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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미술관(Alive Gallery) - IT+Education_alic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21. 15:06



몇 년 전부터 미술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꼭 어린이를 상대로 전시를 기획해야 된다는 말이 돌고 있다. 유행처럼 방학시즌이 찾아오면 어린이를 상대로 기획된 전시가 쉴새없이 전시시장을 가득 매우고 있다. 이 유행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행인 듯 하다. 특히나 교육열이 강한 우리나라에서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런 전시가 실패로 아직 기록된 적이 없는것 같다. 이런  방학 시즌에 유행인 어린이를 위한 전시는 시각으로만 예술작품을 감상하던 것에서 벗어나 시각, 미각, 촉각, 청각, 후각 인 오감을 예술작품과 연결시켜 어린 관람객들에 흥미를 유발시키는 동시에 직접 작품을 만질 수 있고 또한 그 작품을 이용해 어린이들이  만들어 볼 수 있는 교육형 전시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인지 오감을 이끌어 내면서 관람객에게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미디어아트 분야에서도 교육형전시의 열기가 매우 뜨거워 지고 있다.

올해 3월 7일 부터  서울 종합운동장에서 열리고 있는 “살아있는 미술관” 전시는 교육형 체험전시의 열풍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내가 살아있는 미술관에 관람을 갔던 날이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관람객이 많지 않았지만 어른과 아이들의 비율이 거의 1대 9 정도 였다.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눈치였다. 고딕풍으로 만들어진 건물은 해외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박물관처럼 지어진 건물로 관람객을 반기고 있었다. 살아있는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면 이 미술관에 대한 소개와 전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소개되고 있었다. 이 살아있는 미술관은  세계최초 미술복원 전시로서 첨단디지털 기술과 미술이 결합된 에듀테인먼트를 지향하고 있다. 서양미술사에서 중요시 하게 다루어지는 내용을  5개의 테마로 나누어서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할 60여점의 작품을 선별하여 전시장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가득 채우고 있는 작품들 중에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회화 작품을 살아있는(생명력을  가진) 작품 30여점과 그 외에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작품 30여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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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미술관 건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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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는 미술관 전시장 내부 모습


첫번째 테마 "왜 이렇게 보았을가"에서는 중, 고등학교 역사와 미술 교과서에서 보았던 작품인 이집트벽화를 비롯해 함무라비 법전 등등이 관람객을 맞이 했다. 관람을 하던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그 작품 앞으로 가서 이 작품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자주 띄었다. 한 5분정도 지났을까 벽에 보이던 이집트 사후 심판이 기록되어 있는 파피루스 신들이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벽화에 표현되어 있는 최고의 신이 신비로운 생명의 주문을 외치니 전시실 중간에 고대 그림 속 연못이 살아나는 관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그리고는 한쪽 벽에서 문이 열리면서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동물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그 문을 통해 도착한 곳은 신들의 정원이다. 이 정원에서는 아폴로, 니케, 비너스, 헤르메세 조각상들이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조각상들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서로 자신들의 몸매가 이쁘다고 말하고 있는 조각상들이 관람객에 즐거움을 선사했다.

조각상들의 대화가 끝난후 관람객들은 사르트르 대성당 안에 있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는데 진짜 사르트르 대성당 장미창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직접 아이들이 성당 장미창에 그려져 있는 아기 천사들은 손으로 만지거나 소리로 부르면 천사들이 아이들쪽으로 다가오는 인터렉션을 체험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천지창조>를 비롯한 <최후의 만찬><비너스의 탄생> 등의 유명한 작품들이 움직이면서 이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그려졌으며 그림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그림 속 주인공들이 재미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작품 <모나리자>와는 상방향으로 관람객과 소통이 가능했다. '왜 눈섭이 없어요?" 란 관람객의 질문에 모나리자는 그 해답을 관람객에게 설명해준다.

여기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펄드먼의 4단계 감상법인 기술, 분석, 해석, 평가에 기초해 아주 분석적으로 설명되어 있어서 그런지 관람을 하는 부모님이나 아이들에게 그 전에 눈으로만 감상하던 감상법에서 벗어나 그림을 분석적으로 평가하면서 관람할 수 있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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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있는 미술관을 관람하는 동안 전시의 흥미를 잃지 않았고, 전시를 관람하는 아이들의 태도 또한 놀라웠다. 하나하나 전시실에서 만나게 되는 작품들과 그 작품 속에 주인공들과의 소통은 아이들을 재미 뿐만 아니라 새로운 교육의 장이였다. 현재까지 살아있는 미술관 전시는 오픈한지 100일 만에 15만명이 관람을 했고 아마 문을 닫는 9월달까지 더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올 것 같다. 이 전시에서 주목해야 될 것은 바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솔직히 이 미술관에서 보여지는 디지털의 기술은 영화에서 보여지는 기술과 비교하면 어쩌면 1차원적인 3D영상의 접목일 것이다. 하지만 그 기술을 이용해 예술작품과 연결시켜 새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만들어 낸 건 정말 좋은 시도인 것 같다. 이 전시 전체의 기획과 각 테마에 담긴 시나리오. 그 요소들이 디지털 기술과의 만남에 시도는 앞으로의 미술시장과 디지털시장, 그리고 매우 침체되어 가고 있는 미디어아트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올것이라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