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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미디어 아트: 개입을 통한 도시공간에의 접근 part 1 _ 최태윤(미디어 아티스트)_column

yoo8965 2007. 11. 7. 01:12



도시공간은 디지털미디어의 개입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휴대전화와 같은 모바일 전자 기기들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물리적 공간에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선진국의 도시를 중심으로 물리적 공간에 디지털 정보가 중첩된 확장공간(Augmented Space)1)이 현실화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유비퀴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신체와 밀접하게 작동하는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 등으로 도시공간과 정보를 연동하는 인터페이스로 작동한다. 확장공간은 많은 정보와 네트워크의 접근성을 제공하며, 인간이 도시공간을 활용하는 형태와 행위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 공간을 구성하는 한 가지 요소인 공공미술에도 영향을 준다.

 

도시공간을 활용한 기존의 공공미술 중에는 모뉴먼트(Monument)적인 성향의 작품과 지역적인 문제의식을 내포한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 성향의 활동이 있었다. 1960년대 이후 제도적 지원으로 만들어진 공공 조형물은 중세 유럽 광장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상징적인 동상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한 모뉴먼트적 공공미술 중에는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비해서,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고 관객에 대한 배려가 적은 작품이 많다. 일부 커뮤니티 아트는 지역 라디오/ 캐이블 티브이 방송국/ 인터넷을 활용한 오픈 엑세스(Open access) 활동을 통해서 시민 참여적인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미술의 배경과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결합하여 변해가는 도시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공공미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술과 과학기술은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면서 발전한다. 그 경계에 위치한 창작 활동은 오랜 역사가 있지만,  20세기 후반 디지털 문화에 대한 반응으로서 새로운 미디어 아트가 폭발적으로 등장했다. 미디어 아트는 현시대의 모습을 반영하는 거울이며, 미래에 대한 상징이다. 뉴 미디어 아트(New media art), 디지털 아트(Digital Art),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 그리고 도시공간의 정보를 활용한 로커티브 미디어 아트(Locative media art) 등은 구체적으로 뜻하는 분야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예술가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디지털 문화에 대한 비평적 발언이며 새로운 예술 형식의 제안이다.  디지털 미디어를 순수한 재료로 사용하는 것 이상으로, 미디어가 만들어진 시스템에 개입의 목적이 중요한 지점에 전술적 미디어(Tactical media)가 있다. 기존의 미디어 아트 작품은 주로 온라인이나 화이트 큐브 전시장안의 제한된 공간 속에서 전시되었다. 그동안 독립적인 장르였던 미디어 아트와 공공미술은 확장공간의 현실화에 따라서 그 경계가 흐려지고 새로운 형식을 창조한다.


도시 미디어 아트는 확장공간을 활용하는 공공미술이다. 아직 도시 미디어 아트는 소수 사례에서 그치지만, 미래 지향적인 예술의 의미 있는 시도로 인정되며,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미술 실험에 대한 학술적인 정리는 근래에서야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관련된 연구로 크리스티안 폴(Christian Paul)은 공공 미디어 아트가 온라인상의 비물질적인 공공영역과 현실의 공적공간을 넘나들 수 있는 매체적 특성을 중심으로 그 성격을 정의했다.2) 스티브 디에츠(Steve Dietz)는 공공성을 지향하는 미디어 아트는 단일한 공공영역이 아닌 다수 공공영역을 활용한다고 주장한다.3) 위의 연구는 주로 미디어 아트의 공공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드류 해먼트(Drew Hemment)4) 등의  로커티브 미디어 아트에 대한 연구는 특정 장소와 위치에 기반을 둔 정보가 연동되는 프로젝트에 한정되어 있고, 모바일 아트(Mobile art)에 대한 연구는 무선 통신 기기를 이용하여 이동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미디어 아트에 집중한다. 그래서 본 연구는 위의 다양한 장르와 기술을 포괄하지만, 새로운 공공미술의 맥락에서 도시의 확장공간을 활용하는 미디어 아트를 ‘도시 미디어 아트’로 독립적으로 정의 한다. 사례 선정에 있어서 개방 공간에서 작동하고, 물리적인 도시공간을 활용하는 미디어 아트 작품으로 관심사를 좁혔다. 확장 공간을  구축하는 기술; 휴대 전화, GPS , 무선 인터넷, 대형 야외 스크린, 웨어러블 컴퓨터 등의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미술 실험과 작품의 의미에 준 영향에 집중한다.


