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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컨셉의 저장기기 - IVY

aliceon 2008. 2. 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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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2.0이 기본이 되고, 외장형 저장장치의 가격이 떨어진 지금 외장형 하드디스크나 기타 저장장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장매체의 용량이나 속도는 비슷하게 평준화되어 있지요. 다만 가격과 용량, 크기를 보고 물건을 구입합니다. 이런 시대에 좀 다른 컨셉으로 소유욕을 자극하는 기기를 발견했습니다. Eindhoven Technical University의 학생들이 the green banana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내놓은 IVY라는 외장형 저장기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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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된 기술은 단순합니다. 하드디스크 껍데기의 상판에 OLED디스플레이를 올려놓고 하드디스크 내부 파일의 용량과 숫자를 사각형의 면적과 갯수로 표시합니다. 예컨데 iso같은 커다란 파일을 면적이 큰 사각형으로 표시하고 이미지나 텍스트같이 작은 파일들은 좀 더 작은 사각형으로 표시한다는 형태로 말이죠. 정보를 시각화한다는 인포메이션 아트같은 컨셉의 작업인데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컨셉은 이미 전에 mp3플레이어에서 사용되었습니다. SpaceMonger라는 것이었는데 거의 비슷한 컨셉이었죠. 이건 딱히 와닿지는 않았는데 사용매체를 이걸로 바꿔버리는 눈에 확 띄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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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전에는 효율이 최고였습니다. 크고 못생겼어도 속도만 빠르고 직관적이기만 하면 땡이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고 그 양상이 바뀌었습니다. 빠른 기술 발전과 그에 못지않는 기술의 도입과 확산으로 기기의 성능은 거의 대등소이합니다. 그리고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각 제품들의 종류 역시 늘어났죠. 그리고 주위에 넘쳐나는 시각이미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새롭고 눈에 틔는 이미지를 원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성능 만큼이나 보이는 면도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하드디스크는 정확한 용량을 알 수 없는, 애매한 정보만을 표시하는 기기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기기는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게 만듭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바로 알 수가 있습니다. 정확한 용량이야 컴퓨터에서 보면 되죠^^
이 기기는 속도가 무진장 빨라졌다던가 전력소비가 엄청 줄었다던가 하는, SDD처럼 혁신적인 기계는 아닙니다. 사용된 기술도 단순하죠. 하지만 이 단순한 기술을 가지고 보는 만족감을, 소유하는 만족감을 대폭 상승시켰습니다. 숫자가 아닌 도형과 면적과 색으로 사용량을 인지하게 만듭니다. 한번쯤 눈여겨 볼 만 합니다. 아직 컨셉 작품이라 시판되고 있지는 않지만, 나온다면 한번쯤은 고개를 돌릴만한 멋진 기기인 것 같습니다.

또 한 가지, 요즘 저장장치들은 난리입니다. 최근의 저장매체의 불타는 격돌은 블루레이(Blu-ray) 디스크 그룹과 HD DVD(High-Density Digital Videodisk) 그룹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들 매체가, 특히 신뢰도 면에서 딱히 믿음이 가지 않더라고요. 처음 CD-R이 나오고 업체들은 너나할것 없이 보존기간이 100년에 가깝다고 선전들을 해 댔지요. 그래도 불안해서 비싼돈주고 비싼 공미디어를 구입해서 저장해 놓았지만 6~7년 전에 구워놓은 이 CD들은 제대로 읽히지 않더군요. 햇빛 비치지 않고, 건조하며 서늘한 장소에 보관했음에도 누렇게 변색되고, 아예 데이터가 기록되는 박막들이 벗겨져 너덜거리는 녀석들까지 참 다양했더랍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광 저장식 미디어들을 못믿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현실이고요. 그래서 그렇게 굽느니 차라리 하드디스크를 사서 넣어놓고 주기적으로 데이터를 교환하며 보관해놓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런 미디어를 사용해 보신 분이면 어느정도 공감을 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판국에 애플을 비롯한 몇몇 업체들이 온라인 및 무선 컨텐츠 배급 시스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하드디스크 타입의 중계기 및 저장기기들을 선보이고 있지요. 이렇게 저장미디어의 중요한 용도인 컨텐츠 배급 면에서 새롭고 강력한 패러다임이 등장했고, 더더군다나 하드웨어적 저장미디어의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젠 USB 기록장치를 가지고 다니며 데이터를 빼고 쓰는 것은 낯선 모습이 아닙니다. 하드디스크의 가격이 싸지고 용량이 높아지는 것은 일관되게 빠릅니다. 삼성은 메모리타입의 하드디스크 SSD를 내 놓고 차세대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드웨어 형 저장장치의 수요와 종류는 늘어날 것입니다. 물론 광디스크 타입과 하드웨어 타입의 저장장치는 사용 용도가 다릅니다. 하지만 과거에 겹쳐있던 사용 분야는 보다 더 확실히 분리가 될 것이고 하드웨어 타입의 저장장치는 좀 더 그 영역을 많이 점유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여러가지 상황에서 볼 때 이런 비주얼한 기기들이 의미하는 바가 크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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