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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소개

 
왼쪽으로부터 히가 사토루, 아코슈 마로이, 막스 라이너, 코바타 카오루, 이치가와 소타


더블네거티브 아키텍처doubleNegatives Architecture (
http://www.doublenegatives.jp/)
더블네거티브 아키텍처, dNA는 1998년 건축가 이치가와 소타市川創太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그룹으로, 각 프로젝트마다 그에 맞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YCAM에서 제작된 코포라 인사이트Corpora in Si(gh)te에는 스위스의 프로그래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자 막스 라이너Max Rheiner, 헝가리의 소프트웨어 아티스트 아코슈 마로이 Ákos Maróy, 디자이너 코바타 카오루小旗かおる (이상의 세 명은 dNA의 코포라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해 온 멤버들이다), 사운드 아티스트 히가 사토루比嘉了 그리고 건축가 나루카와 하지메鳴川肇가 참여하였다.
dNA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하여 다양한 미디어와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건축에 대한 새로운 비전들을 제시하고 있다. 공간을 측정하는 장치 혹은 과정으로서의 “건축”이 작품의 주된 모티브이다. 공간의 기록 방식에 대한 제시는 1998년의 2스킨: 건물 없는 건축2Skins: Architecture without building으로부터 3차원 음향 시스템을 사용한 사운드 건축 dqpb – 역동적인 4중 사운드 건물 dqpb – dynamic quadruple phonic building (2000- )에 이르기까지 전개되어 왔고, 측정 대상으로서의 건축을 플라넷 구성자plaNet Former (2002), RH+ (2000) 등의 작품들을 통해 표현하면서, 네트워크 공간에 대한 고민에까지 작품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는 일련의 코포라Corpora 프로젝트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구성요소들이 전체를 구성하는 셀룰러 오토마톤의 개념을 활용하여 자율적으로 생성되는 건축을 연구하고 있다.


코포라 인 사이트Corpora in Si(gh)te(이하 CiS)는 10월 초부터 YCAM에서의 레지던시를 통해 dNA멤버들이 만든 코포라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YCAM에서 열린 최초의 건축 전시이다. 미디어 아트의 형식을 빌어 건축의 비전을 표현하는 dNA의 작업은 개념적으로도 감각적으로도 흥미롭다.


