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media&space

Museum of Moving Image [MOVI]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 17. 07:56
사용자 삽입 이미지

Museum of Moving Image

소위 현대 미술의 중심지 중 하나라고 하는 뉴욕의 미술관 하면 어떤 곳들이 생각나시나요? 물론 MOMA와 PS1, Guggenheim과 Whitney Museum 그리고 New Museum 등이 먼저 떠오르실 듯 합니다. 저에게도 이런 리스트들이 떠오르는 것은 매 한가지 였는데, 지난 주 Film을 전공하는 아는 작가에게 이끌려간 곳은 저에게 "와!"하는 탄성음과 함께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해준 공간이었습니다. 바로 퀸즈에 있는 "Museum of Moving Image, MOVI" 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이 "움직이는 이미지의 박물관" -"무비"를 간단히 소개해 볼까 합니다.

MOVI는 퀸즈의 Astoria Studio를 기반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1920년대에 형성된 Astoria Studio는 역사적으로 헐리우드와 런던과 함께 중요한 모션 픽쳐와 텔레비젼 프로덕션으로 유명했던 곳인데요. 이 후 1942년에 U.S. Army 가 그 지역을 장악하였고 그 곳을 the Signal Corps Photographic Center로 개명하였습니다. 전쟁이 발발하던 그 시기에 이미지와 관련된 프로덕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그 곳이 1971년 U.S. Army가 떠나고 그 기능을 상실하는 듯 보였으나, 다시 1977년 the Astoria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Center Foundation, Inc.가 설립되면서, 영상물 제작과 관련된 사업이 부흥하기 시작했습니다. 1982년에는 이 지역의 관할권이 다시 뉴욕시로 넘어가게 되면서 행정이 정립되기 시작하였고, Astoria Studio의 디렉터로 Rochelle Slovin이 81년 임명, 그녀의 제안으로 85년 MOVI라는 이름의 박물관이 설립, 88년 관람객들에게 개방 되었습니다. 박물관은 주로 움직이는 이미지, 즉 필름과 텔레비젼 콘텐츠 프로덕션과 관련된  기록물들을 전시하다가, 93년 5월에는 Digital Media를 박물관의 미션 스테이트먼트에 추가하면서 보다 관객 소통적이며 현대적인 디지털 미디어 소스들을 전시하는데까지 활동범위를 넓히게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 이 공간을 접한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되는 동선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먼저 올라가 1층 디지털 미디어 갤러리까지 역사적인 전개를 통해 뮤지엄 컨텐츠들을 읽는 것입니다. 먼저 모션 픽쳐가 생겨나게된 배경과 역사를 둘러보고, 이 후 영화가 생겨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텔레비젼 컨텐츠의 대량생산 방식과 헐리우드 배우들의 분장과 촬영소품들을,  이후 1층 갤러리의 인터랙티브한 게임과 미디어 아트들을 살펴보고 나면 정지해있던 각각의 이미지들이 어떠한 방식과 소재들로 지금 우리 눈앞에 시간과 함께 흐르는 이미지들이 되었는지, 그 이미지들이 이제 우리와 어떻게 대화하는지 머리 속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뮤지엄내의 극장

뮤지엄내의 극장

3층에는 백남준 개인 전시실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방문했던 당시에는 출입금지가 되어있더라구요. 아쉬운 마음이 앞섰지만 뿌듯한 마음도 함께한 순간이었습니다. 또 먼저 뮤지엄 웹사이트를 확인하시면 매 주 역사적인 영상물들을 상영하는 극장이 뮤지엄내에 위치하고 있기때문에, 입장한 관객들은 모두 무료로 그 영상물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 뮤지엄을 둘러보면서 제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영화나 텔레비젼 컨텐츠와 관련한 모든 것들을 관객들이 쉽게 제작해 볼 수 있는 설비들을 마련해 놓았던 것인데,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내 목소리를 영화 주인공에게 입히거나, 장면을 편집하여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내가 원하는 사운드 트랙을 어떤 영상장면에 적용시킴으로서, 영상과 음향 그리고 그 각각의 요소들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관객들이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것들이었습니다. 나의 지휘아래 각각의 컨텐츠들이 모여 하나의 완성된 전혀 새로운 것들이 탄생하는 그 공간은 마치 놀이공간과 같이 즐겁고, 신비한 마술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요즈음 통 말없는 갤러리의 벽앞에 우두커니 서서 답답함을 호소해왔던 저에게 MOVI의 발견은 하나의 대안적인 어떤 것이었습니다. 신나게 움직이고 노래하고 그 공간에서 작품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었던 시간, 아마 여러분들도 그 공간에서라면 저와 같은 마음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뮤지엄 웹사이트: MO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