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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reus - 피상적 음악?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2. 12. 03:40
앨범 커버 이미지입니다 :-)

날씨 좋을 때 목적 없이 나가고 싶은 것처럼, 어떤 감수성을 찾아 웹을 서핑할 수도 있겠죠. 마지막으로 찾았던 위치가 막다른 길이 아니라면, 끝없이 새로운 무언가를 만날 수 있을테니까요.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이미 감성은 존재하고, 자신이 움직인 경로는 흐름을 보여주고 단서를 제공해주기만 할뿐, 사건을 일으키지는 않겠죠. 우연에 의존하는 산책자의 태도입니다. 특별한 걸 만나면 언제든 발걸음을 멈출 수 있도록… 정보나 감성이 재미있는 형태로 모여있는 걸 만나게 된다면 말이죠. 
 
이 사람은 vimeo에서 우연히 보게된 걸로 기억하는데, 음악과 영상이 전형적이라 오히려 인상적이었어요. 일렉 + 재즈 / 신스팝 = 정도로 단촐하게 볼 수 있겠습니다만, 요즘 음악을 보면 그리 특별할 게 없는 모양이거든요. 고전적 소재들과 추상효과가 교차된 영상도 그렇고요. 딱히 눈에 띄는 주제도 없어 보였는데, 그렇다고 몰개성적인 혼합, 예쁘다는 것만 모아놓은 얼굴처럼 보이지는 않았죠.

Briareus라는 이름은 제우스에게 쫒겨났던 고대신들 중 하나쯤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손이 100개에 머리가 50개인 거인이라네요. 구글링한 이미지들도 마찬가지. 전 이 사람의 다양성을 풍성하게 느낀 것도 아니고, 다면성에 부담을 느낀 것도 아닐 거에요. 다중인격이 아니라, 다중신체로 여겨지거든요. 만약 그 수많은 신체들에 공통적인 인격이란 게 있다면 자신에게 존재하는 모든 성격들, 혹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성향에 대한 수집욕정도?

그리고 자신이 만든 곡들마다 비디오도 함께 붙인 것으로 보이는 200개에 가까운 클립들, 또 자신의 앨범을 이곳에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해놓은 배려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