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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8965 2008. 7. 16. 03:35



허름한 식당, 한 부부가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 안으로 들어선다.
부부는 자리를 잡고 앉은 후 종업원에게 묻는다.

“식사 메뉴로 뭐가 있죠?”

“달걀과 스팸이 있습니다. 베이컨과 스팸도 있고, 소시지와 스팸도 있습니다.

스팸 달걀 스팸 베이컨도 있고, 스팸 소시지, 스팸 감자, 스팸 토마토도 있습니다.

스팸 스팸 스팸….”  

1970년대 스팸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BBC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종업원은 손님의 기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한 가지 메뉴만 소개한다.
스팸이란 이른바 식당에서 강제로 제공하는 메뉴인 셈.

미국 미네소타주에 자리한 식품업체 호멜푸즈(Hormel Foods)는 1937년 훈연한 햄을 깡통에 담은 새 제품을 소개하면서 이름을 공모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스팸(SPAM)’이다. 당시 호멜푸즈가 스팸을 홍보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광고를 했는데 그 ‘광고공해’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이 같은 풍자극이 만들어진 것이다. 어쨌든 햄으로서의 스팸은 독보적인 성공을 거뒀다.

- 네이버 지식인 발췌 -


spamology는 스팸메일에서 나타나는 단어들을 가지고 만들어진 일종의 인터페이스이다. 시각적 이미지들은 10년동안(1998-2007) 모여진 스팸 메일의 메시지들에서 얻어진 단어들의 아카이브를 분석하여 만들어졌는데, 작가 개인의 스팸메일로부터 얻어진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2,000,000 통의 이메일이 모여졌다고 하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스팸메일의 홍수 속에서 살고있는지 어느정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irad lee)는 이러한 스팸메일을 하나의 디지털 문화가 파생시킨 현상이라고 지적하면서, 본 프로젝트가 스팸 메일의 내용들을 연결하고, 또한 그것을 시각화 함으로서 현재의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트랜드 혹은 행동 패턴과 그 변화의 양상들을 드러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면, 웹 사이트로 들어가보자. 웹 사이트에 들어가면 (소프트웨어의 한계로 웹 페이지에서는 audio를 들을 순 없다고 한다^^;) 파스텔 톤의 일종의 포스트잇과 같은 얇은 이미지들이 빠르게 흘러간다. 마치 디지털의 깔끔하지만, 얇고 빠르게 변화하는 특성처럼 웹 사이트에 접속한 방문자들은 그 화려함과 속도에 의해 일순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메뉴를 잘 살펴보면, 빠르게 진행되는 스팸 메일의 세상에서의 네비게이션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을 참고해보면, 마우스와 키보드를 활용하여 이 가상세계를 콘트롤 할 수 있는데, 방문자들은 각각 단어들에 의해 시각화된 파편적 이미지들 속에서 부유하고 있는 현대 디지털 문화의 부분적 특성을 조금은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본 프로젝트는 10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주얼라이징 되었기 때문에, 1998년에서 2007년까지의 데이터가 각각의 색으로 표현되고 있고, 스페이스 바를 눌러 자동적으로 회전하는 가상의 세계를 멈출 수 있다. 또한, s 키로서 빠르게 흐르는 이미지를 정지시켜 그 이미지가 지시하는 단어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에서부터 아무런 뜻이 없는 철자들의 조합으로 된 쓸모없는 정보들까지 찾아볼 수 있다. 과연 이러한 파편적 이미지 및 텍스트 환경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의 말처럼, 이러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디지털 문화의 일부분을 느껴볼 수 있는 것일까?

웹 사이트를 유영하며 얻은 한가지의 느낌은 디지털 문화가 제공하는 화려하고 편리한 이미지 세상이 피상적이고, 파편적으로 조직된 하나의 가상적 체계라는 점이다. 물론, 현재의 경우 그러한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자연을 모방하고 물질적 근거에 기반을 둔 현실 세계와의 다양한 연결점들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정체성을 구분하는 근본적 요소들이 아직까지는 완벽한 위장을 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에, 디지털이 의도하는 변화의 양상을 자신도 모르게 사용자들은 눈치채고 있는 것이다. 다만, 희망하는 바는 역설적으로 너무나도 디지털 적인 이러한 시도들에 의해 스스로의 한계와 특성에 관한 접근이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변화된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방향을 잃어버린다면, 우리가 감수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도 많이 발생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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