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639

장르를 횡단하는 우연한 만남, ‘조우 encounter'_aliceview

2013년 12월, 아트센터 나비에서는 변사 최영준을 초청하여 무성영화 변사극 ‘아리랑’을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다. 이어서 래퍼이자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를 진행하는 UMC/UW의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2014년 1월), 비쥬얼 아티스트 Vakki의 '비디오 댄스 프로젝트'(2월), 구자범의 '언어와 음악'(3월), 프리재즈 듀오 미연&박재천의 '조상이 남긴 꿈'(4월),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날개 안상수의 '세종과 쿠텐베르크 사이'(5월), 영상감독 닐스 크라우스의 '골, 골목, 도시들'(6월), 장고주자 민영치와 이석종의 '장고; 이중주'(7월), 기타리스트 김광석의 ‘시’(8월)가 공연과 함께하는 강연, 토크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매달 진행된 이 프로그램들의 내용과 초청 인사를 살펴보면,..

review/Aliceview 2014.09.24

확장된 이방인의 공간 : Shirin Neshat _exhibition review

여인들은 북을 치고 있다. 마디네는 하늘을 바라보며 노래한다. 그녀는 춤을 추면서 손을 흔든다. 남자들을 눈부신 그녀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대지도 전율한다. 그러나 여인들은 계속해서 북을 울리며, 춤추고 노래한다. 대지가 달을 감싸안을 때까지 갑자기 한 줄기 빛과 함께, 하늘을 밝아온다 - 모니로 라바니푸르(Moniro Ravanipour), 에서 발췌 쉬린 네샤트는 대표적인 포스트 식민주의(post-colonial) 작가이다. 그녀가 이러한 수식으로 설명되는 이유는 포스트 식민주의가 지닌 두 가지 의미[후기, 탈] 중, 보다 넓은 의미론적 범주를 지닌 후기 식민주의의 의미를 작가 스스로의 상황으로 또한 작품을 통해 시사하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17세였던 1975년에 자..

Anechoic Room에서의 온전한 채움 : 무잔향 _exhibition review

지난 5월 23일 부터 2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무잔향‘이라는 주제로 공연이 열렸다. 다원 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린 공연에는 7개국 24명의 작가의 실험 영상 및 실험 음악이 공연되었다. ‘무잔향‘이라는 이름은 작곡가 존 케이지가 1957년 전미 음악 교사 협회에서 발표한 ‘실험 음악‘이라는 제목의 글의 다음 구절에서 유래한다. "텅 빈 공간이나 텅 빈 시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무언가를 보게 되고 무언가를 듣게 된다. 원한다면 침묵 상태를 만들어 보라. 실제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공학적으로는 가능한 한 최대한 조용한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방을 무잔향실[혹은 무향실](anechoic room)이라고 부르며 그 방의 여섯 면의 벽은 특수한 물질로 만들어서 이..

FORM + CODE / 코드에서 만들어지는 예술 _book review

소프트웨어는 현대사회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지식정보사회를 돌아가게 만드는 근간에는 소프트웨어가 있으며 이를 통해 시스템이 자동화되고 유지되어간다. 심지어 여러분이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인터넷 브라우져도 하나의 소프트웨어이며 그 브라우져를 구동시키는 운영체제도 하나의 소프트웨어이다. 그 소프트웨어는 프로그래밍언어(코드)로 코딩되어있다. 컴퓨터와 인간을 매개해주는 코드로 우리는 프로그램을 만든다. 사회적으로 이런 발달과정이 있어왔는데 과연 예술은 어떠했을까? 컴퓨터의 태동과 발달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컴퓨터라는 매체 혹은 그 근간인 코드라는 매개체는 매체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을까? 는 바로 이런 부분을 다룬 책이다. 한 문장으로 이 책을 설명하자면 "컴퓨터, 코드의 발전사를 따라서 살펴보는 컴..

