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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 유희공간의 크리에이터 ELECTROLAND_web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3. 5. 01:58

도시 내 인간은 도시 공간 속에서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유희적 공간을 끝없이 갈구합니다. 도시 속 개인이란 한 면으로는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의 기계적 인간이나 수동적 존재로 위치하지만, 또 다른 면으로서 자신들의 본능적인 자율적 인간으로써의 행위를 드러내는 유희의 순간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행동반경의 레이더망은 대개 도시 공간 안에서 펼쳐지게 되죠.

도시 인류의 유희적 활동은 도심 속 파사드로 드러납니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건물의 파사드로 말이죠. 역사적으로 인류 공간의 많은 미적 감흥을 주는 요소들은 건축물들을 통해 생겨났고, 현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구요. 이런 연장선에 있는 최근의 결과물중 하나는 미디어 아키텍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미디어 아키텍쳐라고 하면 주로 유럽 쪽을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요, 인프라나 여러 면으로 미디어 건축의 기반이 잘 잡혀있는 곳이 유럽, 특히 북유럽 지역이니까요. 대표적인 미디어 건축물을 예로 들어보자면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DEXIA 타워가 있습니다. 2006년에 이 미디어 건축물에 전시되었던 <Touch>라는 작업은 디지털 아트와 디자인 랩인 Lab[au]의 프로젝트로 <Rosier>라는 입력부스를 통해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작업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베를린 포츠담 플랫 10 빌딩의 파사드인 SPOTS이나 오스트리아 그라츠에 위치한 BIX(2003)도 전형적인 유럽식 미디어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유럽의 미디어 건축물의 구현 과정은 주로 건축회사나 건축가, 큐레이터, 미디어 아티스트 등이 서로 연계해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개별적인 각각의 그룹들이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거죠.

이번에 소개할 웹사이트의 주인공은 ELECTROLAND라는 미디어건축그룹으로 미국 LA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입니다. 이 그룹은 고리를 잇듯 여러 방면의 사람들이 연결되는 유럽식과는 그 운영방식이 좀 다릅니다. 구성원은 단 두 사람, 하버드 디자인 스쿨 출신의 Cameron McNall과 테크놀로지와 문화의 공존이 작업의 목표인 Damon Seeley, 그리고 이들과 함께하는 사운드 디자이너 Dane Davis가 함께하고 있는 생각보다 단출한 그룹인데요, 이들의 작업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활동하는 그룹답게 딱 적당히 상업적이면서도 그 안에서 실험정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LECTROLAND의 웹사이트에는 2001년 정도부터 시작된 이들의 작업이 상세히 소개가 되어 있는데요. 올라와 있는 프로젝트 소개 중에서 그나마 제일 최근의 작업인 Enteractive(2006)를 한 번 살펴볼까요? 이 작업은 LA내 한 빌딩에 설치된 작업입니다. 우선 빌딩 입구에 설치된 LED는 이동자들을 위한 필드가 됩니다. 사람들은 LED위에서 움직이고 그 결과는 필드에 나타납니다. 이 움직임에 대한 반응은 일대일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일대일대응과 동시에, 입력된 컨트롤에 따라 행과 열로 반응이 나타납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LED필드가 존재합니다. 바로 이 건물의 파사드에 위치한 LED필드죠. 이 인터랙션은 두 LED필드로 동시에 전달됩니다. 이 부분이 이 작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그대로 전달되어 그 건물의 외부로 표현되고, 결국 두 개의 LED필드를 통해서 내부와 외부의 상호작용적인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며 내부와 외부의 소통이 이뤄집니다. 인간의 흔적이 지워지고 기계적 얼굴을 드러내는 도시는 인간을 통해,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움직임을 통해, 살아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ELECTROLAND가 록펠러 센터의 최고층 내부에 설치한 Target Interactive Breezeway는 인터랙티브 경험의 Target이 되는 경험을 하도록 디자인 되었다고 하는데요. 공간 안에서 카메라에 의해 인식된 사람들은 움직임을 조절하는 객체가 되어 그 움직임이 읽혀지게 됩니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에 따라 LED 패널은 반응하는데, 자신의 위치와 주변 사람의 위치에 따라서 반응하는 LED 패널의 위치나 색이 결정되며 이건 결국 인간과 건물 표피와의 관계가 가시화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LECTROLAND는 이것과 비슷한 작업을 여러 번 했었는데요, 이들에게 사람과 그들이 위치한 그 장소, 그리고 그 둘의 관계, 혹은 사람과 사람간의, 장소와 장소간의, 이미지와 이미지간의 관계가 그들 작업에서 굉장히 우선시 되는 아이디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제가 관심 있게 본 또 하나의 작업은 Gilmore associate와 같이 기획한 Big Time입니다. 2002년부터 시작돼 아직 진행 중인 Big Time은 마치 그냥 하나의 미디어 설치물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파사드의 조명 조합의 넘어서 움직이는 벽을 만들 계획을 이들은 세우고 있습니다. 전면의 벽에는 구멍이 나 있어서 그 구명을 통해 여러 매체들을 움직이게 하는 예상안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키네틱 조각들은 옆면의 화면 영상과 함께 조합되서 움직이게끔 컨트롤 될 것이란 걸 예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꽤 많은 건축물들에서 빛을 이용한 미디어 건축물들을 선보였다면, ELECTROLAND가 기획하는 미디어 건축물에서는 빛 이외의 물리적 매체들까지도 동원되는 실험성이 그들 작업을 차별화 시키고 있습니다.

미디어 아키텍쳐에서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이 빛에 대한 제어, 이미지 형상화 과정 및 결과, 그 안에 들어가는 작품의 완성도 등이었다면 ELECTROLAND의 작업들에서는 단지 빛에 대한 이야기 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미디어 아키텍쳐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갈지 아직 두고 봐야 하는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들의 작업 방식이 꽤나 흥미로운 또다른 층위의 미디어 아키텍쳐로서의 대안으로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심증은 좀 더 확실해 지는 것 같습니다.

* 간략하게 그들의 이전 작업들을 정리해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Enteractive(2006) Los Angeles,CA

LUMEN(2006) at the CooperHewitt National Design Triennial 2006, New York, NY

Target Interactive Breezeway(2005) at Rockefeller Center, New York, NY

Interactive Walkways(2005), Fort Landerdale,FL

City National Plaza Towers(2005), Los Angeles, CA

Urban Nomad Shelter

Big Time(2002-Present), Main Street, Los Angeles, CA

R.G.B(2001), Los Angeles,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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