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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pingmag.jp_web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17. 10:59



이제 Design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그다지 새롭거나 신선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과도하게 그 의미가 부풀려져 여기저기에 놓여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디자인이 우리의 삶에 아주 깊숙이 침투했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우리의 삶도 어떤 의미에서는 다양한 주체에 의해 다채로운 빛깔로 디자인 된 프로덕트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 연관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다. PingMag은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의 TPO(Time, Place, Occasion)를 고려하여 우리의 삶에 어떻게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집단이다.



열여덟 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는 PingMag은 몰입의 에너지로 가득한 형형색색 가지가지의 디자인과 관계된 세계를 펼쳐내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디자인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웹사이트는 아니다. 이들은 PingMag을 한마디로 ‘Inspiration’이라 표현한다. 그리고 ‘디자인과, 그리고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과 관계된 것들(About Design and Making Things)’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디자인 혹은 예술이라는 규정된 범위에서 자신들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느낌이 오는 그 무엇에 결정타를 날리고자하는 느낌이 강하다. PingMag을 구성하고 있는 카테고리들은 각종 제품과 패션을 넘어서 모든 예술의 영역을 아우르고 있으며, 게다가 적절한 직업(그러나 굉장히 creative한)도 찾아주고자 하는 열의도 보여준다. 이 사이트에 머물다 보면 애초의 방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잊기 쉽다. 그러나 사실 다 이 동네 저 동네, 결국 이 모든 것이 우리 동네의 이야기임을 알게 되면서 어느새 얌전히 그들의 의도에 동참하게 된다.


일종의 디자인 멀티플렉스 사이트이기도 하고 동시에 아카이브의 성격을 띤 아트 웹진인 PingMag이 여타의 다른 사이트와 다른 점은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여러 아이템들을 오히려 적당히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며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잘 짜여진 구성 속에 알차게 배열해놓은 컨텐츠는 시선을 끌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철저히 포부나 자극으로 가득히 포장된 글은 보는 사람의 신뢰를 잃기 십상이다. PingMag의 컨텐츠는 산만하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지만 주객이 전도되지 않으면서 그 안을 꼼꼼히 채워나갔다는 점에 있어서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또한 Youtube와 Flickr와의 연계를 통해 외부와의 더 많은 접촉을 시도한 것도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비록 PingMag이 그들 사이트만큼의 풍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본 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말 그대로 Worldwide하게 PingMag을 알리고 그들의 영감을 홈런 수준으로 날리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저 그런 비루한 수준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연계 사이트에 앞으로 더 많은 노력과 애정을 쏟아야할 것 같다.    

생각보다 인간은 자기를 드러낼 수 있는 상징에 집착한다. 그것이 때로는 예술로 발현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범죄로 드러내지기도 하지만, 그 정도의 차이일 뿐, 우리는 나를 지배하고 있는 자존감의 표출에 극도로 집중하고 있다. 디자인도 그러한 맥락에서 탄생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을 둘러쌓고 있는 고유하고도 오묘한 분위기는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한 오롯한 집중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내일의 의미 보다는 오늘의 행복에 안주하다보니 사실과 착각, 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남들과 같은 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삶에 중독된다. 이렇게 삶을 디자인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우리를 위해 감정적으로 윤리적이고 경제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바로 아티스트가 아닐까. PingMag이 하고자 하는 일, 그들이 바라는 일이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 전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세계 곳곳에서 출몰하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조금 더 버라이어티한 일상을 꿈꾼다면 PingMag에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방문자를 환영하거나 궁금증을 해결해주지는 않지만, 히피스러운 당신에게는 핫(hot)하고 힙(hip)한 잇사이트(it!site)가 될 것이다.  



글.김현정.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영상미디어 전공 (qthyunjung@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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