CiS의 생각

어떤 부자가 생각했다. 자기가 가진 많은 돈으로 멋진 건물을 짓겠다고… 그래서 어떤 유명한 건축가를 찾아가 자기가 돈을 줄 테니 가장 멋진 건물을 지어달라고 했다.
어떤 회사가 생각했다. 집이 모자라니 집을 지어 팔면 장사가 잘 될 거라고… 그래서 어떤 유명한 건축가를 찾아가 돈을 잘 벌 수 있게 생긴 집들을 지어달라고 했다.
동기나 시작점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건축이라는 과정에 있어서 ‘지어달라고 했다’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은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아주 단순화 시키자면, 건축가는 건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다방면으로 고심할 것이고,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설계도로 표현하고, 의뢰인과의 의논을 거쳐 결정하고, 건물을 지어나갈 것이다. dNA의 코포라 프로젝트는 이러한 전형적인 탑다운 방식의 건축에 의문을 제기한다. 흰개미가 거대한 집을 지어가는 것처럼, 작은 요소 요소들이 자체적으로 단위를 만들고,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건축물을 형성하는 바텀업 방식의 건축은 어떤 형태일 것인가? 또한, 건축을 대하는 관점에 있어서도, 하나의 객관적인 시점으로부터 위에서 내려다보거나 외부에서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존재하는 여러 개의 시점으로부터, 각 시점이 결정하는 바에 따라 전체가 형성되어 가는 것을 제안한다. 
코포라의 아이디어는 이치가와 소타의 ‘매끄러운 복안(複眼)smooth compound eyes‘ 혹은 ‘수퍼 아이(超眼)super-eye’라는 공간 표기법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그가 제안하는 것은 극좌표를 사용하여 3차원을 표기하는 것으로 실생활에서는 제트기의 레이더 등에 활용되고 있는 것과 유사한 표기법이다. 이것은 xyz축을 기반으로 3차원을 표시하는 일반적인 데카르트식 표기와 달리, 한 기준점에서의 각도와 거리로 3차원을 수치화하여, 그 기준점 주변의 3차원의 공간(기준점을 중심으로 그 주위의360도)을 2차원으로 기록한다. 데카르트식 공간 표기가 객관적인 기준점을 상정하고 시점의 이동에 따른 공간의 왜곡을 배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 표기법은 제로 포인트라 불리는 기준점을 어디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대상과의 거리가 변화하고, 각 기준점으로부터 공간을 바라보았을 때의 왜곡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러한 표기법으로 제작한 작품이 2스킨: 건물 없는 건축2Skins: Architecture without building으로 두 눈의 한가운데를 중심점으로 사람의 ‘피부’와 도쿄를 중심점으로 지구의 ‘피부’인 표면을 기록한 작업이다.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언어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처럼, 공간에 대한 인식 역시 공간을 기록하는 방식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우리의 공간에 대한 인식을 결정짓고 있는 것은 앞서 언급했던 데카르트식 표기법으로, 위로부터의 고정된 시점에서 내려다본 공간 기록 방식, 혹은 옆으로부터의 고정된 시점에서 바라다본 공간 기록 방식을 통해 공간을 쉽게 이해하고, 주관적인 시점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객관적이고 고정된 공간을 우리는 익숙하다고 느낀다. 따라서 건축을 통해 공간을 계획할 때뿐만 아니라, 게임 공간이나 디지털 건축에서처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가상의 공간을 구성해나갈 때에도 - 디지털 공간이 제안하는 무한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 데카르트식 표기법에 갇혀있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매끄러운 복안’이라는 최초의 이름이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여러 시점들로부터 대상을 바라보았을 때의 가능성들을 포괄하고, 움직이는 시점을 통해 기존의 건축에서의 객관적인 시점과는 다른 주관적인 시점을 확보하면서, 공간을 생각하는 새로운 언어를 통해, 공간에 대한 상상력의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것이 이치가와의 의도인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건축의 비전을 만들어 보여주고 싶다. (그 비전이) 새로운지 아닌지는 주변의 판단에 맡기고, ‘이런 가능성이 있지 않은가’ 라든가, 건축에서뿐만 아니라, 나만의 비전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기술을 통해 정보적인 것들을 활용하는 것이 주된 것이고, 건축에 활용할 수 있는 스케치나 컨셉드로잉 등으로 그 결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그것이 건축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는 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흐름에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 한다. 지금의 기술들 – 실시간 기술이라든가, 새로운 노테이션, 알고리즘을 활용한 디자인 - 을 활용하여,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것들을 우리의 아이디어로 해석하여 알고리즘을 통해 보여주려 한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2007.10.14., 이치가와 소타, CiS 갤러리 투어 중)

