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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pectrumatlas.org _web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30. 23:16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벨이 울린다. 학생들 모두에게는 이 벨소리가 들리지만 선생님에게는 이 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것은 도대체 무슨 벨소리일까. 이것은 바로 수업 시간에도 몰래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된 모기 벨소리로, 학생들 모두에게 들리는 모기 소리가 나이 든 선생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진동의 범위를 가청 주파수라고 하는데, (슬프게도)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가청 주파수 범위는 좁아진다. 세상에는 많은 진동이 있지만 사람이 소리로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진동의 범위는 16Hz~20kHz로 한정되어 있다. 사람은 식물이 자라날 때 나는 미세한 진동도 들을 수 없으며, 지구가 자전할 때 나는 엄청난 진동도 들을 수 없다.


http://www.spectrumatlas.org는 가청 주파수를 포함하여, 진동수 0Hz부터 10²Hz까지 전자기 스펙트럼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는지 일목요연하게 표로 보여준다. 그 형태는 초저주파, 초음파,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X선, 감마선, 우주선 등으로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라디오 대역인 3kHz부터 100GHz까지를 상세하게 보여주는데, 이 범위 내에서도 AM, FM, 핸드폰, GPS, 블루투스, 인공위성 등 각 주파수가 이용되는 형태는 다양하다. 




 그뿐만 아니라 이 웹사이트는 각 주파수를 이용한 예술도 함께 소개한다. 이 사이트는 영국의 오디오 비주얼 아트 축제인 ‘AV 페스티벌’1) 08과 바르셀로나 현대문화센터(CCCB)의 문화프로젝트 NOW2)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큐레이터 호세 루이스 드 비센테(José Luis de Vicente)3)와 어마 빌라(Irma Vilà), 베스티아리오(Bestiario)4)가 일구어낸 '전자기 공간 지도(Atlas of Electromagnetic Space)'라는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이 전자기 공간 지도는 라디오 스펙트럼을 시각화시킨 것이자, 지난 수십 년간 발전해온 라디오 기술을 채택한 예술과 사회의 데이터베이스이다. 프로젝트들은 그것들이 사용하는 주파수에 따라 분류되어 있다.




 정말로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표상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스펙트럼이 과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조정되는지, 라디오, TV, 와이파이(WiFi)5), 핸드폰 등과 같이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술들과의 관계는 어떠한지를 사용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 지도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헤르츠적 공간에서 나타나는 모든 것들, 즉 예술가, 디자이너, 사회운동가, 행동주의자, 해커, 문명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생각하고, 실행하고 있는 것들의 아카이브를 만드는 것이다. 이 지도에 등장하는 기술들과 그 기술을 통제하는 정책들에 대한 대안적 읽기와 관점이 그 기술 자체를 넘어서,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잠재력을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 지도는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통신사와 공식위원회만이 이 스펙트럼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지도에 표현된 것들은 이 스펙트럼을 결정하는 정치적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회적 세력들이 참여적 역할을 회복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전자기 공간 지도를 이용하는 방법

1. www.spectrumatlas.org에 접속한다.

2. 첫 페이지에서 아무 곳이나 클릭하면 지도를 보여주는 다음 화면이 나온다.

3. 마우스를 좌우로 움직여보면 3D로 만들어진 지도를 둘러볼 수 있다. 스크린 아래 부분에 있는 표 안의 노란 막대 두 개를 이동시키면, 보고자 하는 주파수 범위를 확대, 축소할 수 있다.

4. 왼쪽 상단의 아이콘에서 윗부분 Services View는 라디오 스펙트럼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기술들을 보여준다. 이 세로축은 주파수 배분표를 나타내는데, 특정 서비스에 배치된 각 주파수 범위는 같은 색으로 나타난다. 같은 주파수에 한 색깔 이상으로 나타날 경우, 가장 위의 색깔이 주로 사용되는 서비스를 나타내며, 아래쪽의 색깔은 이차적으로 가능한 서비스들을 나타낸다.

5. 왼쪽 상단의 아이콘에서 아랫부분 Projects View를 클릭하면 이 기술들을 이용한 예술 프로젝트들을 볼 수 있다. 가로로 된 이 축은 프로젝트의 데이터베이스를 나타내는데, 프로젝트들이 존재할 수 있는 주파수 범위에 따라 배열되어 있다. 각기 다른 프로젝트를 나타내는 띠를 클릭하면 그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를 살펴볼 수 있다.

 어떤 프로젝트들은 아주 좁은 주파수 범위를 가진 싱글 라디오 기술을 사용하여 가는 선으로 나타난다. 여러 기술을 사용하거나 넓은 주파수 범위에 나타나는 프로젝트들은 긴 선으로 나타난다.6) 그 선들을 클릭하면,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전자기 공간 여행을 통해 마르코 펠리한(Marko Peljhan), 라파엘 로자노 헤머(Rafael Lozano-Hemmer) 등 쟁쟁한 미디어 아티스트들을 만나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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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ttp://www.avfestival.co.uk

 2) http://www.cccb.org/en/marc?idg=21024 NOW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변화하고 있는 현재의 과학, 기술, 예술, 사회, 정신적인 흐름을 보여주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다.

3) http://medialab-prado.es/person/joe_luis_de_vicente 
 http://www.we-make-money-not-art.com/archives/2006/05/-my-background.php 
4) http://www.bestiario.org/blog/ 베스티아리오는 바르셀로나와 리스본에 베이스를 둔 회사로, data dynamic representation과 디지털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중점을 둔다. 이들의 슬로건은 ‘복잡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며, 예술과 과학을 조합하여 상호작용적인 정보 공간을 구현하고자 한다.

 5) 제한된 공간내에서 무선랜카드가 장착된 노트북이나 PDA를 이용하여 무선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무선통신기술. 
6) http://www.vimeo.com/album/9436




 

글. 박하나(s9712009@hanmail.net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