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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촬영의 대중화? CASIO EXILIM Pro EX-F1

aliceon 2008. 4. 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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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신기한 컨셉의 카메라가 나왔습니다.
워낙 요즘 화제가 되는 카메라라 전체적인 스펙들은 여러 장소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중 몇 가지 기능에 주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스펙들이야 요즘 나오는 카메라들과 많은 차이가 없지만 한 부분에서 경악할 만한 기능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바로 고속촬영의라는 기능 부분입니다.

초당 60장 연속촬영
그리고 1,200fps 촬영.

60프레임으로 1920x1080이라는 Full HD규격의 동영상 촬영 가능이라는 스펙까지 곁들이면 이녀석이 대체 왜 카메라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넌 정체가 뭐냐 캠코더냐 카메라냐;; 여튼 '고속촬영'이라는 스펙으로 특화해 나온 카메라, 이것이 CASIO EXILIM Pro EX-F1입니다.

재미있게도 이런 고속촬영은 초기 사진사, 미술사 안에서 그 첫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머이브릿지Eadweard Muybridge라는 사진가의 <달리는 말>사진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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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것은 <계단을 내려오는 나부>라는 마르셀 뒤샹의 1913년 작품의 사진판 같군요^^

말이 달릴 때 말의 발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머이브릿지의 사진이 있기 전 사람들은 네 발이 모두 공중에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다리 앞, 뒤 쌍이 나란히 움직이는 줄 알았죠.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 회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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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icault, Derby at Epsom (1821)

19세기의 대표적인 화가 제리코Gericault가 그린 이 그림에서 보여지듯, 마치 슈퍼맨처럼;; 앞뒤로 다리 쭉 편 채 날아가는듯한^^ 모습이 바로 당대 사람들이 생각하던 말이 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머이브릿지의 이 사진 한방으로 완전 깨어져버리게 되었습니다. 상당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상식이 무너졌고, 그 이전의 인간의 동작에 대한, 움직임에 대한 지식의 많은 부분이 잘못되어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시각은 분명 한계가 있다는 점, 또한 사진기와 같은 도구가 단순히 우리의 눈의 연장이 아닌 기존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제공해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기술과 기기들이 새로운 감각과 체험, 그리고 지식을 생산하고, 이를 전달하는 매체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기도 합니다. 네. 도구는 우리의 지각 방식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이자 매체입니다.

일단 여기서 계속 이어질 다른 이야기는 그만하기로 하고 다시 이 디지털카메라 이야기로 돌아가죠. 이후 이런 고속촬영은 여러 과학적 실험이나 검증, 이미지의 생산과 같은 상업적 분야에서 널리 이용되었습니다. 모 방송국의 버라이어티 쇼 같은 곳에서도 재미있고 우스꽝스럽거나 혹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신기한 시간 속의 신기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사용되기도 했고요. 이제 그렇구나 하며 그냥 그냥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 이런 고속촬영, 혹은 고속카메라 영상이지만 일반인들과는 그 거리가 멀었습니다.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장비의 부피나 용도 자체가 지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바로 이런 생뚱맞은 물건이 떡 나타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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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분야의 특수목적이 아닌 촬영이라는 일반목적 하의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Canon, Nikon이라는 초거대 회사가 나눠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Minolta를 흡수한 영상분야의 메이져 Sony가 후발주자로서 이를 바짝 쫓아가며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DSLR이라는 고급 카메라 군 뿐 만 아니라 똑딱이라고 부르는 중저가 휴대용 카메라 시장까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이들 거대회사들 사이에서 나머지 회사들이 조금씩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들이 생존을 위해 내놓는 것이 바로 특정분야의 특화이고 그 특화된 모습의 한 부분이 이 카메라일 것입니다. 크기도 크기이려니와 다년간 축적해 온 렌즈군, 바디의 완성도, 그리고 화질이라는 핵심요소까지. 자본의 집중적 투입에 의해 판가름되는 기술영역이니만큼 이것을 엎기엔 다른 회사들은 많이 작습니다. 가능성을 따지면 삼성이 약간이나마 희망이 있을까요.
여튼, 생존을 위한 특화의 모습은 소비자에게 그만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수중촬영이 기본사양인 올림푸스의 똑딱이, 화질이 DSLR급을 넘나든다는 시그마의 똑딱이, 광학줌 수십배 짜리를 기본장착한 하이앤드 디카나 12,200fps라는 초당 1,200장 촬영이라는 고속촬영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온 이 액실림이 그 모습들입니다.

몇가지 샘플보기
샘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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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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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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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재미있습니다. 당장 이 하나의 기계로 무언가 엄청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술기기들의 대중화로 인해 등장하게 될 많은 이미지들과 결과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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