학습을 위한 온라인 미술관 : 모마러닝_app review

국내외 전시공간에서의 디지털 미디어 활용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 예로 박물관 온라인 사이트의 경우, 과거에는 주로 웹사이트 방문객에게 박물관과 관련된 소식을 일방향적으로 전달하는 식이었다면, 오늘날에는 관람자가 해당기관에서 제작된 보다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관람자와 박물관 간 활발한 의사소통의 장으로써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나아가 실제 전시를 디지털 환경에서 재현하여 관람자가 또하나의 디지털 전시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된 웹사이트가 제작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온라인 사이트는 데스크탑 컴퓨터 외 각종 모바일 기기와 연동되어 사용자는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사이트의 제작 목적, 내용 범위, 사용자 인터랙션의 범위, 디..

review/Application 2014.08.25

누구라도 손쉽게 영상 편집을 ! : X Video Editor _app reveiw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발전과 더불어 사용자 또한 새로운 매체를 통해 능동적으로 컨텐츠를 창작하며 개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과거에는 영상 창작물의 경우, 캠코더와 비디오 기능이 추가된 뛰어난 성능의 카메라를 사용하여 촬영이 주된 기능으로 결과물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전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영상편집, 시각효과 및 사운드 에디팅을 통해 영상물을 만드는 작업은 전문적으로 분리되어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작업으로 여겨져 왔었다. 그러나 오늘날 영상관련 소프트웨어들(e.g. Windows Movie Maker) 역시 진화를 거듭하며 보다 쉽고 빠르게 누구나 컨텐츠를 창조해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일반 사람들까지 쉽게 영상 제작 , 편집이 가능하며 디지털 비디오 카메라를 사용하여 촬영한 사진, 동영상을 개..

review/Application 2014.07.22

수습 에디터의 끝장토론, <소음인가요>展 _aliceview

6월 13일부터 6월 2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은 라는 전시제목으로 사운드아트 전을 열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사운드 아티스트 19팀의 작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사운드아트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저조한 국내 예술계에서 꽤 이례적인 전시로, 앨리스온에서도 이번 전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금부터 소개할 이야기는 앨리스온 수습 에디터들이 를 관람하면서 나눈 이야기다. 가볍게 던진 관람 후기가 치열한 토론으로 치닫게 되기까지를 살펴보는 게 관전 포인트이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두 명의 수습 에디터가 전시를 관람하면서 나눈 의견은 비단 이들만의 견해가 아닐 것이다. 그럼 두 사람이 이번 사운드아트 전시를 어떻게 관람했는지 한 번 들어보자. #1. 내 입맛대로 듣기? VS 어시장 생선가게? 태환: (전시를 보고..

review/Aliceview 2014.07.22

관객에 대한 물음_LIG 공연 <아이의 아이>_aliceview

관객에 대한 물음 _ 앨리스온 독자와 함께 본 LIG 공연 Waehrend die Kriterien der Choreographie, wie etwa Vorbereitung, memoriale Festlegung, Geschlossenheit und Wiederholbarkeit sind, stellen Unwiederholbarkeit, Offenheit, Spiel und Spontaneitaet die wichtigsten Merkmale der Improvisation dar.In a set choreography we know what we are doing, and what is actually interesting in an improvised performance, is to not kno..

review/Aliceview 2014.07.22

Move on Asia, 10년의 행보에 주목해 보다 _aliceview

세계화와 함께 전 지구적 네트워크가 형성되면서 우리는 '국제교류'라는 키워드를 화두에 올리곤 했다. 그러나 그와 함께 선진국 주도의 불균형한 관계 역시 구축되었고, 이에 대한 역기능을 경험하고 있다. 노암 촘스키(Avram Noam Chomsky)는 현실 비판과 사회 참여에 앞장서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질서의 야만성에 대해 문제 삼은 바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문화예술분야의 불균형한 세계화 지양과 수평적 세계화의 추구는 거대자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각 국의 문화주체들이 다양성을 보장받기 위함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이 측면에서 Move on Asia는 매우 민주적인 기획 시스템을 추구하며 독립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기획의 주제에 따라 유기적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편에 속할 것이다. Mov..

review/Aliceview 2014.06.23

기억의 주체는 누구인가 : Mioon / 기억극장 _exhibition review

기억의 주체는 누구인가? _매체에 의해 전복된 주체의 기억 Mioon / 기억극장 : 과 을 중심으로 기억에 앞서. 우리가 무언가를 기억하려 할 때, 과연 떠올려진 기억-이미지는 주체로부터 파생된 것일까, 아님 기억이 주체를 선택하여 실체화된 것일까? 독일의 생리학자 해링 Hering에 따르면, 우리는 ‘기억의 안경을 통해서’ 그 대상을 본다. 따라서 이미 아는 대상을 다시 보거나 ‘다시 본다고 믿을’ 때마다 그것이 되살아난다고 말한다. 우리의 기억은 불완전한 동시에 불규칙적으로 소환된다. 이는 ‘기억’이란 프로세스가 인식 과정에 후행하기 때문이며, 선행되는 인식의 과정에서 이미 임의성과 자의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기억은 완전한 형태로 소환될 수 없으며, 그 과정 또한 규칙..