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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펠러 날리며 사진찍어요 flyig stick camera

aliceon 2008. 2. 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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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카메라라는 카메라 군이 있습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값은 일반 카메라와 비교해 많이 쌉니다. 그들이 가지는 특징은 일반 카메라들이 내놓지 않는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있습니다.
보통 카메라 렌즈들의 목표는 최대한 완벽하고 사실적인 이미지를 내 놓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왜곡을 막기 위해, 빛이 들어와 색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기술들을 사용하며 심지어 흔들림을 막기 위해 안정기stabilizer를 넣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화'질'이 좋은 렌즈일 수록 그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지요.
하지만 이들 토이 카메라들이 사용하는 렌즈는 값싼 플라스틱 렌즈입니다. 화'질'을 놓고 보자면 이들 토이 카메라는 말그대로 장난감인데요,
렌즈 밝기도 어둡고, 사진이 흐릿하기도, 주변부가 어둡기도, 사진이 흐릿하기도, 빛이 새어들어와 색이 번지기도 합니다. 바로 이 왜곡되고 흐리고 색이 변하는 카메라의 결과물이 토이카메라의 매력입니다. 혹은 아예 렌즈를 4개씩 박아놓아 한 필름에 상이 4개가 한꺼번에 맺히게 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일반적으로 내 놓는 카메라의 이미지와는 다른, 독특하고 주관적인 결과물을 내 놓기에 사람들은 토이카메라를 애용합니다. 한마디로 일반적이고 평범한 이미지가 아닌 '독특함'이 바로 토이카메라의 의의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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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놀라운, 새로운 개념의 토이카메라라고 불릴만한 굉장히 독특한 카메라 컨셉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소개 이미지를 보고 느낀 건 어딘지 낯이 익다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배경이 올림픽 공원의 그 유명한 나무군요^^ 혹시나 해서 디자이너의 이름을 보니 왕 춘 호. 한국분이신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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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것과 컨셉을 보니 어릴 때 아이스크림인가를 먹고 그 막대기에 프로펠러를 꽂아 손바닥으로 비벼 날리고 놀던 기억이 납니다. 혹시 디자이너 분도 같은 연배가 아니신지^^;;;
실제로 상품화가 된 물건은 아닙니다. 본체를 손바닥으로 비벼 휙 띄우면 미리 설정해 놓은 인터벌에 따라 막대 아래쪽 끝에 달린 카메라는 동작하며 사진을 찍습니다. 위에서 밑으로 내려다보는 독특한 시점의 사진이 연속으로 찍히게 되겠지요. 프로펠러를 직접 돌려서 띄운다는 '물리적 운동의 놀이' 중인지라 독특한 순간과 재미있는 표정을 가진 채 사진이 찍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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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 뿐이긴 하지만 충분히 실용화할 수 있는 상품인 것 같습니다.
초소형 CCD야 이미 핸드폰 카메라에서 대량 사용되고 있고,
배터리가 작고 가벼워야 하기에 지속시간은 길지 않겠지만 못찍는 건 아니고,
타이머 이용해서 연속촬영 시간 지정해주면 될 것이고,
경량으로 만들면 충격도 덜하고, 또한 그 충격을 견딜만한 구조와 소재 사용하는 것도 어렵지 않겠고,
메모리야 요즘 1GB도 우스운 게 현실이니 패스.
촛점 잡는 것은 고정조리개 수치를 높게 잡아도 되고, 또 요즘 똑딱이 디카에서 많이 채용되고 있는 얼굴인식 센서 기술을 사용해도 되겠네요.
아, 자이로 이용해서 회전운동은 죽일 수 있더라도 상 하 운동시의 속도는 감쇠가 어려우므로 선명한 사진을 위한 셔터스피드 확보를 위해 밝은 낮에만 찍을 수 있겠네요;; 뭐, 낮에만 뛰어놀면 된다치면...;;;;

여튼여튼 외장과 결과물을 통해 드러나는 장난감, 즉 놀이로서의 의미 뿐 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카메라를 가지고 움직임을 통해 즐기는 '놀이' 컨셉의 카메라입니다. 그야말로 놀이로서의 사진찍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전 새로운 시각과 내면세계, 혹은 상상치 못했던 결과를 내 놓는 미술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좀 더 친숙한 방향으로 새로움과 충격을 주는 디자인 역시 좋아합니다.

요즈음 사람의 '행위'에 많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닌텐도의 Wii의 컨트롤러와 그를 이용한 각종 몸을 쓰는 게임도 그렇고, 아이팟 터치를 비롯한 많은 터치 입력 방식의 기기들도 그렇고, 이런 바람개비 카메라도 그렇습니다. 비 물질적인 디지털이 대세가 되고 우리의 환경이 된 지금, 물질적인 인간의 육체와 물질에 기반한 지각에 익숙한 인간에게 물질-비물질, 현실-가상의 친숙한 접촉을 이루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가 아닐까요. 혹은 너무 급격하게 디지털로 넘어가는 환경이라는 현실 하에서 잠시 아날로그로 시선을 돌리는 휴식과 여유의 시도가 아닐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원문 : Yanko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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