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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비디오게임 산업의 규모는 1998년을 전후하여 영화산업의 규모를 앞지르면서 지금까지 동시대 최대의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비디오 게임에 대한 미학적, 철학적인 연구는 그에 걸맞지 않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동안 비디오게임에 관한 논의는 주로 유아 및 청소년들에게 어떠한 해악을 미치는가와 같은 심리학적 측면에 머물러 있었으며 비디오 게임 자체의 특성에 대한 미학적 연구는 2000년대에 들어서야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되게 된다. 역사 속에 등장한 모든 미디어는 인간사회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함께 제공했다. 이제는 비디오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관조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미디어가 지닌 가능성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제임스 뉴먼의 <비디오게임>이라는 저서는 비디오게임을 바라보는 긍정적 관점에서 출발하여 미학적, 사회학적 담론의 틀로 엮어낸 저서이다. 그는 이 저서를 통해 최근 10년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는 비디오게임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들을 개괄적으로 보여준다. 책의 초반부는 심리학적이고 사회학적 관점들을 포함한 비디오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다루고 중반부에서는 비디오게임자체에 대한 미학적 담론들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들려주며, 후반부에서는 게임의 미래와 가능성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한다.

책의 전반에 걸쳐 다뤄지는 루돌로지-내러톨로지 논쟁과 상호작용으로서의 비디오게임에 대한 논쟁은 비디오게임 연구에 있어서 고전이라 부를 만큼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단순하게 말해 루돌로지란 비디오게임을 게임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경향이고 내러톨로지란 반대로 내러티브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경향이다. 뉴먼은 이러한 두 극단의 관점을 여러 논자들의 주장들을 근거로 "플레이의 결과로서 내러티브 시퀀스를 생성하는 매체로서의 비디오게임"이라는 관점으로 통합한다.

헨리 제킨스 등을 중심으로 논의 되었던 게임의 공간성에 대해 다룬 부분은 상당히 흥미롭다. 그는 사이버스페이스라는 말이 공간적인 의미를 담고 있듯이 비디오게임이 기존의 미디어와는 다른 중요한 특성은 가상적 공간을 항해하는 것이라고 정리한다. 대부분의 게임이 채용하고 있는 레벨 혹은 스테이지 시스템은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양상의 공간들을 제시함으로써 공간 모험으로서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러한 게임의 공간 모험은 현대 도시공간의 획일성에 의해 느껴지는 고립감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망과 맞닿아 있다.

비디오게임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는 비디오게임이 가진 매체적 특수성을 잘 보여준다. 레이싱 게임을 비롯한 많은 게임에서 흔히 체험할 수 있는 시점 변환 기능은 게임이 단순히 주관적, 혹은 객관적 관점이라는 틀에서 이야기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영화의 반주관적 시점이 인식의 지평을 넓힌다는 들뢰즈의 논의를 연상케 한다. 또한 평면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의 교차성도(예를 들어 게임 도중 삽입되는 영상에서 캐릭터는 입체적 성격을 가지지만 그 캐릭터가 플레이어에 의해 플레이 되는 순간, 아무런 성격적 특징도 가지지 못하고 일종의 플레이어를 위한 몰입대상으로서만 기능하는 평면적 캐릭터가 되어버린다.) 비디오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점이다.

비디오게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회적 현상들에 대한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게이머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통해 피드백을 제공하고 심지어 게임을 변형시키거나 유사한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도 한다. 소위 팬 아트라 불리는 이러한 행위는 비디오 게임의 상호작용이 단지 게임 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영역으로까지 뻗어나감을 의미한다.

