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예술, 과학과 만나다_book review

aliceon 2008. 5. 16. 12:54



우리들이 뉴미디어 아트라고 부르는 기술, 특히 디지털digital이라는 개념이 들어가면서 기존의 예술분야와 그 모습과 성격이 확연히 틀려진 예술이 등장한지도 십수년의 시간이 흘렀다. 20세기 말에서 21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뉴미디어 아트는 폭발적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전시에 노출되고, 보여지고, 행해져왔다. 하지만 최근 그 급격한만큼 빠르게 논의와 모습들이 수그러들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후기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판 아래 보여지는 트랜드, 즉 수요와 공급이라는 법칙에 의한 트랜드 변화-회화의 부활-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의 뉴미디어 아트가 가지는 한계 역시 존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당대 예술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담론'생성에 있어 기존 예술과 그 무게추가 많은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기존의 미학과 철학 등 예술을 바라보고 해석해 온 틀들이 새로운 미술을 바라보는데 적합치 않아 등장한 미디어론, 미디어 미학, 기술미학은 짧은 역사에서 오는 깊이의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담론생산에 있어서도 저변이 넓지 않아 결국 현 흐름이나 개념의 정리에서 그치게 되는 일이 많다. 예술이든 과학이든 오랜 세월을 거치며 전문화된 인간 정신활동의 정수인 이들 분야는 어느 한쪽만을 파고들더라도 평생이 걸릴 정도의 방대함과 깊이를 자랑하기에 이 둘 모두를 바라보는 것은 힘들다. 또한 과학과 기술이라는 미디어아트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요소들은 우리의 일상, 문화 전반에 걸쳐 공통적으로 깊히 사용되고 있는 요소이기에 더더욱 예술의 측면에서 특정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이 힘들다. 이렇듯 자기규정에 어려움을 지닌 상황에서 특정 상황이나 개념의 정의 뿐 아니라 그것을 조금 더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책들의 등장은 반갑다.
이 책은 예술과 철학, 과학이라는, 좀 더 명확하게 말해 미술, 미학, 자연과학에 대한 고찰과 교차를 바라보고 있다. 미디어미학, 디지털 미학으로만의 서술이 아닌, 역사적 맥락을 통한 연결성의 측면에 좀 더 집중하여 현대미술로서의 미디어 아트를 바라보고 있다. 즉 예술과 과학이 처음 만나게 되었던 시점으로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단지 예술로부터의 관점이 아닌, 예술과 과학 모두의 입장에서 살펴보고 있다.


크게 예술과 과학과의 관계를 역사를 통해 짚어본 총론, 기술과 인식론을 함께 짚어본 디지털 존재론과 기술매체론을 통해 역사를 짚어보며 또한 미술과 과학간의 사유와 세계관의 공유의 측면을 살펴본 디지털 역사론, 그리고 과학과 미술이라는 틀을 벗어나 그것이 실제적 생활에서 동작하는 모습을 살펴본 디지털 일상이라는 구성을 하고 있다.

서문
미디어 아트를 통해 본 과학기술과 예술의 만남에 관한 소견 - 노소영_아트센터 나비 관장

1. 총론
과학과 예술: 그 수렴과 접점을 위한 역사적 시론 - 홍성욱_이학박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예술과 과학: 그 공생과 갈등의 기원 그리고 전망 - 김용석_철학박사, 영산대 학부대학 교수

2. 디지털 존재론
영상기계와 리얼리티, 그리고 테크노에틱 비젼 - 이원곤_ 예술학 박사이수, 단국대학교 서양학과 부교수

3. 디지털 역사론
독서 문화의 역사와 인쇄 복제 기술 - 김동식_문학박사,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미술과 과학, 그 분리와 공유의 의미 - 김진엽_미학박사,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 부장

4. 디지털 일상
미디어 기술 발전과 도시 일상 공간 재편성 혹은 그 비슷한 것 - 송도영_역사인류학 박사,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과학 사진이 표출해 온 사이아트의 가능성 - 하동환_교육공학 박사, 중앙대 첨단영상대 교수


글.강지영_홍익대학교 예술학과 석사과정(tessk8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