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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Mirror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2. 23. 21:32

김재화 인터렉티브 설치전

전시기간: 2007년 12월 15일~ 21일
전시장소: 구올담 갤러리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185-1번지 구올담 치과병원 1층(032-528-6030)
www.kooalld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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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print, 2007


컴퓨터기반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보급으로 인해 새롭게 산출된 예술형태들은 영역의 경계가 모호하고, 관람자와 작품이 서로 융합되는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본 전시에서는 관람자의 신체를 디지털 매체로 보여주는 작품으로써 관람자를 작품에 개입시키고자하는 작품이다. 또한, ‘인터렉티브 아트’ 영역에 수반되는 ‘디지털 거울(digital mirror)’이라는 키워드를 자끄 라깡(Jacques Lacan)의 ‘거울단계(mirror stage-imaginary stage)’이론을 상기시키고자 함과 ‘디지털 기술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들을 검토하고,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인터랙티브 아트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 작품발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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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Mirror,인터액티브 설치,2007

‘컴퓨터를 특정한 미학적 매체로 볼 수 있는가’라는 문제제기는 많은 논의가 되고 있지만 인간문화와 컴퓨터의 비가역적인 연결을 가역적인 상황으로 볼 때, 인간문화가 만들어낸 컴퓨터 언어와 체계가 도리어 문화에 재투영되는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를 제기한다. 컴퓨터 기반의 다양한 기술이 드러내는 인문사회학적 문제의 요소들을 역으로 추출한다면 새로운 해체의 기회를 갖게 된다. 우선 컴퓨터는 ‘대상(object)’이라는 용어를 ‘신호(signal)’로 대치하며, ‘미적(aesthetic)’이라는 개념을 제외하면 용어는 다변적으로 사용된다. 컴퓨터는 미디어들을 동시에 제공하면서도 그 속성상 예술의 강점인 재현성, 즉 시공간을 뛰어넘어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다. 따라서 컴퓨터는 높은 예술성을 지니는 작품을 가능케 할 수 있는 새로운 매체인 것이다.

‘뉴-미디어(New Media)’의 특성을 거론할 때 항상 논의의 대상이 되는 인터랙티브 아트는 관람자와 작품의 관계가 감정이입에 의존하는 전통예술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말하자면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작품으로서 관람자의 적극적인 참여행위에 의해 성립된다. 예술작품이라는 명제 속에서 관람자를 작품에 개입시키는 인터랙티브 아트는 다다이스트(Dadaist)나 미니멀리즘 작가(Minimalist)가 관람자에게 상당한 부분의 영역을 할애함으로써 작품에 참여를 증진시켰으며,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컴퓨터 기반의 인터랙티브 아트는 정립이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 진보된 컴퓨터 정보기술과 기존의 미디어 시스템들과의 접목이 시도되면서, 스크린이나 모니터로 하여금 ‘보는’ 동시에 ‘보여 지는’ 거울과 같은 효과와 감흥을 줄 수 있는 디지털 거울과도 같은 표현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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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Mirror,인터액티브 설치,2007

 거울은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거울로 등장한다. 금속을 연마해서 표면에 반사된 상을 볼 수 있게 한 시도에서 시작되어 16세기가 되면서 주석과 수은을 유리의 뒷면에 입혀 현재의 거울과 유사한 형태를 갖추게 된다. 고대 그리스의 속국이었던 시라쿠사가 로마에게 공격을 받고 있었는데 거울의 반사를 이용하여 로마군의 배를 불태웠다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단군신화>를 보면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올 때 세 개의 보물을 갖고 내려 왔다고 하는데 칼과 방울 그리고 거울이었다고 한다. 중국에서의 거울의 의미는 귀신을 물리치는 도구로 인식되었다. 대문에 거울을 걸어두면 들어오려던 귀신이 자신의 모습에 놀라 도망쳤다고 한다. 이와 같이 거울은 사용에 따라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러한 의미부여의 구분은 근본적으로 사진에 대해 객관적인 기록을 목적으로 하는 리얼리스트(realist)의 접근과 낭만적(romantic) 접근에 기초하고 있다.

자끄 라깡의 『Ecrits』에서는 정신분석 경험에서 드러나는 자아의 기능 형성을 ‘거울단계’로 보고 있으며, 이 단계에서 유아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이미지를 총체적으로 인식한다고 하였다. 거울속의 이미지를 통제함으로써 승리감과 즐거움으로 이어지며, 자신을 인지하는 거울단계는 환영(illusion)적 이미지에 의해 자기 착각의 순간을 맛보게 된다. 허상(mirage)속에서 ‘주체(나)’가 정신적 측면에서 거울단계의 ‘나(주체)’가 계속된다는 것은 동시에 그것이 소외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며 가시적 세계로 들어서는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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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gital Mirror,인터액티브 설치,2007


거울단계의 경험은 우리가 전혀 의심할 수 없는 사고주체(Cogito)에 근거한 주체의 형성은 거울의 반영을 보고 이루어진 허상이다. 즉, 관람자가 주체의 입장에서 설명되어, 가역적인 방향의 설명을 용이하게 한다. 따라서 존재론적 구조에서 지식이란 모두 편집증적(Paranoiac)인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람자가 스크린의 이미지로 나타났을 때 그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비록 환상이라고 해도, 관람자에게는 주체와 그 욕망의 대상관계가 ‘디지털 거울’이라는 매체를 통해 연기를 하는 무대와 같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거울처럼 모니터나 스크린은 유리와 같이 하나의 표면이다. 그러나 모니터는 거울을 뒤집기 때문에 그것은 텔레비전과 일종의 벽이라 할 수 있는 회화의 캔버스나 영화의 스크린, 모니터와 같다. 모니터는 텔레비전과 같이, 원시인들이 바라본 수면에서 유래한 투명 반사표면이 계속 발전된 것이다.  본 전시에서는 인터랙티브 아트의 성립과 발전과정에 대한 합목적성을 라깡의 주체 개념을 디지털 기술의 내부에서 볼 수 있는 빌미로서의 인터랙티브 아트를 주장한다. 이와 같은 복합기술적인 접근은 모든 정보를 시뮬레이션이라는 형태로 변형하며, 현실의 물체가 실제로는 불가능한 움직임을, 그 반대로 비현실적인 물체가 일상적이고 자연스런 움직임을 하도록 한다. 전통매체 작품들이나 일반적 인터랙티브 아트와는 다르게 디지털 거울의 의미는 지각적이고 신체적 ‘참여행위’를 전제로 한다.

디지털 거울은 컴퓨터 기술을 사용하여 관람자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일 뿐만 아니라 존재의 의미로서 작품과 의사소통하는 예술세계를 표현하는 생명력 있는 의미를 부여한다. 디지털 거울은 관람자를 스크린에 투영시켜 거울속의 신체 이미지를 보이게 함으로써 관람자와 작품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대신하는 리얼리티(Reality)이기도 하고, 지극히 사실적인 환상이기도 한 인터스페이스를 창출한다. 회화에서 물감의 성질이나 붓의 종류가 무엇인지 보여주지 않는 것처럼, 디지털 거울은 제작 기술보다 작품을 보고 즉각적으로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인터랙티브 아트다. 즉, 디지털 거울은 거울의 각도에 의해 오로지 ‘나’만 볼 수 있는 자기중심적이고 나르시즘에 빠진 현대인의 모습을 미적재현의 방식을 통해 새로운 리얼리즘(Virtuality)이라고 할 수 있다.  본 글은 본인이 학진 등재논문 및 국제논문 등에서 발표된 논문들의 일부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