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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 디지로그_alic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2. 8. 01:19

터치,터치,터치.. 사방이 터치붐입니다. 특히나 휴대폰을 중심으로 풀-터치를 지원하는 기종들이 그야말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요. 흥미로운건 쿼티 자판 기반의 핸드폰들이 주목을 받자마자 바로 풀-터치 기반의 라인으로 유행의 흐름이 넘어 갔다는 것이겠지요. 물론 서구권의 경우 블랙베리 스타일의 쿼티 기반 디바이스가 아직도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나 업무용으로 핸드폰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가히 폭발적인 인기라고 하지요(여담이지만 힐러리나 오바마의 경우에도 대표적인 블랙배리 매니아라고 하네요) 탁월한 입력속도와 키감은 뭔가 밋밋한(?) 터치 기반의 디바이스 키감은 절대로 쫓아오지 못할듯 싶네요. 팬으로 입력하는 방식 또한 한계가 있는 듯 하고 말이지요.


<사진출처 : 뉴욕타임즈 인터넷>

그런데 오늘 꺼낼 이야기는 바로 터치의 아날로그 따라잡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직접적인 버튼 누름으로 명령을 지시하는 쿼티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다양한 방식으로 터치 방식들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건, 그 방식이 과거 아날로그 방식의 차용, 혹은 발전적 계승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봅시다. 최근에 터치를 넘어선 플로우 방식의 메뉴 넘김이라는걸 강조했던 핸드폰 광고가 있었습니다 바로htc 의 핸드폰 광고였는데요. 사실 윈도우 모바일 계열의 PDA폰을 많이 써보았던 유저들에겐 그다지 새로운 방식은 아니었죠. 하지만 마치 책장을 넘기듯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페이지 전환 방식은 라이트 유저들에게 꽤나 신선한 느낌이었을것 같습니다. 


여기서 중요한점은 이러한 스타일의 디자인은 기기의 빠른 반응속도, 즉 성능위주의 설계라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ui디자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쉽게 말해 소위 손맛(?) 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설계라는 것이지요. 비슷한 예로 아이폰의 인타페이스 디자인을 들 수 있겠습니다. 페이지를 빨리 넘기면 빠르게 넘어가고, 천천히 넘기면 그속도에 적절히 반응하는 넘김으로 보여줍니다. 미세하지만 페이지끝으로 가면 작은 반발력에 의한 튕겨짐(?)까지 보여주며 기기를 이용하는 즐거움을 배가 시켜주곤하지요. 이렇듯 과거의 투박하고 스피드, 능률위주의 인터페이스 디자인들이 뭔가 인간 냄새가 나는 아날로그성을 적절하 차용해 간다는건 분명 흥미로운 일입니다. 과거의 소위(?) 디지로그 트렌드가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재현하는데 집중되어 졌다면 최근의 이러한 흐름은 인간의 감성적 접근성에 중점을 둔 발전/계승형의 디지로그라 볼수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엄청난 속도로 그 규모를 키워가고 있는 애플의 어플리케이션 스토어의 등록 소프트웨어만 보더라도 그러한 특징들을 읽을 수 있는 데요. 미국 내 고전 9권을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수있는 이북 classics 의 경우, 책을 고르는 인터페이스가 서제형태로 되어있음은 물론, 내용을 담고있는 배경색은 흡사 종이와같은 미색의 질감으로 보여줍니다. 가장 재미있는 점은, 페이지를 넘길때 진짜 책을 넘기는 듯한 애니메이션 효과와 효과음을 줌으로 마치 사용자가 오래된 고서를 읽는듯한 따스함을 가져다줍니다. 


게임과 유틸리티 프로그램의 중간형태라고 할 수 있는 koi pond는 사용자가 가상의 연못을 꾸미고 그안에 물고기를 감상하는게 전부인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화면을 터치할때마다 손가락을 따라 움직이는 물결들의 세심한 표현과, 손가락을 피해 달아나는 물고기들, 그리고 화면을 흔들면 수면위로 떨어지는 물고기밥까지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간단한 메모/낙서 프로그램인 sketches의 경우, 메모를 작성하거나 색을 칠하는 행위등은 기존의 메모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필기감의 경우 윈도우 모바일 계열의 patpad나 최근 화제가 되었던 디바이스인 민트패드가 훨씬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물론 아이폰의 입력 방식의 한계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제가 이 어플을 스토어에서 구입한건 바로 이와 같은 인터패이스 때문인데요. 마치 책상위의 코르크판에 메모지를 압정으로 고정해 놓는듯한 데이터 저장방식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patpad역시 메모 내용이 보이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sort 하지만 sketches와 같은 감성적인 아이디어는 부족하지요.



앞부분에사 말했듯, 이와같은 감성적 디지로그 요소는 실제 정보 처리나 업무 속도 향상등에는 도움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친숙하고 감성적인 요소들이 결국 사람들을 더욱 인터페이스에 애착을 가지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걸 발견할 수 았는데요. 이러한 감성적 자극들이 결국엔 더 큰 능률을 올리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막연한 낭만주의적 상상만은 아닐꺼라 생각해봅니다. 물론 최근의 흐름을 볼때 이러한 스타일의 인터페이스들이 앞으로 더욱 더 각광을 받게 될것이라 예상되는 데요. 앞으로도 많은 개발자들이나 기업들이 아이폰의 성공이 단순히 멋지고 스타일러쉬한 디자인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전형적인(!)내용의 원고도 쓰기 싫어 일주일 동안 질질끌다가 애플스토어에서 방금 새로 구입한 가로쓰기 지원 프로그램(rainbow note) 덕분에 즐겁게 작성하고 (침대위에 누워서!) 있기 때문이죠^^ 터치 워드 시스템의 새 패러다임인 가로쓰기, 쿼티자판만큼 편한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