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제 4의 공간, 대화를 시작하다_book review

aliceon 2008. 3. 17. 21:11


미디어 아트는 그 이전의 미술과는 상당히 틀린 모습을 보입니다.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동영상moving picture라는 점, 기술의 적극적인 개입과 디지털의 일반화 등등 많은 차이점을 보입니다. 그로 인해서 미술관에 격리되거나 혹은 전시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닌 좀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현실에 덮어씌여질 수 있습니다. 마치 피부처럼요.
매체미학자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와 환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미디어는 그것이 개인적 결과이든, 정치, 경제적 결과이든, 미학적, 심리적, 윤리적, 도덕적, 사회적 결과이든 매우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미디어에 접촉하지 않거나, 이 미디어로부터 아무 간섭을 받지 않거나 미디어에 의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대해 이해하려면 환경으로서의 미디어가 기능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기술technology가 공기와 같이 우리 세상에 퍼져있고 이용되고 있는 지금 미디어와 기술의 합집합인 미디어 아트는 미술관의 흰 공간보다는 밖에서 더 많이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이전의 미술은 찾아서 본다 와 혹은 보았던 것이 무의식적으로 기능하는 보다 수동적인 위치였다면 현대의 미디어 아트는 '활용'이 전제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미디어는 마사지라고 비유할 수 있듯, 바로 우리의 피부와 맞닿아있는 환경이니까요. 미디어의 창조적 활용, 혹은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바로 미디어 아트이며 그 다양한 활동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미디어 아트가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건축과 만나 새로운 모습과 방향을 보여주고 있는 시도와 사례들이며 지금 소개하고 있는 책 <제 4의 공간 대화를 시작하다>이 그러한 예시들 중 몇몇을 이미지와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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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y Movies: Relational Architecture 6
프로젝션. 라파엘 로자노-햄머. 2002년. 의뢰_V2

지나가는 행인을 카메라로 추적해 그림자로 투사하는 이 작업에서 사람들은 건물 위로 투사되어 움직이는 것이 자신의 그림자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작품의 상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꺼이 참여합니다. 도시의 거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이 공간에 참여하며 그 결과물은 도시의 피부인 건물 외벽에 덮여씌이며 이 것에 참여하고 또한 관람하는 사람들 모두 이 작품을 통한 자극에 도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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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ia Hall West
갤러리아 백화점 외관 디자인. 유엔스튜디오. 구조_아럽 앤 파트너스
조명디자인_아럽 라이팅(로히어 반 데르 헤이데). 2003-4


건축의 경우, 특히 도시 내 건축의 경우는 가장 민감하고 가장 폭넓게 드러나는 장일 것입니다. 도시 내에서 건물들은 도시의 피부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건축을 통해 창조되는 다양한 공간과 그 공간과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많은 이야기와 그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응하는 건축의 외피

새로운 직업의 정체성과 전량

지능형 벽과 바닥

전시공간

관광명소

무용을 위해 구현된 스페이스

목차를 통해 알 수 있듯, 건축을 포함한 공간 전반에 관한 새로운 시도들과 그 예,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는 기술과 뒷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 맺음말에는 다음과 같은 인용이 등장합니다. <디지털 그라운드>의 저자 말콤 맥컬로의 말대로 컴퓨터 사용은 이제 사회적 인프라이자 우리가 열망하던 제 2의 자연이 되었다. 새로운 기술들은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새로운 공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물리적 공간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렇듯 변화한 우리의 환경은 그 새로운 모습과 그를 통한 경험으로, 혹은 지나친 반응-결과에 의한 반발로의 복고화로, 여러가지 인간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끊임없이 인간의 지성을, 감정을, 육체를 자극하며 새로운 변화를 유도하고 촉진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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