코포라 프로젝트는 미디어 아트 설치 작품의 형태로 이러한 복수의 수퍼 아이의 시점과 각 시점들이 생성해 가는 공간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이 되어 왔다. 코포라corpora는 라틴어로 신체 혹은 본체body를 의미하는 코퍼스corpus의 복수형으로 여러 단위들이 모여 형성한 전체를 의미한다. 코포라 프로젝트에서 하나의 코퍼스는 센서를 통해 포착한 주변환경의 정보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수퍼 아이와 그것을 다른 수퍼 아이들과 연결하는 링크들로 형성되는 가상의 구조물이다. 이번 CiS에서는 YCAM 앞의 중앙 공원에 설치된 40개의 센서들로부터 밝기, 온도, 소음도, 습도, 풍향, 풍속을 실시간으로 측정한 수치들로 YCAM과 중앙공원 주변에 수퍼 아이들이 생성되고, 그 수퍼 아이들 간에 링크들이 형성되어 구조물을 구축하는 시스템으로 코포라가 만들어지고 있다. 기존의 코포라 프로젝트와 이번 작품이 다른 점은 코포라가 센서들 사이를 메시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센서들간의 관계와 센서의 정보들로 인해 형성된 수퍼 아이들간의 관계에 영향을 받고, 수퍼 아이들 사이의 링크에 의해 각 센서에 입력되는 정보가 공유되어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라는 것이다. 네트워크에 있어서도, 여러 센서들이 있을 때 그것들을 하나의 서버로 통합하는 중앙 집중형 네트워킹 방식과 달리, CiS의 메시 네트워크는 센서들 간의 네트워크로써, 중간에 센서가 사라져도, 남은 센서들 간에 다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새로운 센서가 추가되어도, 그것을 바로 네트워크에 포함시킬 수 있는 유기적인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또한, 기존의 코포라 프로젝트에서는 주변환경의 정보를 통해 만들어진 독립된 가상의 구조물을 전시장 안에 보여줬던 반면, CiS에서는 YCAM건물과 중앙공원이라는 물리적 환경에 코포라를 덧붙여 시각화하면서, 현실의 건축과 가상의 건축을 적극적으로 접목시키고 있다. 로비에 설치된 코포라의 구조물 역시 현실과 가상의 접목이라는 연장선상에서 물리적 세계에 코포라가 나타났다면 어떤 느낌일 지를 감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YCAM을 둘러싼 가상의 구조물인 코포라는 실시간으로 환경 정보들에 따라 변화하면서 순간순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코포라의 모습은 미래의 건축이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고정된 형태의 구조물뿐만 아니라, 일정하게 주어진 조건들을 갖고 다양한 형태로 변화할 수 있는 유동적인 것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가능성까지 고려해보게 한다.


CiS 갤러리 투어

그렇다면 이제 YCAM을 거닐면서 CiS를 감상해보자~



전시장 입구

전시장 앞 복도




전시장 – 스튜디오 B




센서들

 




로비의 오브제
 

이렇게 YCAM은 지금 코포라에 빠져 있다. CiS전시가 오픈하던 날에는 작가와의 대화는 물론, 이치가와 소타를 비롯해서 여러 사운드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라이브 이벤트가 벌어졌고, 작가들과 함께 하는 갤러리 투어, 워크샵 등 관련 이벤트들이 이어지고 있다.
물리적 공간 안에서 내가 차지하고 살아가는 공간,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인위적인 공간, 나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적인 공간, 그 공간을 인식하는 나의 관점과 시선, 그 관점과 시선의 바탕이 되는 공간 언어, 가상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이 만나는 접점, 가상의 공간, 그리고 미래의 공간에 대한 고민과 상상 등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계기를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전시는 2008년 1월 13일까지 계속된다.

전시 웹사이트: Corpora in Si(gh)te  http://corpora.ycam.jp
dNA 웹사이트: doubleNegatives Architecture
http://www.doublenegatives.jp


 

+ dNA 인터뷰

CiS에 대한 이치가와 소타와 다른 dNA멤버들과의 인터뷰는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첫 인터뷰는 9월 초반 LIFE의 설치를 위해 도쿄에 갔을 당시 이치가와 소타의 작업실 겸 사무실에서, 두 번째는 전시 오픈 후, CiS의 도록 제작을 위해 큐레이터 아베 카즈나오와 이치가와 소타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태로, 마지막으로는 dNA멤버들 모두를 함께 인터뷰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아래의 인터뷰는 이 세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코포라인사이트Corpora in Si(gh)te에 대해서

