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Aliceview

그림의 감상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형태의 작업_alic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21. 00:15


요즘 흥미로운 CF가 눈을 끌고 있습니다.
바로 LG의 기업 광고 인데요.

이전부터 명화등을 이용한 광고를 꾸준히 선보여 왔던 LG가 이번엔 아예 명화들을 3D화 하여 직접 명화속 주인공들이 움직이는 화면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마치 얼마 전 전시가 끝난 '살아있는 미술관'을 보듯 유명 화가의 그림들이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살아 움직이는 모습이 아주 신선했습니다. 최근엔 마티스의 작품으로 구성된 후속편이 방영되고 있다죠.

* 혹시나 못 보신 분들을 위해 동영상 올려드립니다. 심지어 NG(!) 장면까지 있으니 끝까지 보시길..^^





이렇게 2차원 평면의 이미지로 각인 되어있는 형상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신선한 시도로 보여집니다. 물론, 평면 이미지가 우리를 자극하며 우리의 뇌가 스스로 그림에 표현되지 않은 또 다른 형상이나 움직임을 느끼게 하는 본연의 감상 태도를 방해(?) 할 수 도 있겠지만, 어차피 이것은 상업 광고이고, 거기에 맞는 적절한 시각적 자극을 주면 그 목적을 다 한 것이라 볼 수 있겠지요. (한 가지 궁금한건 이러한 식의 광고를 제작할 때 에는 그림의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해결이 되는 걸까요? 저번 '살아있는 미술관' 전시도 그렇고..)

비슷한 예가 될진 모르겠지만 이 광고를 보고 처음 느낀것은 일전에 뤼미에르 형제의 '기차역'을 3D로 감상했을때와 비슷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시의 관객들이 역으로 들어오는 기차를 보며 도망갔듯, 예전의 사람들은 모네의 그림을 보며 바람 소리를 느끼진 않았을까...하는 상상도 해보게 되는군요. :)    

2008/05/20 - [live!/news] - 3D 영화의 역사

얼마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Lena Gieseke'의 'Guernica' 3D 버전을 보며 감탄을 했습니다. 작가 본인이 스스로 작가가 아니라고 하니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진 않겠지만, 'Guernica'가 새롭게 해석되었다는 점에선 높게 평가하고 싶네요.




평면 이미지 안에서 다양한 각도의 시선을 표현하고자 했던 '큐비즘'이 3D 렌더링으로 실제 입체가 되어 관람객이 '그것 자체'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체험은 그 작품의 본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 독특한 경험입니다. 다시말해, 이러한 작업은 작품 관람자의 '재해석'을 통한 '감상' 그 자체라는 거죠.

앞쪽에 언급되었던 LG의 이미지 광고 역시 제작자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그림의 '감상 형태'입니다. 다시 말해, 다른 감독이 똑같은 그림으로 광고를 만들었다면 피리부는 소년은 깡총깡총 뛰었을 수 도, 그냥 서 있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과거에는 이러한 예술 작품에 대한 감상이 '글'이나 '말'로 표현되었다면(그래서 '평론'이라는 형태가 되었다면) 이제는 어쩌면 보다 적극적인 관람자의 감상 형태로 '감상' 자체가 또 다른 '작업'이 되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위의 두 예가 보여주듯, 이것은 작가들이 존경하는 예술가를 추앙하며 작품을 헌정하는 '오마주'와는 또 다른 형태입니다. 예술가가 아닌 '관람자'가 각자의 관점에서 저마다의 해석을 하고, 그것이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낳는 새로운 예술. 그것이 어쩌면 앞으로의 예술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형태중 하나가 되진 않을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