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Artist

안세권, 사진매체를 통해 바라본 우리의 환경, 도시 _inter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0. 29. 16:56



Q: 학부와 전문사 과정을 통해 다양한 매체를 다루었을 것 같은데 사진이라는 매체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제 작업은 실내정물을 찍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행을 하면서 밖의 풍경을 자주 촬영하였습니다. 그래서 주로 부산과 제주도 여행했을 때 찍어두었던 사진이 꽤 많습니다. 저는 사진도 많이 찍었지만 비디오에 대한 관심은 사운드 작업을 영상에 담아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가령, 빛이 없게 되면 시각의 기능이 발휘되지 않기에 이미지 이 외의 다른 감각적인 부분이 요구되고 이러한 관심이 바로 비디오 작업을 하게끔 했습니다. 대학 시절 제 발표 작품은 주로 사진을 공부하기 이전에 촬영해 두었던 필름들이었는데, 그때 찍어두었던 수 천장의 사진 모음집이 슬라이드 쇼와 동영상의 작업으로 발전되었습니다.

 

Q: 그간 두 번의 개인전을 사진과 영상을 동시에 선보였는데 그 전시에서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표현은 작가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출발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전에는 풍경사진을 많이 찍으셨는데 지난 전시 -서울, 침묵의 풍경-전 등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를 어떠한 방식으로 관람객에게 전달시키고자 했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처음 사진을 찍게 된 것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수단이었을 수도 있는데, 대형사진을 작업을 하게 된 것은 2003년부터이고, 이 시기에 청계천과 월곡동 시리즈를 시작하였습니다. 청계천도 마찬가지이지만 월곡동은 서울의 마지막 산동네 모습일 수 있고, 이제는 거의 사라진 풍경임과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입니다. 이러한 풍경은 곧 68년부터 급하게 시작되었던 근대화의 산물인 콘크리트가 다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입니다. 그래서 산동네의 풍경은 가장 소시민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전공한 대다수의 동기들은 다큐멘터리적인 관점으로 많이 접근하는데 제가 찍는 방법은 약간 차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사진을 다큐멘터리 범주로만 촬영을 하는 것은 아니고 매번 다른 시간대에 촬영을 합니다. 특히나 일상적이지 않은 시간들에 촬영을 많이 하는데 주로 새벽풍경이 많습니다.


Q: 도시에서 특히나 재개발 되는 지역이나 공간의 복원과정을 작업에 담아내시는데, 사라져 가는 공간을 주로 다루는 부분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로 작용된다고 생각됩니다사진작업에서 보여지는 풍경은 주로 도시인데, 그 도시 중에서도 재개발 되는 지역 혹은 청계천 시리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라져 가는 공간에 초점을 두는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요?

 

A: 저는 마지막으로 공간이 사라질 때 자신의 자태를 맘껏 발산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담고 있는 공간을 낮 시간에 촬영하게 되면 정말 그 곳은 쓰레기 더미 그 자체로 보입니다. 그러한 광경을 아름답게 찍어 내고 싶은 것이 제 작업의도입니다.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마음은 절대 더러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그곳을 찾았던 수많은 사람들은 그 장소에서 소망을 가졌고, 잘 살아야겠다는 미래에 대한 꿈, 즉 도시에 대한 꿈이 있었습니다.

 

Q: 도시를 작품의 소재로 두었을 때 주로 일반적인 “도시”는 세련되고 화려한 것으로 일축되기도 하는데 작업에서 이와는 다른 모습이 연출된다고 생각됩니다. 어떠한 작업의도가 이러한 현상을 이끌어 내는지요.

 

A: 다른 사람들이 월곡동과 같은 제 사진작업을 보면 “여기가 서울 인가요?” 하고 질문하기도 합니다. 작품 제목에 “서울”이라는 제목이 있거나 삼각산 같은 지형물이 사진 속에 등장하면 ‘여기가 서울이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러한 정보가 없다면 잘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처음 서울의 집들은 과거의 영상 실록을 보면 거의 산동네에서 시작했습니다. 밤섬 같은데도 산동네였거든요. 영화 -괴물- 촬영지의 버드나무가 있는 곳은 과거에 배를 만들던 사람들이 살던 곳입니다. 산동네가 단지 과거의 이미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당시 서울에 상경한 사람들, 한국 전쟁이 끝나고 서울을 찾은 사람들에게 서울은 피난민들의 집결지며,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기에 근대화의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서민이 부담을 갖지 않고 살 수 있는 공간을 형성시키게 된 것입니다. 빌딩에서 살 수 없었던 시민들은 산동네를 형성했고, 이는 일상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산동네는 달동네라는 불렸고, 예전에 그러한 공간이 아파트로 만들어지면서 산동네가 금세 아파트로 둔갑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사진촬영을 통해 담아내고자 하는 변이입니다. 그런 것들은 제 의도가 내포된 시간적인 개입입니다. 시간성을 두고 싶은 거죠. 그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염원과 그 곳에 찾아왔을 때 소박했던 순수한 기억이 있는데 그것을 제가 시간적인 개입을 가지고 초월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그 마을이 가장 아름답게 발산할 때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소멸하는 빛의 꿈을 얘기하면서 그런 빛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서울 뉴타운풍경, 월곡동의 사라지는 빛, 2007, 239x180, C-print