아베 카즈나오 (이하 아베): 이번의 코포라 작품은 코포라 프로젝트를 관통하여 온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정보처리라든가, 네트워크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코포라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서 CiS는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가?
이치가와 소타 (이하 이치가와): 제목이 내포하고 있는 것처럼 실제 상황들 – 실제로 돌아다니는 사람들 (과 같은 환경 변화들) – 을 받아들여서 그것들을 컴퓨터로 계산하여 시뮬레이션을 제작하고, 실시간으로 AR(Augmented Reality확장현실) 등을 통해 (현실과 접목시켜 시각화하고,) 사람들이 본 적이 없는 (가상 구조물의) 스케일의 느낌을 보여주면서, 컴퓨팅의 안과 밖에 존재하는 것들을 아우르고자 하였다. 실제의 현장에서 메시 네트워크를 사용했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인터랩의 도움으로 40개의 (센서로 구성된) 거대한 메시 네트워크를 설치할 수 있었고, 그 네트워크 자체가 보여주는 재미라든가, 상징적인 기술 – 나노 기술에서 활용되는 스마트 더스트smart dust와 같은 –의 시점들을 적용함으로써, 코포라의 새로운 시스템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수진(이하 이): 주관적인 시점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일인칭 슈팅 게임의 시점이라든가, 가상현실 시스템에서의 시점이었다. 그런 주관적인 시점들과 코포라의 주관적인 시점은 어떻게 다른가?
이치가와: 게임에 등장하는 시점들도 일종의 주관적인 시점이다. 하지만 공간을 기록하는 방식에 있어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그것들은 데카르트식으로 표기하고 있다는 뜻인가?
이치가와: 게다가 공간에 대한 지각방식이 매우 평범하다.
막스 라이너(이하 라이너): 선형적인 관점이다. (수퍼아이의 관점이 보여주는) 공간의 왜곡을 보여주지 못하는 아주 평범하고, 단순한 관점이다.

이: 코포라 프로젝트의 연장선 상에서 이번 작품은 특히 면이나 색의 사용이 절제되어 있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2005년 대전에서 봤던 작품은 색면이 매우 아름다웠고, 그 이전 ICC전시의 기록을 봐도 그렇다. 이번 작품의 시각적인 결정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가?
라이너: 제어하는 공간이 있고, 정보의 공간이 있어서 그것들을 구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모양이나 질감이 생기게 되면 그에 따른 다른 개념들이 개입하게 되기 때문에 자제했다. 테이블 위에 (YCAM과 주변의) 3D 모델을 쓸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구현이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념적으로도 (코포라가) 논리적 대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선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현실 세계에 진정한 선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선은 커져서 면이 되어버리는데, 컴퓨터에서는 시점으로부터의 거리와 상관없이 선은 항상 선이고, 점은 항상 점이다.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고, 3차원으로부터 벗어나있는 것 같은 대상을 현실에 오버랩하여 보여주면서 (차원 간의) 경계가 애매해지는 것이 재미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표면을 적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그 작업은 유전 알고리즘genetic algorithm을 적용하면 될 것이다. 이번에 우리가 생각한 것은 수퍼아이가 생성하는 관점들로부터 공간을 관통하여 보는 것이지, 그것의 표면이나 내부에 대해서까지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동안에, YCAM의 큐레이터들과 긴밀하게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떤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이치가와: 1년, 1년 반 정도 전에 이 프로젝트를 함께 시작하자고 했는데, 코포라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프로젝트였고, 이번 작품의 컨셉을 결정하는 데에는 아베 상의 도움을 받았다. 처음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설명하기 힘든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완성된 것도 아니라서 이 곳에서 제작한다는 것에는 위험부담이 따랐다. (아베: 복잡하다!) 나한테는 명확한데… 메시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것도 처음이고, 거대한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할 지 몰랐다.
아코슈 마로이(이하 마로이): 위험부담이 많았다. 센서들은 항상 고장 나고, 작동을 안하고, 컴퓨터와 통신이 잘 안되고, 카메라 연결도 잘 안되고, … 등등 잘못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지만, 다행히 잘 되었다. 이러한 부분들에 있어서 아베 상의 영향은 약했지만…
이치가와: 로비에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코포라의 과정을 보여준다고만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과정을 보여주고, 그것이 현실 속에서 실제의 오브제나, 집, 건물이 되었을 때 어떨 것이냐를 상상하게 하는 두 가지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아베상의 제안에 따라) 구조물을 설치한 것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통해 이미지만 보는 것보다 쉽게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이번이 코포라 프로젝트 중 4번째 작품인 것 같은데…
라이너: 그 이외 여러 가지 변형들도 있다.
이: 미래의 컨셉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이치가와: 아직 많은 작업들이 산재해 있다. 시각적으로도 그렇고, 입력에 있어서도 더 다양한 가능성들이 있다. 메시 네트워크도, 유전 알고리즘도, 계산에 있어서도 그렇다.
라이너: 미래에 할 큰 일들이 많다.