지난 10년간 ‘미디어 아트’와 ‘인터랙티브 아트’는 미술, 디자인,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가상현실, 마케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현재 활발하게 시도되기 시작하는 도시 미디어 아트 장르는, 기존 미디어 아트의 영향력 이상으로 유비퀴터스 컴퓨팅, 건축 디자인, 도시 계획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관심과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목적


앞서 언급된 연구의 배경과 필요성에 따라 본 연구의 최종 목적은 도시 미디어 아트의 개념과 실례에 대한 분석을 통해, 도시 공간에 개입(intervention)하는 미디어 아트를 정의하고, 부가적인 목적은 본인의 작품이 만들어진 현대적인 디지털 문화와 예술의 맥락을 정의 하는 것이다. 전술적 미디어를 배경으로 하여, 도시공간을 뉴 미디어 시스템으로 이해하고, 공간적 코드를 해킹하는 프로젝트들이 추구하는 바를 찾는다. 도시 미디어 아트 장르의 세분화를 통해서, 독립적인 메시지를 주장하는 다양한 작품들의 공통분모를 찾아서 체계적으로 분류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현재 시점에서 도시 미디어 아트의  미술사적 의미 부여에 목적을 두며, 세부적으로 아래와 같은 조사와 고찰을 수행하였다.


첫째, 도시 미디어 아트가 등장하게 된 배경의 정의를 했다. 그 과정에서 공공미술의 역사, 도시 공간, 그리고 디지털 문화와 기술 발전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둘째, 도시 미디어 아트의 세분화된 장르를 분류하고, 가능성과 한계점을 명확히 밝힌다.도시 미디어 아트를 ‘일시적 모뉴먼트’와 ‘커뮤니티 아트 성향, 그리고 3장 ‘도시공간에 개입 성향’으로 분류한다. 


셋째, 도시 미디어 아트의 흐름 안에서 본인의 작업과 유사한 선행 프로젝트 들의 공통적인 성향을 정의한다. 본 연구는 본인의 프로젝트가 완성된 후에 시작되었기 때문에, 연구 과정이 작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일부 선행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익숙히 알고 있었지만, 연구를 통해서 작품을 바라보는 비평적 시선을 기르는 기회로 활용했다.


마지막으로, 확장공간의 현실화에 따라서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공공미술은 재료의 변화 뿐 아니라, 작품의 주제와 배포 방식, 그리고 목적까지도 변화한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개념을 빌려와서, 기존 공공미술의 모뉴먼트적인 성향과 차별화 되는 오픈소스 공공미술의 개념을 제시한다. 



글. 최태윤(미디어 아티스트)


 * 확장공간에 대하여 추가적인 자료:

스크린의 2차원 표면에 머물러 있던 가상공간이 현실공간으로 확장함으로써 가상현실과 현실이 공존하는 ‘혼합 현실’(Mixed Reality) 이 가능해진다. 레브 마노비치는 ‘데이터의 층위를 물리적 공간에 겹쳐놓는’1) 공간을 확장공간(Augmented Space)으로 칭했다. 확장공간이라는 단어는 물리적인 공간과 가상현실이 겹쳐진 확장현실(Augmented Reality), 혹은 증강현실 기술에서 유래되었다.2) 본 연구에서 확장공간이라는 단어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이유는, 특정 기술을 지칭하지 않고, 다양한 기술이 물리적 공간에서 기능하는 효과에 집중하기 위해서이다. 확장공간에서는 여러 가지 세분화된 기술이 동시에 작동되고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딱히 어떤 기술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마노비치가 예로 들은 몇 가지 중에는 비디오 감시, 셀 스페이스, 컴퓨터-비디오 디스플레이, 유비쿼터스 컴퓨팅, 확장 현실, 탠저블 인터페이스, 웨어러블 컴퓨터, 인텔리전트 빌딩, 인텔리전트 스페이스, 컨텍스트-어웨어 컴퓨팅, 스마트 오브젝트, 무선 위치 서비스, 센서 네트워크, e-페이퍼 등이 있다.3) 그 중 일부는 현실화되었고, 아직 실험 단계에 있는 기술도 있다. (본문 17page)

접근성(access)과 통제성(control)은 확장공간의 중심적인 이슈이다. 확장공간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하지만 확장공간의 상업화는 접근성을 제한하는 일차적인 문제점이다. 실제로 현재 도시공간에는 유료 네트워크가 월등히 많고, 대형 전광판도 궁극적으로 선전 효과를 노리는 장치이다. (본문 19page)