영국에서 이 책이 출간된 지 4년이 지난 뒤에 우리나라에서 번역되어 나온 만큼 최근 3-4년 사이에 등장한 새로운 게임들과 이를 둘러싼 최근의 논점들에 대해 보여주지는 못한다. 또한 많지 않은 분량 내에서 게임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매체미학만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 싶은 연구자들이 읽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디오게임에 대한 매체미학적 측면을 다룬 연구서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우리나라에서는 제임스 뉴먼의 <비디오게임>은 게임미학을 궁금해 하는 일반 독자들에게 게임미학에 관한 개괄적 정보와 중요한 논제들에 관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소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


글. 최지범 (ycccb@naver.com , 국민대학교 종합예술대학원 뉴폼전공)
 
지은이
제임스 뉴먼(James Newman)
바스 스파 대학교(Bath Spa University)의 미디어와 문화연구(Media and Cultural Studies)대학에서 선임 강사(Senior Lecturer)를 맡고 있다. 1998년, 영국 최초로 비디오 게임을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관찰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New Media and Society》와 《Game Studies》에 비디오게임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목차

1 왜 비디오게임을 연구하는가?
게임, 이제 진지하게 받아들이자 1
왜 비디오게임을 연구하는가? 4
왜 학계는 컴퓨터게임을 무시하는가? 7

2 비디오게임이란 무엇인가 : 규칙, 퍼즐, 그리고 시뮬레이션
슈퍼마리오, 다마고치, 퍼비, 그리고 아이보 12
비디오게임의 종류 16
놀이의 맥락 : 코인-옵과 가정용 시스템 20
무엇이 비디오게임이 아닌가 22
왜 플레이어들은 플레이를 하는가? 24
규칙, 승리와 패배 : 게임으로서의 비디오게임? 27
비디오게임 속의 파이디아와 루두스 30
게임의 유형 34
비디오게임과 상호작용성 40
도대체 정확하게 비디오게임은 무엇인가? 42

3 재미의 제조 : 플랫폼, 개발, 퍼블리싱, 창의성
비디오게임의 변화 44
비디오게임과 테크놀로지 47
스크롤, 탐험 그리고 메모리 : 비디오게임 공간을 만들고 저장하기 48
복잡성과 다양성 51
현대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 57
분야와 역할 58
관리와 디자인 60
품질 보증 63
비디오게임의 플랫폼들 67
재정, 퍼블리싱 그리고 위험 72

4 비디오게임 플레이어 : 누가, 얼마나 오래? 그리고 그 영향은?
계속되는 게임 수용자들의 신화 77
PSX 세대, 주류 그리고 하드코어 게이머 : 타깃은 누구인가 78
소년들만의 전유물? 수용자 인구통계학 85
딱 5분만 더 : 수용자 행위의 측정 93
게임 패닉 : ‘효과’ 연구와 각인된 수용자 98
연구의 평가 105

5 비디오게임의 구조 : 레벨, 브레이크 그리고 막간
상호작용적 비디오게임에서의 비상호작용성 112
레벨을 차별화하기 121
레벨과 레벨 사이 129
저장-죽음-재시작 : 멀티세션 게임에서 살아남기 132
레벨 간 브레이크의 길이 136

6 서사와 플레이, 수용자와 플레이어 : 게임 연구의 접근방법
루돌로지와 내러톨로지 142
플레이스테이션, 시디롬, 그리고 컷-신 143
컷-신의 문제 : 능동성과 수동성, 이야기와 지시 146
상호작용적/능동적 수용자 147
컷-신의 기능 153
내러티브와 뉴미디어 156
게임 시간 160

7 비디오게임, 공간 그리고 사이버스페이스 : 탐험, 운행 그리고 정복
공간 속에서의 모험 166
비디오게임과 사이버스페이스 169
플레이 공간, 안에서 그리고 함께 173
공간의 이야기로서의 비디오게임 175
공간의 유형학 179
사이버스페이스를 항해하기 184
공간과 게임 플레이 189

8 비디오게임 플레이어와 캐릭터
문화적 아이콘으로서의 비디오게임 캐릭터 197
마리오의 인생 199
캐릭터 개발 203
플레이어의 선호 207
직접 경험하기 : 보는 것과 하는 것 214
시각을 넘어서 217

9 사회적 게임과 비디오게임 문화 : 스크린 안팎의 경쟁과 협력
외톨이 게이머라는 신화 222
사회적 공간으로서의 비디오게임 227
비디오게임 문화 234
전략의 공유 241
미디어 생산자로서의 팬 244

10 미래의 게임 : 온라인/모바일/복고
퐁에서 플레이스테이션까지 251
고전 게임과 에뮬레이션 254
변하지 않는 것 259
이제 어디로?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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