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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voj Zizek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2. 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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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금요일 밤 뉴욕대에서는 슬라보예 지젝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2달 전부터 이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다 금요일 밤에 달려가 강연을 듣고 왔습니다. 뉴욕에서 금요일 밤에 강연회라니. 저를 포함한 모든 널드들은 다 모인 곳이었습니다...: )

하지만 강연만큼은 정말 좋았습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죠. 어느 용어 사전에서는 지젝을 "라캉과 마르크스, 헤겔을 접목한 철학으로 서유럽 학자들이 '동유럽의 기적'으로 지칭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소개했네요. 정말 틀린 소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지젝은 모든 석학들을 넘나들며 자신의 생각을 아주 열정적으로 설명했는데, 마음을 움직이는 강연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알랭바뒤나 미쉘의 강연 후기는 안 남긴 이유가 다 있었죠..: ))

오늘의 주제는 똘레랑스(tolerance), 타자 (others), 주체 (subject) / 보편성 (universality), 특수성(particularity) 였습니다. 요즈음 제가 빠져있는 "Othering others"라는 주제와도 잘 맞아들었죠. 아주 간단하게 간추려보면, 일단 지젝은 자동화된 똘레랑스 인식에 대해 반대합니다. 똘레랑스 아래에는 이미 서로 거리를 두고 존재하는 디퍼런스들이 있는데, 사적공간의 침입은 곧 위협이 됩니다. 오늘날의 똘레랑스는 super-ego적 보편적인 기준으로 상대를 규정하고 "don't harass me. / stay away from me."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지젝은 각자의 존재 안에 이미 "존재"하는 특수성이 곧 보편성이며, 스탠더드한 보편성은 어떤 것도 보장해 주지 않는 다고 말했습니다. 각자 소유의 보편성을 깨닫지 못하는 한 그 누구도 보편적이 될 수 없다는 말이죠. 이많은 문화의 다수성을 스탠더드한 보편적 기준을 부과하여 보는 것은 이미 "타자"를 줄이는(reducing) 행위인것이죠.

저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타자에 대한 시각적 조작 (visual manipulation of others)"인데, 이 현상은 특히 인터넷에서 부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웹상의 포르노 사이트(특히 아시안 여성) 등등이 있겠죠.

두시간에 걸친 강의를 이렇게 확 줄여놓자니 죄책감이 조금 드네요. 아무튼 박식한것이 매력있음 오늘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뭐 강연을 듣고 나니 처음엔 비웃었던 그의 세번째이자 28살의 어린 모델출신의 신부가 조금. 아주아주 조금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