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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디어 백과사전 한조각: <디지털 미디어의 /최신/ 지식>_book review

aliceon 2009. 1. 5. 02:26


디지털 미디어의 최신 지식, 스티브 존스, 이재헌 역, 커뮤니케이션 북스, 2006

미디어, 특히 뉴미디어라고 불리우는 굉장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반의 분야에서는 쓰이는 용어들의 개념이나 정보들이 하이퍼 텍스트적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구조의 특성상 다양한 하위 정보들과 각 분야들을 신속하게 넘나들 수 있는 참조 구조는 정보의 풍부함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원전의 불확실함, 그리고 많은 정보로 말미암은 혼란을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제 자신도 사용되는 여러가지 개념이나 용어들을 알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뿌리나 확실하게 정리된 정보는 내놓을 수 없고, 또한 그러한 내용을 찾으라 해도 막상 손에 잡히지 않는 단서로 멈칫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티브 존스Steve Johns를 주축으로 일련의 관련 학자와 전문가들이 그러한 묶음 및 정리 작업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물이 2003년 출간된 <Encyclopedia of New Media: An Essential Reference to Comminication and Technology. Thousand Oaks: Sage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디지털 미디어에 관련된 수많은 요소들, 관념과 사물, 인물, 장소, 법제 등 총 275개의 항목으로 분류된 정보들이 총 500여 페이지에 걸쳐 기술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커뮤니케이션 북스가 <뉴미디어 백과사전>이라는 이름으로 2006년 번역서를 만들었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책 한권을 통번역한 것 이외에 각각의 파트들을 묶어 각각 4개의 별개의 책으로 분리하여 재발간했다는 점입니다.


<뉴미디어 백과사전> 275개 항목
<디지털 미디어의 /최신/ 지식> 뉴미디어 용어 100개
<디지털 시대의 문화와 예술과 법률의 /최신/ 지식> 119개 지식
<디지털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해킹의 /최신/ 지식> 90개 지식
<우리 시대의 디지털 거인들> 사이버 시대의 주요 인물 61인

출판사와 번역서에서도 강조하고 있지만, 다루는 매체의 특성상 기술 용어 사전의 성격이 강하지만 공학적 관점에서 기술된 용어 설명이 아닌 인문학적, 그리고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시작되는 뉴미디어에 대한 이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사전적 정의만 기술한 것이 아닌 탄생과 전개, 사용, 그리고 사회 안에서의 그 위치와 의미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포괄적인 이해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한 면 만의 피상적 이해가 아닌, 종합적인 위상 습득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혀 주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의 변화 속도에 의한 꾸준한 추가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전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이들 중 이번에 소개할 <디지털 미디어의 /최신/ 지식>은 <뉴미디어 백과 사전> 중 뉴미디어를 사용하면서 일반적으로, 그리고 빈번하게 사용되는 뉴미디어 관련 용어들을 따로 추출하여 총 100개 용어로 묶어놓은 편집본입니다. 굳이 /최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에 대해서는 의아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뉴미디어가 움직이고 발전하는 시스템의 기반에 위치한 개념들에 대한 확실한 기반 다지기와 선형적 연결을 진행하고 있어 '출판본'이라는 매체로서 존재하는 당위성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에 관련된 여러 개념들이나 단어들은 디지털이라는 매체 스스로가 가진 엄청난 변화속도 때문에 정의짓기가 상당히 버겁습니다. 분명 이해하고 있는 개념 혹은 지식임에도 글 속에서 함부로 단정짓기가 조심스럽죠. 또한 그 개념이나 단어가 가진 기원이나 변화상, 맥락을 추적하는데 Wikipedia 등의 하이퍼 텍스트 기반 미디어를 사용하면서도 하이퍼 텍스트 구조 스스로가 가진 다양성이나 수많은 하위 정보들이 오히려 혼란과 분절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스티브 존스가 주도한 이 결과물은 비록 완벽한 정답은 아닐지언정, 견고한 기둥이자 신뢰성 높은 참고문헌으로서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ps. 분리된 책 4권 가격의 합은 원전 번역판 1권의 가격보다 쌉니다; (흐음...)
한번쯤 통합본을 제대로 확인해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