Q: 재개발 지역은 도시의 주변부이자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 버리는 소외된 공간인데, 사진매체에 담아내는 재개발 과정에 어떠한 매력을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A: 우리에게 과거는 하나의 순수한 기억의 장치로 작동합니다. -살구나무 집-이라는 영상에도 이러한 부분이 등장하는데, 이는 아마 제 어린 시절의 환경에 대한 반영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고급스럽고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한 환경 그 자체가 저에게 더 많은 의미를 줍니다. 지금의 많은 산동네가 뉴 타운이 이라는 도시개발 사업으로 인해 재개발 되는데 이는 도시 디자인과도 연결된다고 봅니다. 또 제가 봤을 때, 서울에 상경한 사람들에게 뉴 타운의 풍경은 고향과 같은 과거의 기억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 작업은 미래형 도시를 의도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화를 이루기 위한 마지막 과정을 담은 영상입니다. 이를 위해 비디오와 사진매체가 같이 어우러지는 것이고, 이러한 방식은 하나의 역사적 풍경이 완성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소재면에서도 일관되지만 사진의 기술로 인한 작품의 분위기나 색상으로 작품의 의미를 더욱 잘 전달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사진을 이용한 테크닉에 대한 부분을 설명해 주셨음 합니다.

 

A: 지금은 동시에 세 대의 카메라를 사용합니다. 8” × 10” 카메라 세 대를 놓고 동시에 동일한 공간을 촬영합니다. 그렇다고 저는 도시의 스펙터클을 담기 위해 광각 렌즈를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광각렌즈는 화각이 넓게 나와서 시각을 굉장히 넓게 담아내는 반면에 현실을 왜곡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왜곡으로 인해 도시를 더 스펙타클하게 보여줍니다. 광각렌즈는 현실을 더 넓게 보여주면서 사물을 더 확대시킵니다. 그래서 저는 광각렌즈보다 현실을 돋보기로 바라보는 듯한 효과를 연출하는 망원렌즈를 주로 사용합니다

Q: 광각렌즈를 사용하게 되면 현실이 왜곡되어 보여질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망원렌즈는 어떠한 기능을 하며, 이 렌즈를 통해 제작된 기술적인 부분이 작품의 시나리오와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요?

 

A: 제 사진작업을 통해 현실을 바라본다는 것은 현미경과 같은 렌즈로 촬영한 수십 개의 이미지가 한 화면에 보여지는 것입니다. 저는 현실을 사진에 담아내기 위해 수십 개의 망원렌즈로 파노라마를 만듭니다. 또한 저는 망원렌즈를 통해 좀 더 소외된 사물을 끌어내는 작업을 합니다.

 

Q: 사진작업은 불가피하게 영상작업의 일환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영상작업이 진행될 수 있었던 계기점이 있었다면요?.

 

A: 저는 비디오를 통해 시간적인 작업을 해 왔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형사진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도시가 어떻게 변이하는지에 관한 과정을 몇 달씩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담아내는 도시의 모습이 굉장히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거의 우연적으로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떤 특정 부분이 좋아서 찍었는데 그 부분이 그 다음날 혹은 몇 달 뒤에 없어 질 수도 있기에 도시의 변이과정에 관심이 있다 보니 같은 자리에서 오래 찍게 되는 것입니다. 길게 촬영한 프로젝트는 약 3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촬영한 경우입니다. 이때 8*12필름을 천 컷 이상이 되다 보니 그 때문에 보여주는 방식도 영상이 된 것입니다.

 

 

바쁘신 가운데도 앨리스온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작업기대 많이 하겠습니다.