이: 코포라 프로젝트는 한 장소에서 그 주변의 환경정보들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장소 특정적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 작품에 활용하고 싶은 특정한 장소가 있는가?
라이너: 이제 환경 정보들을 포착할 수 있는 메시 네트워크와 시스템이 있는 만큼, 숲이라든가, 풀이라든가 완전히 자연인 시골에 가서 같은 방식을 활용해보고 싶다. 아니면 아주 정신 없이 바쁜 도시 한가운데도 재미있을 것 같다.


미디어 아트와 건축

이: 건축과 출신들이 미디어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예들이 많이 보인다. 미디어 아트가 건축과 갖는 접점이나, 전통적인 건축에서는 불가능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미디어 아트가 혹시 제안하는가?
이치가와: 건축가 사무실에서 건물을 만들고, 시각화하고, 의뢰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CAD를 써야만 한다. 물론 그게 건축의 주된 업무는 아니지만, 우리, 특히 젊은 건축가들은 이런 3D 기술이나 렌더링 기술 등을 배워야만 하고, 동영상을 만들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데, 건물을 짓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반면, 컴퓨터에서 보여지는 결과는 훨씬 빠르다. 그래서 어떤 건축가들은 그것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좀더 직접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컴퓨터와 관련된 부분으로 진출한다. 그들은 건축가들뿐만 아니라, 컴퓨터, 미디어,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조금 다른데, 사무실에서 일했을 때, CAD도 사용하고, 그래픽스도 사용했지만, 여전히 실제 건축과 관련된 일을 했고, 지금도 건축적인 면을 유지하면서 건축가로서 작업한다.
이: 자신을 미디어 아티스트라고는 생각하지 않는가?
이치가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베: 사회적으로 예술, 예술가의 역할이라든가, 건축가의 역할에는 차이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치가와: 비전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건축가와 예술가는 같다. 사회적인 의미에서 건축은 (사람이) 사는 곳을 만드는 것으로, 그 장소의 사회적 시간이나 공간이라는 물리적 환경을 포함시켜서 고민하는 것으로 고정적이다. 비전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보자면, 아티스트가 보여주는 것도 건축가가 보여주는 것도 다양한 가능성들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고나 할까, 비전을 보여주는 역할에 있어서는 똑같다.

이: 코포라와 같은 시스템을 활용하여 건물을 만들 계획도 있는가?
이치가와: 있다. 아직 의뢰인과 협상 중이긴 하지만, 이것으로 집을 계획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좀 어렵기는 하지만…


