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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은 실재 속에서만 진정한 한계를 가질 수 있을까?

언뜻, 이 문장은 타당해 보인다. 실재와 대비되는 ‘가상(假象)’의 의미를 떠올려보자면, “주관적으로는 실제 있는 것처럼 보이나 객관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거짓 현상” 쯤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데(네이버 사전 참조^^;), 객관적으로 존재한다는 말인 즉슨, 물리적 한계 지점을 포함하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따라서 실제 존재로서 존재하는 사물이 실재 속에서만 진정한 한계를 지닌다는 말은 타당하다. 그러나 사람이 대상인 경우, 이러한 명제의 진위는 달라질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물리적 한계 상황을 그로부터 파생된 가상 세계에서까지 공유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만들어낸 가상의 이야기가 그 원전을 현실 세계에 두고 있고, 계속되는 기술 발전에 의한 신기루로서의 사이버스페이스 또한 현실을 반영하는 거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Red Apt : 1-1 비녀> 3:59

작가 박진호의 경우, 작품 속에서 그러한 실재와 가상세계가 충돌하는 장면들을 포착하고 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외부 세계에서 내부 세계로, 자신과 타자의 공유된 정체성의 현장으로서 그 장면들은 반복된다. 반복되는 충돌 지점에서 그는 새로운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러한 그의 작품 세계는 그가 예전부터 작업의 소재로서 항상 고민하고 있는 ‘꿈’이라는 소재와 가까워 보인다. 그에게 있어서 꿈이란, 존재의 반영이자 새로운 세계에 관한 판타지이며, 또한 두려운 그 무엇이 되기도 한다.

작가의 블로그에서 발췌한 아래의 작업일지를 살펴보면 조금은 그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악몽

악몽이 악몽인 것은 그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무엇이 두려우냐면, 내가 꿈꾸는 것.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이 금지되어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금지된 것을 원하는 나를 바라보는 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다. 게다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은 내 눈 앞에서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벌어진다.

_www.parkjino.com Posted at 2008/05/15 08:07

위의 글처럼, 박진호 작가에게 있어 악몽은 두려운 꿈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가 정의하는 두렵다는 감정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실재에 토대를 둔 가상 세계로서의 꿈에 너무 집착한 탓일까, 아님 어쩔 수 없는 우리들의 한계를 인식한 것이기 때문일까. 작가는 금지된 것을 원하는 스스로를 두려워한다. 조금은 편히 현실 세계에서 금지된 것들을 꿈꾸어봐도 좋을텐데, 작가는 그것이 두렵단다. 아마도 그의 두려움은 ‘꿈’이라는 가상화의 과정 속에서 외재성과 내재성이 뒤집힌 고리들을 만들 때 발생하는 모순된 감정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나를 보고 깜짝 놀란 나>  2:08

박진호 작가는 허상과 실재라는 두 가지 대비되는 축을 산정하고 감상자들과 자신의 혼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한다. 작가의 작업 속에서 이러한 의문은 인간 주체가 가지고 있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관한 혼란 상황에서 발견되는데, 위의 작품을 보면 자신과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 속에서 끊임없이 놀라고 갈등하는 혼란스러워 하는 또 다른 자아가 등장한다. 이러한 주체와 타자 사이의 간극에서 그의 가상은 점점 극대화된다. 그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쫒고 있다. 거울 속 반영된 스스로의 이미지 속에서 자신의 존재 외의 다른 존재를 감지하고, 그가 다른 이가 아닌 스스로의 다른 존재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여기서도 그의 허상과 실재에 관한 의문은 드러나고 있는데,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자아와 또 다른 자아는 서로를 추적하며, 시작과 끝으로의 서로를 향해 순환한다.


글. 유원준(앨리스온 디렉터)


*** 현재 홍대 앞 미디어 실험공간인 Off°C(오프도시)를 방문하시면, 박진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실수 있습니다. 또한, 박진호 작가와의 라이브 인터뷰가 6월 20일(금) 오후 7시부터 진행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놀러오세요~^^
http://www.offdoci.com/


link_

박진호 작가 홈페이지 : www.parkjino.com
박진호 작가 앨리스온 인터뷰 기사 : http://aliceon.tistory.com/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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