 

이은주. 앨리스온 에디터



작업노트

서울을 보다.  최근 몇 년간 나는 비디오와 사진매체를 통해서 서울을 기록하고 있다. 내가 기록,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은 대부분이 사라지는 것들에서부터 시작하며, 그 대상은 단순히 보여 지는 풍경을 기록하는 것이기에 앞서 현실로부터 보여 지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한 이미지이다. 이 두 가지 중 내가 더 집착해서 표현, 시도하려는 이미지는 보이지 않는 것들, 보여 지는 현상 밖에 있는 진정한 의미의 시공간의 이미지이다. 지금 기록하고 있는 이 이미지들은 인간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긴 역사를 통한 현실 속에 일시적인 순간 존재했다 사라지는 강력한 풍경화로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기록한 이미지들이 단순기록사진(영상)의 범주로만 한정하거나 근대화 과정에서의 단순한 개발논리의 부정 및 고발식의 사진으로만 읽거나 단정 지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현실 속 대상을 마주하면서 현재시간을 넘어 공간의 기억을 품고 있는 과거, 보이지 않는 미래, , 희망 의 시간의 범주를 표현하려 영상(사진, 비디오) 매체를 통해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 시도를 한다. 우리의 기억에서 이제는 점점 사라져가고 지워져 가는 장소들. 같은 장소를 서로 다른 낮 과 밤 일상과 비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봐라 보며 시간과 역사 속에서 인식되며 새로운 이미지로 재현된다. 이는 과거와 미래에 대한 시간성에 대한 집착만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사회화의 어떤 논리 속에 변이되어가는 모습과 보이지 않는 그 변이 속에서 순간 새롭게 파생되는 기이한 형태와 그 이미지를 통해서 진정한 의미를 묻게 되며,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몽타쥬 되고 나를 본다. 우리의 모습과 정체성을 찾아서.., 집구석, 집들, 마을, , 도시의 변이되어가는 현실에서의 마지막 그림들의 충격과 낯설음 그리고 이제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아름다운 서울의 꿈의 풍경, 긴 시간의 여정 속에서 인간과 시간이 만들어낸 마지막 풍경화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다.

 

 

프로필

 1968  정읍출생

2008  현재 서울, 부산. 에서 작업중

2003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예술사 조형예술과, 매체전공, 졸업

2008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전문사 조형예술과 매체전공 졸업


수상 

2007  서울문화재단  (New Artist Trend) 젊은 예술가지원 공모. 개인전. 서울의 침묵

2006  한국문화예술 위원회 (시각예술 창작활성화 지원사업) 공모. 개인전. 서울의 빛

2005  가나아트갤러리 신진작가공모전 대상 수상


개인전

2008  “서울, 침묵의 풍경“ 청계 창작 스튜디오 갤러리.

2008  "The Gleams and Glimmers of Seoul", 175 갤러리.

2006  “서울을 보다” 가나아트 수상전, 인사아트센타.

2004  “길에서 본 풍경” “A Landscape seen from the Road”. 일주아트하우스.


단체전.

2008  Dual Light  한국독일 사진작가 2인전, UNC 갤러리

2008  동강 사진축제, 기획전  “장소와 장소상실”, 동강 영월 사진 박물관.

2008  “A Look on the World” 빰쁠로나 전, 스페인.

2008  “Art in Busan” 돌아와요 부산항에, 부산 시립 미술관.

2008  “한국 현대 미술 작가전”,  주영 한국 문화원, 영국 런던.

2008  한강르네상스, 서울전, 배를 타고 한강을 가다. 서울 시립미술관,

2008  “Megacity Network”, (DAZ) 건축 박물관, 베를린.

       2007 프랑크푸르트 (DAM) 건축 박물관, 독일

2007  City-net Asia 2007- SEOUL 아시아 현대미술제, 서울 시립미술관.

2007  2007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특별전시, 코엑스 서울.

2007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발 2007, 토탈미술관, 서울

2007  비디오아트 비엔날래,  Bonn 쿤스트뮤지엄, 독일

2007  비디오 인 서울, 미로 스페이스, 서울

2006  시각 예술의 도시 인식론. 175갤러리, 서울

2005  “Pingyao 국제아트페스티벌”, 포토&DV아트 전, 핑야오, 중국

2005  Magazine Vol.2.  175 갤러리. 서울

2005  안산 미디어아트예술제.  단원미술관.

2004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스페셜, 서울 코엑스아트홀.

2004  다큐멘터리 페스티발, 사루비아 다방.

2004  서울 프린지 페스티발, 아시아독립영화제. 떼아뜨르 추.

2004  “ESP”전. 175 갤러리. 서울.

2004  “Move on Asia”아시아 순회전, SBS 목동 아트리움 서울.

       2005 remo 갤러리, 오사카 일본

2004  2004년 서울 시립미술관 신 소장품 전, 서울시립미술관.

2003  비디오 다큐멘트. 일주 아트하우스.

2003  청계천 프로젝트, 물위를 걷는 사람들, 서울시립미술관.

2002  “Remediating TV”. 일주아트하우스

2002  영상매체 페스티발.  아트큐브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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