dNA의 코포라 멤버 – 아코슈 마로이

이: 개인적인 작품 활동으로는 어떤 작업들을 하고 있나?
마로이: 코포라에서도 그렇지만, 생성되는 것들과 관련한 작업들을 해왔다. 인공생명이나 인공지능과 관련된 연구들을 하고 있고, 유전학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진화와 유전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노드 특성화, 혹은 세포 특성화라는 것을 코포라에 실험해보고 싶은데, 이것은 생물이 자라날 때, 줄기세포들이 세포분열을 하면서 스스로 어떤 세포가 될 지를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 결정이 어떤 명령에 의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여건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한 세포는 어떤 세포로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이것이 살아있는 구조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접근을 코포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어떤 노드들은 벽이 되고, 어떤 노드들은 창문이 되고, 어떤 노드들은 빈 공간이 된다면, 특별한 건축 기술이 없어도 그것으로 집을 지을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구조를 지을 수도 있고, 이미 생성된 코포라에 구조를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코포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다. 나아가 만약에 원하는 결과의 개요를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든다면, 특정한 문제들에 부합하는 건축적인 구조물들을 코포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코포라로 콘서트 홀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면, 콘서트 홀을 만드는 유전자들을 입력해서 기본적인 조건들 – 콘서트 홀의 크기, 벽의 수, … - 을 만족시키면서도 항상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식은 아파트 단지와 같은 반복적인 건축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같은 조건 안에서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지금 가능성을 두고 있는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예술과 유전학’이라는 기관과 이야기가 진행중인 것인데, 그곳에서 인턴십을 하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유전학자와 연구실 등 모든 것들을 작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박테리아를 활용한 동적인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것을 제안했다. 정적인 디스플레이는 이미 만들어졌는데, 유전자 조작을 거친 박테리아와 자연적인 박테리아들을 배양접시에 담아서 그것들을 픽셀로 활용하여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간단한 작업이다. 내가 제안했던 것은 배양접시에 살아있는 박테리아들이 변하도록 하여, 이 디스플레이로 정보들을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인공 생물학synthetic biology이라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들은 생물벽돌bio-brick이라고 불리는 작은 생물 단위들을 모아서 원하는 기능을 갖는 개체로 발전시킨다. 이러한 접근은 자연의 생물들 속에서 원하는 기능을 찾아서 그 기능을 변형하고 활용하는 전통적인 생물학적 연구방식과 대조적이다. 이렇게 하면, 생물학적으로, 유전학적으로 센서들을 만들고, 그것들을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내 프로젝트에 활용될 지도 모른다. 보통 프로젝트를 하면, 내가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기술 스텝의 역할을 주로 하는데, 이번에는 연구원들이 기술 스텝이 되어 나를 도와주게 될 것이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 헝가리의 미디어 아트는 한국에 별로 소개되지 않은 것 같다. 헝가리의 미디어 아트는 어떤 상황인가?
마로이: 아까 건축가들이 미디어 아트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언급했는데, 헝가리 텔레콤(결국 독일 텔레콤)이 지원해서 만든 미디어 아트 센터 ‘키친 부다페스트(http://www.kitchenbudapest.hu/)’가 지난 여름에 문을 열었고, 그 곳을 건축가가 이끌고 있다. 물리적으로 뭐 만드는 데 너무 집착한다. 건축 출신이기 때문에 손에 잡히는 것들을 만들고 싶어하는데,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노베이션 랩이라는 이름 하에 활동하지만, 미디어 아트 랩에 더 가깝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좀 있는데, 혁신적이고 새로운 것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는 하지만, 아르스나 다른 미디어 아트 작품들을 복제하는 데 그치고 있다. 미디어 아트의 영역에 있다는 측면에서는, 새로운 미디어들을 개발하고 있으니 실제로 미디어 아트를 하고 있다고 볼 수는 있겠다. 잔디를 깎으면서 정보를 보여주는 잔디 깎기 디스플레이라든가 … .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견지에서, 콘텐츠에는 별로 집중하지 않고 있다.
이: 그러면 YCAM같은 프로덕션 랩인가? 아니면 레지던시인가?
마로이: 올해 시작했는데, 지원을 받고, 선정된 사람들에게 지원금을 제공한다. 10개월 정도 되는 긴 프로그램인데, 젊은 사람들을 주 대상으로 한다. 상황이 좋지만은 않은데, 지원금이 적어서 그걸로 생활을 영위할 수는 없고, 파트타임으로 작업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학생들에게 가장 적합하다. 그들이 아이디어들을 내고, 그것들을 전시로 기획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그러면 레지던시에 가까운 것처럼 들린다.
마로이: 일종의 레지던시다. 하지만, 말한 것처럼 파트타임 레지던시다. 별로 좋지 않은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 있고, 어떻게 경영을 해야 하는지, 누가 소유하는지, 뭔가를 한다면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를 찾아나가고 있다. 예전에 공식적으로 있던 미디어 아트 센터는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인데, 작년에 구조조정을 해서 지금은 3,4명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소규모의 그룹들이 있지만, 그들의 활동은 전시나 강좌를 위한 공간을 빌려주는 데 머무르고 있고, 새 작품을 지원할 만한 입지를 갖지는 못한다. YCAM처럼 많은 노력을 들여야 새로운 작품이 나올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치가와: 넥스트랩은?
마로이: 넥스트랩…(http://nextlab.hu/) 어렵다. 기본적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느슨한 모임이지, 기관이 아니다. 예전에 우리 공간이 있었는데, 상주하는 것은 아니어서, - 모두 넥스트랩뿐만 아니라 다른 활동들을 병행하고 있다 – 없앴다. 넥스트랩 멤버로써, 혹은 다른 그룹으로써 이런저런 흥미로운 작업들을 진행한다. 최근에 새로 지어진 호텔에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생겼는데, 컨셉과 일부를 우리가 만들었다. 미디어 아트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는 강좌와 워크샵도 개최하고 있는데, 개론적인 것들이 아니라, - 개론적인 것들은 재미가 없다 – 피지컬 컴퓨팅, 머시니마와 같은 흥미로운 주제들과 관련된 세부적이고 전문적인 것들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dNA의 코포라 멤버 – 막스 라이너