확장공간은 통제의 장치로 사용되기도 한다. 일률적으로 계획된 확장공간은 때에 따라서 모니터링 장치가 될 수 있다. 도시공간은 거대한 파놉티콘(panopticon)4)처럼 수많은 감시카메라로 쉬지 않고 모니터링 되고 있다. 이제는 공공건물과 공적 공간 외의 사적 공간에도 많은 감시 카메라가 있다.
(본문 20page)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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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ev, Manovich,(2002),
The Poetics of Augmented Space: Learning from Prada,
New Media: Theories of Digitextuality, ed Anna Everett and John T. Caldwell (Routledge, 2002)

2) Paul, Christiane, (2006), Public Art/Digital Art: Governance and Agency in the Networked Commons, First Monday, Special Issue 7

3) Diets, Steve, (2003), Public Sphere_s, Media Art Net,
<http://www.medienkunstnetz.de/themes/public_sphere_s/public_sphere_s/>


4) Hemment, Drew, (2004), Locative Dystopia,
<http://www.drewhemment.com/2004/the_locative_dystopia.html>

5) Manovich, Lev, (2006) 「확장공간의 시학: 프라다의 교훈」, 출처:<디자인 앤솔로지>,  박해천 외, 서울, 시공아트, p. 99

6) Augmented Reality(확장현실, 혹은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의 한 종류로 마커(marker)를 사용하여 가상 오브젝트와 실사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중첩한다.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Augmented_reality>

7) Manovich, Lev(2006), 같은 책, p.98


 

*** 연재 소개


 

앨리스온은 미디어와 퍼포먼스를 작업을 하는 작가 최태윤이 진행하였던 카이스트 문화기술 학제전공에서의 석사 학위 논문(도시 미디어 아트: 개입을 통한 도시공간에의 접근 Urban media art: Intervention toward access of urban space) 중 일 부분을 발췌하여 소개할 예정이다. 총 3회로 구성될 이번 컬럼은 도시 미디어아트라는 주제에 관한 서론격인 위의 글과 다음 편에서 도시 공간에의 개입 문제를 다룰 예정이며, 마지막 부분에서는 '오픈 소스 공공 미술' 이라는 제목으로 모두에게 열린 도시 공간에 관하여 기술할 예정이다.


작가 최태윤은 논문의 내용을 보강하여, 내년 초에 원본을 PDF 파일로 개인 웹사이트를 통해서 공개할 예정이다.


*** 최태윤 작가의 논문 개요를 첨부하였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최태윤 Taeyoon Choi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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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hoi8@kaist.ac.kr  /  http://tyshow.org http://blog.naver.com/tchoi8

최태윤은 퍼포먼스와 뉴 미디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현 시대의 디지털 문화에 대한 유머러스 하고 비판적인 작업을 한다. 그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공동작업과 도시공간의 시스템에의 개입에 관심이 있다. 최태윤은 업그레이드!서울, ‘다같이 나가 놀자’ 펀아웃, 돗 플래이 모바일 해킹, CTR 문화지형 연구소, 파라사이트 택티컬 미디어 네트워크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활동한다.

EDUCATION

2004  시카고 예술 대학, 퍼포먼스 학사과정, 시카고, 미국 B.F.A in Performance
2007  한국과학기술원, 문화기술 학제전공 석사과정, 대전, 대한민국 M.S in Culture Technology

AWARD & RESIDENCY

2002  College Performance Jam, Chicago,USA
2005  서울 국제 컴퓨터 음악 대회, 1등, 서울, 대한한국
2006  아트센터 나비 레지던스, 서울, 대한민국
2007  아트스페이스 휴 Temporary Technology 레지던스, 서울, 대한민국

EXHIBITION

Solo Exhibition
2007, 기술이 실패할 때 현실이 드러난다, 아트스페이스 휴, 서울, 대한민국

Group Exhibition

2007.

People Art Technology, 남산 드라마 센터, 서울, 대한민국

Small Packet and Manual Zine Fare, 갤러리 나우, 서울, 대한민국

DISLOCATE: Art, Technology and Locality, ZAIM, 요코하마, 일본

디지털 만화, SICAF, 서울, 대한민국

IHATEU, 예술공간 Hut, 서울, 대한민국

2006.

Upgrade! International, [Untitled] Art Space, 오클라호마, 미국

Parasite Service 1.0, 아트스페이스 휴, 서울, 대한민국

ISEA/Zero One San Jose, 산 호세, 미국

레지던스 오픈 스튜디오, 아트센터 나비, 서울, 대한민국

놀이터, CTR 문화지형 연구소, 서울, 대한민국

2005.

예술과 과학, 사비나 미술관, 서울, 대한민국

오픈 유어 블로그, 의정부 디지털 아트 페스티벌, 의정부, 대한민국

도시의 바이브, 아트센터 나비, 서울, 대한민국

2004.

학사 학위 공연, The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시카고,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