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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매체를 통해 나타난 새로운 소설 - 일본의 Cellphone novels_aliceview

aliceon 2008. 1. 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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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 Sasaki for The New York Times
Japan’s younger generation came of age with the cellphone, and created its own popular culture by tapping thumbs on keypads.

역시 무의식중에 인터넷을 떠돌아다니다 재미있는 포스팅을 발견했습니다.
New York Times에 지난 1월 20일 개제되었던 Thumbs Race as Japan’s Best Sellers Go Cellular 라는 기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휴대폰과 웹 등 접하는 매체에 따라 컨텐츠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는 점과 휴대폰 소설을 폭발시킨 방아쇠가 Flat Rate이란 지적에 대한 포스팅이었는데 흥미가 가서 그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았습니다.
기사링크


찬찬히 읽어보니 대충 내용이 이렇습니다.

일본에서 새로운 소설 형식 Cellphone novel이 그 존재를 폭발적으로 드러냈다.

이 소설장르는 핸드폰이라는 매체의 특성에 따라 그 특징이 나타난다.

핸드폰 소설의 탄생과 이런 성황은 요금제의 변화, 즉 낮은 문자요금료가 그 기폭제가 되었다.

그리고 매체가 달리 쓰여진 소설을 핸드폰 소설로 볼 수가 있을 것인가? 라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일본의 핸드폰 문화가 남다르고 단순히 통화와 폰카 등등의 용도만이 아닌 문자와 이메일 등의 텍스트적 용도의 측면이 대단히 강조되어 있고, 그를 위해 얇지만 상당히 큰 크기를 가지는 등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네요.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2007년 소설부문 베스트 셀러 TOP 10 중 5개가 바로 핸드폰 소설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 붐을 직접 체험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을 소설 안에 포함시키는 데에 강하게 거부감을 느낍니다. 국내의 많은 인터넷 소설들도 그러한데, 인터넷이라는 매체에 의해 생긴 특성이 그대로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즐기는 층은 계속 늘어나고 시장에서도 굉장한 비중을 차지한 것이 지금입니다. 이런 사실에 초점을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핸드폰 소설은 핸드폰이라는 작성매체 특성상 짤막 짤막 올라가는 형태를 띄며 동시에 작은 화면이라는 감상매체의 특성 때문에 일반 소설처럼 서술이 긴 문장을 사용하지 않고 역시 짧고 간결한 문장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또한 핸드폰이 필수품이 된 사용자층, 즉 고등학생이라는 나이대가 주 생산자이며 동시에 소비자라는 특성은 같은 나이또래=고교생들의 사랑 이야기나 잘 버무려진 폭력, 죽음 등 자극적인 소재라든지 짧고 짧은 문장과 기존소설에 비해 얕게 드러나는 인물과 진행상의 구도 등의 특징을 드러내게 합니다. '핸드폰'이라는 매체에 의해 전혀 새로운 모습의 소설의 모습 - 컨텐츠가 등장한 것입니다. 흔히 컴퓨터에 의해 사람들의 글 스타일이 변화했다고 이야기하지만 핸드폰이라는 매체에 의한 이런 커다란 변화는 참 신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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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기사는 대표적인 핸드폰 소설 스타작가인 21세의 Rin의 예를 들며 핸드폰 소설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photo: Ko Sasaki for The New York Times

Rin, 21, tapped out a novel on her cellphone that sold 400,000 copies in hardcover.

그녀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핸드폰을 통해 소설의 연재를 진행했고,
소설은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는 도중이나 잠시 잠시 짬이 날 때 쓰여지고 바로 이는 바로 핸드폰을 통해 업로드되었습니다.
그것은 핸드폰을 통해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인기를 얻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하드커버로 발행된 소설이 40만부가 팔렸습니다.

핸드폰 소설이 처음 그 모습을 보인 것은 2000년이지만, 이렇게 붐을 이루게 된 것은 일본 내 가장 큰 핸드폰 서비스 회사였던 Docomo가 2004년 중반 핸드폰 정액제 무한 패킷 데이터 요금제를 시작한 후였습니다. 참고로 글을 포스팅한 분은 이 핸드폰 소설 폭발의 방아쇠인 Flat Rate가 우리나라의 초고속 인터넷 성공계기와 연관시킵니다.  시사하는 바가 참 크네요.
이것은 수기, 핸드폰, 컴퓨터 등 사용하고 접하는 매체에 따라 그 컨텐츠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일 것입니다. 특히 포스팅한 분은 맥루한의 "미디어가 메시지다." 라는 경구를 잘 보여주는 재미있는 케이스라고 이야기하셨는데 확실히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사에서는 이렇게 핸드폰이라는 매체에 의해 특성화된 핸드폰 소설이 작업상의 편리성 등으로 컴퓨터 등 다른 매체를 사용하여 작성될 경우 이것을 핸드폰 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Chaco라는 스타작가가 건강과 편리상의 목적으로 글쓰는 것을 핸드폰에서 컴퓨터로 바꾸었을 때 문장이 더욱 풍부해지고 그 길이가 길어졌다는 마지막 멘트는 여러모로 의미심장합니다.


문득 '귀여니' 라는 존재가 떠오릅니다. 인터넷 소설을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출간과, 특례입학에 힘입어 가히 폭발을 넘어선 매장수준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인물이죠. 최근에는 성형수준을 넘어 변화한 그녀의 이미지사진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시금 세간의 주목을 받았었죠. 기사를 읽고 다시 한 번 이 사람에 대한 것들을 훑어보니 그 외견이 일본의 핸드폰 소설과 거의 일치하네요. 같은 나이또래=고교생들의 사랑 이야기나 잘 버무려진 폭력, 죽음 등 자극적인 소재라든지 짧고 짧은 문장과 기존소설에 비해 얕게 드러나는 인물과 진행상의 구도 등등.
... 그러고보니 판박이군요.
만약 그녀가 이런 일본의 흐름을 파악하고 자신의 소설을 밀고 나간 것이라면 그녀는 참 영리한 인물일 것입니다. 이런 청소년의 감성과 책->핸드폰으로의 미디어 트렌드의 흐름을 파악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요즈음의 일본 소설의 한국시장 장악이라는 현실을 볼 때 대세를 읽었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