이: 개인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나? 혹은 어떤 작업들에 관심이 있나?
라이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특정한 작업들을 시험해보는 편이다. 기하학과 3D에 빠져있었는데, 지금 관심 있는 것은 두 세계의 혼합이다. 미디어 아트라는 장이 시작될 당시 모두들 가상현실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컴퓨터 상에 현실을 만드는 것은 별로 재미없다. 재미있는 것은 실제의 대상들과 정보들이다 - 실제가 뭔지 혹은 가상이 뭔지 정의할 수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 그리고 한 차원을 다른 차원으로 바꾸고, 다시 원래의 차원으로 돌아오는 것 - 예를 들자면, CD나 mp3를 들을 때 우리가 듣게 되는 것은 모두 디지털화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진짜 정보이고, 오히려 더 풍부한 정보다 –, 그리고 그러한 이동을 통해서 지각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추적하는 것이 흥미롭다.
이: 스위스의 미디어 아트를 소개해달라.
라이너: 일단 스위스에서는 인터넷이라는 거품이 가라앉은 뒤에, 미디어 아트도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나아질 지도 모르겠다. 스위스의 미디어 아트계는 취리히에 있는 미디어 아트 학교(http://www.zhdk.ch/pages/en/home/)에서 가르치면서 알게 되었는데, 스위스에서 제작되고 있는 작품들은 규모가 작은 편이다. 예산을 의식해서 기술적으로도 그런 편인데, (미디어 아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요소들을 모아주는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미술관들에서도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고, 다른 공간들이 있지만 고립되어 있다. 스위스에는 전통적인 예술계, 미디어 아트계, 음악가들이 모두 분리되어 있어서 좀 이상하다.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예술의 맥락에서 보여지기를 원하고 있는데, 다른 장르의 작품들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큐레이터들에게는 어려운 모양이다.
이: 작품은 많이 제작되고 있는가?
라이너: 당연하다. 최근에 친구들이 미션 이터니티Mission Eternity(http://missioneternity.org/)라는 작업을 만들었는데, 최초의 참가자를 받았다. 이 참가자는 죽기 전에 이들과 계약을 하고, 그가 죽기 전의 모든 정보들을 웹에 기록한다. 죽은 뒤에 이 정보는 정보 캡슐에 저장되고,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죽은 자에 대한 정보의 보존 및 전달 등으로 활용된다. 이런저런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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