 연계된 사운드로 표현된 콘텐츠 자체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전시 디스플레이는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인 작품의 의도에 부합되도록 사용성과 편의성이 고려되었다. 전시장 내부에 함께 전시된 작품 별 안내문은 앞서 언급한대로 ‘작품 소개’, ‘놀이 방법’, ‘육성 능력’ 과 같이 어린이에서부터 어른까지 작품의 의도와 감상 효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디자인되었다. 또한 각 작품 별 1명 이상의 스텝이 배치되어 관람자 편의를 높인다.


새삼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는 미디어 예술 분야에서, 수백명의 팀워크를 통해 예술 집단으로서의 콘텐츠 아이덴티티를 정립해나가면서도 이와 같이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는 사례를, (영화관이나 공연장이 아닌) 특히 전시 공간에서 만나본 적이 있었나라는 의문이 든다. 팀랩월드는  ‘놀이공원’을 주요 테마로 한 대형 작품 8점과 그 외 ‘아트’ 섹션 작품 6점으로 구성되어, 어린이 및 가족 단위 또는 20대를 주요 관람 대상으로 기획되었다. 이 전시회만으로 팀랩의 작품 세계 전체를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앞서 언급한 팀랩 작품의 특성은 팀랩이 제작하고 있는 다른 수많은 작품에서도 반영되어 있다. 점점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현대 예술에서 분야의 구분은 모호하다. 그러나 굳이 표현해 보자면 팀랩의 미디어 아트 작품은 마치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 같다는 인상도 받는다. 혹은 교육용 게임 어플리케이션의 새로운 유형처럼 보이기도 한다.
앞서 소개했듯 특히 팀랩월드 내 Future Park 섹션의 작품들은 팀랩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제작한 콘텐츠로, 팀랩 아일랜드라는 별도의 사업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어린이라는 특정 계층에게 필요한 교육적 주제, 대상에 적합한 수준의 콘텐츠 내용(자연, 동식물 등 어린이에게도 친숙한 이미지와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과 사용성을 고려한 인터페이스 디자인, 관람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과 관리 부분까지 포함하는 팀랩의 작품 제작 과정은 흡사 제품의 상품화 프로세스와도 닮아있다. 실제로 팀랩의 웹사이트 내 포트폴리오에서는 팀랩 아일랜드 콘텐츠를 ‘Art’ 콘텐츠와 구분하여 ‘Product’로 구분하고 있다[각주:4]. 팀랩월드에서는 모든 작품을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광의의 '미디어 아트’ 작품으로 표방하고 있지만 엄밀하게는 대중의 이해, 필요와 편의에 부응하는 콘텐츠들을 상업적인 ‘제품’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팀랩은 이렇듯
상업적 예술 혹은 예술적 디자인 제품의 경계를 오가며, 예술가로서의 활동과 디자이너로서의 활동을 구분하면서도 동시에 진행해가고 있다.


팀랩월드는 상설전이자 수익성 전시이다. 이 전시가 지속하기 위하여, 관람자가 팀랩월드에 방문 또는 재방문 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이 될까? 전시가 감상자에게 선사하는 효과와 의미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팀랩월드의 주 관람층인 일반 대중에게는 무엇이 예술인가 라는 명제 보다는 전시 내 미디어 아트로 규정된 작품을 통해 얼마나 흥미와 긍정적인 자극을 얻었는가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 전시의 제목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teamLab World: Dance! Art Museum, Learn & Play! Future Park". 예술과 공원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해보자. 예술은 감상자에게 영감을 전달하고, 도시 속 휴식 및 놀이 공간인 공원은 매일 들러도 새로운 사색과 환기, 즐거움, 때로 우연한 만남의 기회를 가져다준다. 이것이 디지털 예술과 디지털 공원으로 변환되었을 때, 이들은 우리의 일상에 어떤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아마도 ‘더 많거나 적은’, 혹은 ‘더 낫거나 못한’으로 수식될 수 없는, ‘다른’ 무엇을 가져다 줄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은 감상자에게 확장된 창작의 수단인 기술을 디지털 아트로써 새롭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디지털 아트를 통해 작품에 직접 개입하고 창작에 참여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예술을 접하게 한다. 또한 디지털 공원에서 가상의 자연 세계, 다른 관람자들을 만나 신나게 놀다보면 현실에 없었던 새로운 자극을 경험한다. 그리고 전시장 밖으로 나왔을 때, 이제는 새삼 우리의 현실 속 환경이 온갖 ‘가상현실’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을 재인식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혼합된 현실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 창조자가 되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현실 속 ‘무엇’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로 생각을 전환해볼 수도 있다. 아날로그 박물관이나 공원에서 만날 수 없었던, ‘다른’ 영감, 사색, 환기, 즐거움, 만남을 얻을 기회가 되는 것이 다. 바로 이러한 '상상의 확장'이라는 혜택이 롯데월드라는 물리적 가상세계로 이루어진 놀이공원과는 ‘다른’ 디지털 가상세계로 의도된 테마파크로써 팀랩월드가 롯데월드 내에 자리하여 서로 다른 매력요소로써 기능할 수 있지 않을까.



팀랩월드 전시 장면 - ‘Learn & Play! Future Park’ 공간을 경험하는 관람자들


어린이 24,000원, 성인 및 청소년 20,000원이라는 국내 전시로써는 높은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2016년 8월 개관이래 팀랩월드는 꾸준히 관람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팀랩월드는 전시 업그레이드 및 콘텐츠 업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 팀랩월드의 장기적인 성공 여부는 결국, 전시의 중심이 되는 전체 작품의 제작자, 팀랩의 꾸준한 발전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팀랩은 2001년 결성된 이후 작품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관람자가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함께 창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팀랩은 스스로 대규모 예술 집단으로써 공동의 창조를 실험한다. 또한 자신이 만든 작품 안에서 일반 대중이 공동의 창조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분명한 것은 팀랩은 디지털 미디어를 수단으로 의도한 메시지를 흥미롭게, 아름답게, 효과적으로 전달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써 팀랩의 작품 세계는 현재, 전 세계 각국에서 연령대를 불문한 다양한 관람자와 소통을 이루며 발전하고 있다. 국내에서 팀랩월드를 통해 앞으로도 팀랩의 실험적인 ‘공동의 창조’를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을지 기대를 더해본다.


글. 김아름 (앨리스온 에디터)

사진. 김은솔 (앨리스온 에디터), 팀랩월드






  1. 팀랩 Ultrasubjective Space http://ultrasubjectivespace.com [본문으로]
  2. 팀랩월드 전시설명문 및 팀랩 https://www.team-lab.net/concept/Relationships [본문으로]
  3. 팀랩월드 전시설명문 및 팀랩 아일랜드 http://island.team-lab.com/en [본문으로]
  4. 팀랩 https://www.team-lab.net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